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의도하지 않은 곳에서 보석을 발견할 확률이 더 높은 것 같습니다. 베트남 여행 중에서도 이런 경우를 참 많이 만났는데요. 오늘 가보실 간판 없는 식당 또한 대단히 만족스러웠던 식당이었습니다. 늦은 저녁을 미리 알아 놓은 근사한 곳으로 갈까... 그냥 호텔 근처에서 현지인들만 북적이는 식당을 찾아갈까... 고민하다, 지난 이틀간 지나다니며 보았던 항상 현지인들만 몰려있는 간판 없는 쌀국수 집을 도전해보기로 결정! 2층에 멀찌감치 '바란베오(Ba Lan Beo)'라고 적힌 간판이 있긴 한데, 저게 이 식당의 것인지는 정확하지 않아요. 아무튼 맛은 어떤지 내려가 볼까요~
지나가다 상인들로 보이는 현지인들이 많은 식당이어서 들어갔습니다. 제가 묵고 있는 알렉스호텔에서 걸어서 3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자세한 위치는 위 맵에서 확인하세요. 구글지도에 식당이 등록되어 있질 않아 바로 옆 베이카페(BAY CAFE)를 찍었습니다.
관광객이 북적이지 않아 참 좋네요. 그러나 메뉴판 따위는 존재하지 않고, 영어가 1도 안 통한다는 건 감수하셔야 합니다.
영어가 안 통한다고 주문까지 못 할 건 없잖아요? 몸으로 주문하면 됩니다. 아니면 다른 손님 먹고 있는 거 달라고 하면 되지요~ 참고로 손님들은 대부분 닭쌀국수 포가(Pho Ga)를 먹고 있더라고요. 그래도 저도 손까락으로 저걸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3만동(1,500원)입니다. 하롱베이 지역이 닌빈 등 다른 지역보다는 물가가 조금 비싼 편이긴 하네요.
잠시 후, 후딱 만들어 나온 포가. 향기만으로도 국물이 진하다는 단번에 걸 알 수 있는 맛있는 쌀국수가 나왔습니다. 그릇이 작아 보여도 내용물이 꽉 차있어서 양은 적당하더라고요.
각종 야채를 넣어 먹으면 영양도 풍부하고 맛도 더 좋아진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매우 맛있습니다. 국물이 닭 육수지만 한국의 백숙처럼 묵직하지 않고 맑고 고소하며, 깔끔하고 감칠맛이 좔좔 흐릅니다. 그리고 닭 살코기는 야들야들 부드럽고 잡내가 전혀 없어요.
여기에 쪽파와 고수를 올려주는데 고수의 양이 적어서 못 먹는 사람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거예요. 말 안 통하는 늙수그레한 주인장은 순박하고 친절합니다. 그리고 외국인이라고 바가지 씌우지도 않아요.
어찌나 맛나던지 국물 한방울도 남기기 싫은 곳이었어요. 가게는 허름해도 식기나 테이블, 바닥 등 위생상태도 아주 좋습니다.
아무튼, 이번 하롱시티(하롱베이) 여행에서는 대부분 현지인들 많은 식당이 더 만족스럽네요. 다음 호텔인 로얄로터스(Loyal Lotus Hotel)에서도 뒷골목에 현지인 노동자들이 가는 식당이 있었는데, 거기도 간판, 가격, 메뉴 따위는 없지만 정말 맛있는 곳을 또 만났거든요. 그곳은 다음에 소개해드리기로 하고, 내일은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홍가이 쪽 카페 '완더스테이션(Wander Station)을 소개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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