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만 광화문 촛불집회와 미국식 피자집 '폴리스 피자' | 광화문맛집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지난 주 5차 광화문 촛불집회에 저도 참석했습니다. 몇일 전 거제도에 사시는 누님도 조카와 함께 버스 타고 올라왔다 가셨다는데, 수도권 사는 제가 참여 안할 수가 있나요! 아무튼 사람이 너무 많이 몰릴 걸 대비해 오후 2시쯤에 도착했는데, 인파 속에 묻혀 버리면 새벽까지 밥을 못 먹을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엄습! 광화문 교보빌딩 뒤에 있는 D타워에 있는 폴리스 피자로 갔습니다. 원래 이름은 '폴리스 브릭 오븐 피제리아'입니다.


하루에 버스도 몇 번 안다니는 시골에 살다 서울에 오니 어리둥절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심지어 우리집에선 피자나 치킨 같은 건 배달도 안오는 시골 중의 시골! 번쩍거리는 디타워 2층에 올라오니 폴리스 피자가 똿~







예쁜 조명을 켜놔서 분위기는 참 좋습니다. 이제 곧 시위하다 배고파진 사람들로 북적대겠네요.







메뉴판을 봅시다. 뭐를 먹을까~ 전 시그니처 피자 중에서 척스 비피 페페로니(Chuck's Beefy Pepperoni)와 고르곤졸라(White Pie) 피자를 반반씩 섞은 걸로 13인치짜리 하나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24,000원이네요.







콜라를 마시며 잠시 있으니 피자가 나옵니다. 근데 13인치 피자가 이렇게 컸나요? 견적을 딱 보니 와이프 3조각에 제가 5조각 먹게 생겼네요. 음식 선택권은 와이프에게 있는데, 맨날 남은 음식은 제가 다 먹어 치우니 저만 살찝니다.







방금 구워 따끈따끈 윤기 좔좔한 피자, 정말 먹음직스럽네요! 바깥에 시위하러 몰려온 사람들 추운 곳에 놔두고 혼자 먹으려니 좀 미안스럽긴 하네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시위도 다 먹고 살려고 하는 건데. 고르곤졸라 피자는 치즈를 잘 배합한 것 같더라고요. 짠 맛도 적절히 잘 조절했고, 고르곤졸라, 리코타, 모짜렐라, 그리고 크림소스의 풍미도 잘 살렸네요.







이건 소고기 페페로니피자. 이건 조금 짭쪼롬한 맛인데 소고기 맛도 잘 살아 있습니다. 도우가 얇아 재료맛들이 잘 살아 있는 것 같네요. 그런데 제가 동그란 페페로니를 보고 '우육탕 큰사발' 컵라면 속에 들어 있는 거 아니냐고 하니 와이프가 어디서 절대 그런 말 하지 말라고 다그칩니다. 말도 못하냐? ㅎㅎㅎ






아무튼 디타워에서 촛불집회 전 배 먼저 든든하게 채우고 밖으로 나갑니다.







오후 3시 정도 밖에 안되었는데 벌써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그나마 아직은 걸을만 한데, 1시간 뒤엔 아무데도 갈 수도 없고, 사람들 가는 데로 떠밀려 다닐 정도로 사람으로 꽉꽉 들어 찹니다.







그리고 이번엔 청와대 200미터 앞에 있는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 행진을 할 수 있도록 해주더라고요. 효자동 주민센터 근처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여러 시위에 참가를 해 봤지만 이번 촛불집회는 정말 축제같은 분위깁니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혼란스런 시국이 오히려 더 민주주의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저 뿐만 아닐겁니다. 언론의 자유, 집회의 자유, 표현의 자유 같은 것들이 이제야 제대로 되어 갑니다. 그 전엔 정부나 대통령을 비판하거나 패러디하면 잡아가고, 해고하고, 고소하고, 협박하고, 뒷조사하고 그랬으니까요. 국정농단 사건 터지기 전에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시위를 했다면 벌써 잡혀갔을 겁니다.


깃발도 재미난 것들이 참 많은데요. 범야옹연대, 민주묘총, 전견련, 국경없는어항회, 장수풍뎅이연구회, 화실련(화분 안죽이기 실천시민연합회), 전국깡총연합, 얼룩말연구회, 독거총각 결혼 추진위원회, 대한민국 공주연합회, 먹부림연합 등등등 재치 넘치는 깃발들이 참 많았어요. 시위에 참가해서 오랜만에 참 많이 웃었습니다.







효자동 주민센터 주변 차벽에 꽃 스티커도 붙여 봅니다. 스티커가 포스트잇처럼 잘 떨어지는 재질이더라고요. 서로 배려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그리고 다시 광화문 앞 메인 무대로 돌아왔습니다. 이날 이곳에만 150만명이 넘는 사람이 몰려 도무지 어디로 움직일 수가 없었던 날이었어요. 그래도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청와대까지 들릴 정도로 힘껏 소리 지르고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왔습니다. 아주그냥 시원하네요.







언제나 그랬듯 언젠간 좋은 날이 다시 올 겁니다. 아참, 그리고 촛불집회 때 양초와 종이컵을 돈을 받고 파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거기서 구매해도 되지만, 광화문 바로 앞 큰 길가에 있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초와 스티커, 피켓 등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으니 참고하세요.


아무튼 광화문 근처에서 촛불집회 나왔는데 마땅한 밥 먹을 곳이 없고, 내가 이러려고 돈 벌었나... 자괴감이 들 때 한번 찾아보세요. 아주 특별한 피자는 아니더라도 블링블링 분위기 좋아 여자(남자)친구와 분위기 좋고 느긋하게 한끼 해결할 수 있는 곳입니다. ^^*




<디타워 폴리스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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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이 3개 있습니다.

      • 진심 저 피자 진짜 먹고 싶다. 와 내가 좋아하는거만 어쩜 딱 들어갓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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