쭝뚜옛(Trung Tuyet)에서 저녁을 먹고 닌빈의 뒷골목을 어슬렁 거립니다. 베트남 닌빈은 크기도 작고 자연이 아름다운 도시답게 번화한 곳이 거의 없습니다. 선선해진 밤에 뒷골목에서 베트남 사람들 방에서 오손도손 이야기하며 TV 보는 모습도 보고, 한가로운 밤을 즐기고 있는데, 환하게 불을 밝힌 가게가 하나 있어요. 투투커피(TU TU COFFEE). 1, 2층으로 되어 있는데 작지만 예쁘게 꾸며놓았네요. 내일 꼭 가보자 생각하고, 다음 날 아침에 찾아갔습니다. 패키지 여행이었다면 어딘가로 버스 타고 끌려 다니고 있을 텐데, 자유여행의 맛은 이런 거 아닐까요?
닌빈 역 근처, 나름 여행자 거리라고 불리는 이곳에 존재하는 유일한 카페. 제가 못 찾은 걸 수도 있지만, 암튼 전 이 동네 돌아다니며 만난 카페는 이곳 뿐이었습니다.
정확한 위치는 구글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제가 묵고 있는 퀸 호텔에서 가깝습니다.
아침에 커피 마시러 왔더니, 예쁜 아가씨 둘이서 절 신기하게 쳐다 봅니다. ㅎㅎㅎㅎ
애기들 참 예쁘죠? 같이 사진도 찍고, 찍은 사진을 같이 구경하며 한참 낄낄대고 놀았어요. 아이들이 카메라 액정에 보이는 자신들이 신기한가 봅니다. 한국에서 만난 아이들에겐 천 원짜리 한 장씩 주곤 하는데, 혹시나 얘네들 부모가 기분 나빠할까 봐 그러진 못하겠더라고요. 대신 옆 슈퍼에서 저도 하나 사 먹을 겸 과자 하나씩 쥐어 주었습니다.
카페 내부는 깔끔하게 꾸며 놓았네요. 내다 버린 문짝으로 테이블을 만들고 베트남 기차 하드시트(Hard Seat) 모양을 한 의자도 색다르네요.
베트남에서 여러 카페를 가봤는데, 프랜차이즈는 시원한 건 좋은데, 만족도는 에어컨 없는 이런 카페가 더 좋더라고요. 분위기도 좋고, 북적이지 않아서 더 좋습니다.
마룻 바닥 자리도 있네요. 한국에선 에어컨을 켜야 시원한데, 베트남에선 선풍기 한 대가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제 느낌으론 에어컨 보다 훨씬 시원한 것 같더라고요.
아쉽게도 에스프레소 머신이 없어 아메리카노는 없고 베트남 커피만 팔고 있네요. 아무튼 블랙커피(Black Coffee) 하나를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25,000동(1,250원)입니다. 그런데 메뉴판엔 Coffee with Sugar 라고 되어 있지만, 설탕 빼달라고 하면 빼주더라고요.
베트남 커피에 설탕을 빼면 엄청 쓰다는 걸 매번 느낍니다. ㅎㅎㅎㅎ 쓴 맛을 죽이려고 설탕을 무조건 넣어 파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전 쓴 것 보다 설탕이 더 싫어서 이게 더 좋습니다. 아침부터 정신도 번쩍들고, 또 계속 마시다 보면 이 쌉싸름한 베트남 커피가 점점 좋아집니다.
아침 첫 손님이라 아직 자리는 정리가 안되었네요. 2층 옥상에도 숲에 있는 것 같은 자리가 여러 개 있습니다.
카페 한쪽에 있는 살림방. 주인장이 저기서 생활하나 보네요. 베트남 사람들은 딱딱한 바닥에서 생활하거나 잠은 꼭 저런 나무 테이블에서 자더라고요.
카페에 피어 있던 예쁜 연꽃. 투투커피는 커피가 에스프레소 베이스가 아니라 조금 아쉽긴 하지만, 잠시 쉬며 수다 떨 수 있는 작고 예쁜 카페였습니다. 닌빈여행에서 밤에 딱히 할 일도 없는데 커피 한잔하며 사진 정리하는 것도 좋겠네요. 내일은 동서양 건축양식이 다 들어 있는 '팟지엠 성당'으로 놀러 갈게요~
✔ 댓글이 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