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엔 일몰명소가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사진 작가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은 아마도 경기도 화성과 안산 경계에 있는 탄도항이 아닐까 싶어요. 연중 안개가 잘 끼지 않고 바람은 많이 불지만 맑은 날이 더 많은 곳입니다. 낮에 화성 궁평항에서 새우깡으로 갈매기 쇼를 한바탕 구경하고, 밤이 되어 일몰이 갑자기 보고 싶단 생각에 이곳을 찾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사진에 재주가 없고, 카메라 렌즈 또한 최대 줌이 70mm 밖에 안되는 표준줌렌즈인데다, 삼각대도 가져오질 않아 일몰 촬영에 적합하진 않지만, 그래도 이 날 제가 느꼈던 감동을 꼭 보여드리고 싶네요.
탄도에서 바라보니 멀리 누에섬이 보입니다. 여긴 밀물에는 섬까지 가는 길이 바다에 잠기고, 설물에는 섬으로 들어가는 1km 가량의 포장도로가 나타납니다. 도로 옆으론 풍력발전기 3대가 나란히 서있고, 섬에 있는 등대전망대가 유명하죠. 제가 찾은 날은 밀물이 들어오고 있어 누에섬까진 들어가보진 못했네요.
해가 지려면 30분 정도는 더 기다려야겠습니다.
방파제를 계단식으로 만들어 놔서 일몰 감상하며 앉아 쉬기에 참 좋게 구조물이 되어있더라고요. 썰물에는 요 앞 바다의 갯벌이 전부 들어납니다.
UV렌즈에 반사된 플레어 현상도 그냥 무시하고 야경 감상에만 몰입합니다. 사진을 잘 찍으려면 렌즈도 상황에 따라 바꾸어 끼고, 필터도 사용하는 등 많은 귀찮은 일을 해야하죠. 개인적으로 카메라 렌즈는 바디에 한번 끼우면 빼지않는 '바디 캡' 정도로 쓰기 때문에 좋은 사진 건지기는 애초에 글렀을 겁니다. ㅎㅎㅎ
이제 물이 들어와서 바닷 길이 사라졌네요.
근데... 바람이 불어 너무 추운데.... 얇은 점퍼 하나 입고 갔는데.... 해는 언제 지는 거니?
갈매기들도 이제 자러 들어가나 봅니다. 탄도항에서 바라본 누에섬과 풍력발전기 모습이 꽤나 인상적입니다.
오늘은 구름 한 점 없고, 해무도 없어 혹시 오메가를 볼 수 있으려나?
사진에 같은 취미가 있는 커플은 참 행복하겠어요. 함께 같은 곳을 구경하고 좋아하는 게 같으니 함께할 수 있고요.
이제 슬슬 해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하늘 색도 총천연색으로 정말 다양하게 바뀝니다. 눈으로 본 색을 카메라로 온전히 담지 못해 안타깝네요.
줌렌즈가 없어 이정도 밖에 안되는데, 이정도면 오메가 생긴거죠? 일몰, 일출 운빨은 지지리도 없더니만, 오늘 어쩐 일로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을 주셨을까... 감사하네요.
매일 뜨고 지는 해인데, 볼 때마다 가슴이 뭉클쿵클한 게 매력이 있습니다. 여행가서 일출은 너무 일러서 힘들고, 일몰은 시간이 애매해 또 못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제 웬만하면 여행 가면 일몰 정도는 보고 와야겠습니다.
파란색부터 보라색, 자주색, 핑크색, 붉은 색까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말 다양한 색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수도권에선 멀지 않은 안산에 있으니 가끔 일몰이 보고 싶다면 탄도항으로 가보세요. 안개가 거의 끼지 않는 곳이라 대부분은 일몰을 볼 수 있을 거에요. 일몰과 일출 사진을 찍으면 눈을 감아도 빛이 뱅글뱅글 돌아 다니는 부작용이 있네요. ㅎㅎㅎ
<찾아가는길>
✔ 댓글이 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