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일본식 사찰 동국사와 진포해양테마공원 | 군산여행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군산근대문화유산거리 세 번째. 오늘은 군산항에 있는 진포해양테마공원과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일본식 사찰 '동국사'로 갑니다. 군산의 근대문화유산거리는 제가 이 글 포함 세 번에 걸쳐 올린 것처럼, 모두 평지에 있고 한 동네에 대부분 모여 있어서 어렵지 않게 돌아볼 수 있습니다. 꼼꼼히 모두 돌아보는 데는 약 2시간 정도가 걸리고요. 길 위에서 겉만 구경하려면 30분이면 충분한 곳입니다. 제가 보여드린 곳 외에도 군산 3.1운동기념관, 채만식문학관, 이영춘가옥, 임피역사 등 돌아볼 곳들이 많은데, 이곳들은 조금 떨어져 있는 곳이라 이번 여행에선 제외했습니다.


여기가 일제강점기 배에 곡식을 잔뜩 싣고 일본으로 출발하던 군산항입니다. 이 항구는 썰물에는 갯벌이 나타나는 곳인데, 언제나 화물을 실을 수 있도록 일본인들은 '부잔교(뜬다리)'를 설치합니다. 앞에 보이는 저게 지금도 남아 있는 뜬다리에요.







썰물에는 다리가 바닥으로 내려 오고, 밀물 때는 물 위로 뜨는 그런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이런 시설이 우리나라를 발전시켰다고 미화하는 사람이 있는데, 대한민국 국민들의 능력을 전혀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잡아가고 죽이고 때리지만 않았어도, 우리 국민들이 다 알아서 이런거 만들고 살았을 겁니다.








아무튼 군산항 앞으로는 진포해양공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고려시대 진포대첩의 현장이었던 곳에 지금은 육.해.공군의 퇴역장비를 전시하고, 군함도 직접 올라가 구경할 수 있습니다.








동글동글하게 생긴 수송기 안에도 들어갈 수 있네요. 여기서 실제로 얼마나 많은 병력들이 낙하산 매달고 뛰어 내렸을까요? 어지러운 기계 부품들이 당시의 상황을 말해주는 것 같네요.







위봉함이란 군함도 위풍당당하게 서 있네요. 이 군함은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군함인데, 베트남전쟁 때도 상륙작전 등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위봉함 내부를 구경하려면 입장권이 필요한데 입장료가 500원입니다. 그런데 군산근대역사문화거리의 여러 곳을 돌아 보시려면 3천원짜리 통합권을 구매하시는 게 저렴하고 좋습니다.







군함 내부는 생각보다 길고 크더라고요. 안에는 우리나라 해전에 관한 역사와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고,








실제 군함 이곳저곳을 모두 둘러볼 수 있어요. 병사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샤워실, 식당 등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길이기 제법 길어서 끝까지 갔다 다시 돌아 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립니다.







그리고 이곳은 동국사.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남아 있는 일본식 사찰입니다. 일주문이 별도로 없고 양쪽으로 돌기둥이 하나씩 서있는데, 우측 기둥에 '차문불문(此門不門)'이란 글자가 눈에 띕니다. '이 문은 문이 아니다'라는 뜻으로 보이는데, 반대로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문이다'라는 뜻입니다.







동국사는 대한제국이 공식적으로 일제에 강제 병합되기 1년 전인 1909년에 일본의 승려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대웅전은 일본 애도시대 건축양식인데 외관이 화려하지 않고 소박한 느낌을 주네요. 지붕 물매를 급격하게 준 것이 독특합니다.








처마의 모습도 우리와는 많이 다르고, 보통 사찰에는 계단 장식을 잘 하지 않거나 용으로 많이 하는데, 이건 두꺼비인가요? 신선하네요.







대웅전 법당 내부 모습도 전형적인 일본식 모습입니다. 불상(소조석가여래삼존상)은 진흙을 빗어 만들었는데, 현재 보물 제1718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요사체는 대웅전과 이렇게 복도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한국의 사찰은 법당과 요사를 완전히 분리하는데, 주거공간과 법당을 구분하지 않는 게 독특하네요. 목재는 모두 일본에서 가져온 삼나무인데, 대들보는 백두산에서 벌채한 금강송이라고 하네요.







사찰 경내가 그리 크지 않아 금새 다 둘러볼 수 있어 좋네요. 앞뜰 한쪽에는 소녀상과 종각이 있습니다.







위안부로 끌려간 소녀들을 기리는 군산평화의소녀상. 작은 연못은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며 77장의 타일로 만들었고, 연못은 대한해협과 거울을 뜻한다고 하네요.







종각도 신기하게 생겼네요. 국내 유일의 일본 전통양식의 종각인데, 1919년 교토에서 물 건너온 범종이 걸려 있습니다. 시계가 귀했던 일제강점기에 시민들에게 시간을 알려주는 역할을 했다고...








사찰을 감싸고 있는 키 높은 대나무숲도 참 인상적입니다. 전부 맹종죽 계열의 일본산 대나무로 죽순용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대나무와는 확연히 모습이 다르네요.







지난 몇 일간 돌아본 군산근대문화유산거리 어떠셨나요? 연인끼리 데이트하기 좋은 영화 속 장소도 있고, 아이들에게 역사 이야기 들려줄 곳도 많고, 탁 트인 군산항 앞바다의 모습도 아름답습니다. 군산여행에서 꼭 들러보세요.


이제 다음 시간에는 전북 부안 채석강과 적벽강 구경하러 갈게요~ ^^*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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