일년에 딱 한 달만 들어갈 수 있는 비밀스런 가을명소가 있습니다. 강원도 홍천의 은행나무숲인데요. 1년 중 오직 10월에만 닫혀있던 빗장을 열어줍니다. 이곳은 아직 모르는 사람도 많이 있을텐데, 최근엔 입소문을 타고 제법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홍천 은행나무숲에는 2천여 그루의 은행나무가 넓은 정원에서 자라고 있는데, 국내 최대규모의 은행나무 숲이에요. 특별한 가을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어떤 곳인지 내려가 볼까요~
예전에는 주차장도 따로 없고 국도변에 차를 세워두고 갔었는데, 지금은 큼직한 주차장도 따로 마련되어 있어 주차하기 그리 어렵진 않더라고요. 차를 세우고 작은 다리를 지나 가을가을한 길을 따라 100미터 정도 걸어 들어가면 은행나무 숲이 있습니다.
홍천 은행나무숲은 관광지도 아니고, 국가나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공원도 아닙니다. 온전히 개인이 심어 가꾼 사유지인데요. 몸이 아픈 아내의 쾌유를 빌며 남편이 30년에 걸쳐 2천여 그루의 은행나무를 심어 지금의 숲이 되었습니다. 평상시엔 빗장으로 굳게 잠겨 있어 들어올 수가 없고, 가을인 10월에만 잠시 빗장을 풀어줍니다.
30년이란 세월을 흘러 묘목들이 이제 한아름 큰 나무가 되었습니다. 아내를 위한 사랑을 담아 그런지 국내에서 열리는 그 어떤 은행나무 축제보다 더 아름다운 노란 빛이 아닐까요?
이곳에 첫 발을 디디는 순간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한국에도 있다는 게 참 고맙더라고요. 게다가 입장료도 없고, 주차료도 무료니 참 기특한 여행집니다. 아마도 누굴 데려 가든 칭찬 톡톡히 받을 겁니다.
이곳에서는 남여노소 누구나 어린 아이가 되어 한껏 즐거운 표정들을 짓고 있어요. 저도 와이프도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모두 이빨을 드러내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바람이 불면 노란 은행잎이 후드득 떨어지는데 정말 사랑스러운 정원입니다. 혹시 은행열매 냄새가 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이 계신다면, 걱정 내려 놓으세요. 이곳엔 모두 수컷 은행나무들이라서 열매가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은행나무 숲 끝으로는 작은 계곡이 흐르는데, 물도 맑고 가을 단풍이 우거져서 이곳 또한 한폭의 그림입니다. 이래저래 다 아름다운 곳이네요.
정말 멋집니다. 한쪽엔 소나무 허리에 작은 집을 지어 놨어요! 정원 주인장이 가끔 저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곳인가 봐요.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듬뿍 느껴집니다.
이곳은 은행나무가 많이 있다는 건 이미 알고 왔지만, 상상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가을 단풍 구경하러 설악산 가시는 길에 홍천 잠시 들러 꼭 구경해 보세요. 일년에 10월인 딱 지금에만 들어가 볼 수 있는 비밀의 정원이랍니다.
홍천, 속초여행기 2편 계속...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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