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하고 먹었던 쌀국수 식당은 '분짜 흐엉리엔' 입니다. 최근 <신서유기>를 포함해 많은 TV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다녀간 곳인데요. 전 사실 TV에 나오기 전에 다녀왔지만 글은 이제서야 올리네요. 흐엉리엔 주변에는 알려진 다른 맛집도 여럿 있는데, 오바마가 먹고 나서 맛있었다고 엄지 척~ 올리니 저도 그 맛이 궁금해서 찾아갔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씨엔 뜨끈한 분짜 쌀국수 한 그릇 좋겠죠?
하노이 여행코스 글을 시리즈로 다 읽으시는 분을 위해 동선을 이어서 설명할게요. 이곳은 이전 글인 '문묘-국자감'에서 꾹뜨잠 공원 옆 대로변 버스정류장입니다. 여기서 2번 버스를 타고 흐엉리엔 근처까지 갈게요.
베트남 국민들의 이동수단은 단연 오토바이가 많은데, 우비를 오토바이와 함께 쓰고 갈 수 있도록 돼있네요. 한국에도 도입하면 편리하겠어요. ㅎㅎㅎ
2번 버스를 이렇게 생겼습니다.
버스요금은 7천동(350원).
근데 버스가 식당 바로 근처로는 가지 않고 조금 위 큰 길로 지나가는데, 구글 지도 보면서 적당한 곳에 내리면 됩니다. 걸어서 500미터 정도는 걸어야 됩니다.
버스에 내려 식당 근처에 오니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식당 간판들이 눈에 띕니다. 꽌 콤 포(Quan com pho)는 베트남 가정식으로 유명한 식당이에요.
마이 안 포 가(Mai Anh Pho Ga)는 닭쌀국수가 맛있다고 이름이 나있습니다.
하지만 전 분짜 흐엉리엔으로....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손님이 바글바글하네요.
사람은 많은데 줄은 없더라고요. 바로 들어가 자리를 잡아 봅니다. 식당은 4층 건물을 통째로 쓰고 있는데, 오바마가 앉았던 자리는 어딜까...
주인장에게 물어보니 오바마는 2층에서 먹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2층에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보며 주문을 해볼까요. 요즘은 분짜+넴+하노이맥주 이렇게 '오바마 세트'로 팔더라고요. 그런데 전 낮에는 술을 안 마시는 관계로 그냥 분짜와 넴만 주문했어요. 분짜 가격은 4만동(2천원), 넴은 3만동(1,500원)입니다. 분짜 곱빼기는 5만동(2,500원)인데, 보통도 양이 많아서 어지간한 대식가 아니라면 4만동 짜리로도 괜찮을 겁니다.
하노이 맥주도 15,000동(750원) 밖에 안하기 때문에 낮술 좋아하시면 함께 먹어 보세요. 그리고 세트로 주문한다고 해서 가격이 저렴해지거나 그러진 않습니다.
이게 분짜 보통 사이즈입니다. 새콤달콤한 뜨끈한 국물에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가 담겨 있네요. 그런데 손님이 많고 북적대서 가게가 지저분할 줄 알았는데, 가게도 집기도 모두 깨끗해요.
고수, 상추, 민트, 박하 등 여러 채소도 함께 주는데, 국물에 적당히 넣어 먹으면 더 맛있어요. 채소도 깨끗하고 신선합니다.
얇은 쌀국수(분)는 따로 주문하는 게 아니고 분짜 주문하면 함께 줍니다. 면 추가는 5천동(250원)입니다.
캬, 그림만 봐도 식욕이 확 땡기네요. 국물은 적당히 새콤하면서 많이 달지 않고 정말 맛있어요. 다른 지역에서 먹던 분짜의 고기는 얇게 저민 돼지고기를 숯불에 구워 나왔는데, 하노이식 분짜는 얇게 저민 숯불고기뿐만 아니라 돼지고기 완자라고 해야하나 떡갈비라고 해야하나 암튼 같이 들어있어요.
숯불고기는 불향 그윽하게 나는 한국의 불고기와 아주 흡사한 맛이고 완자는 떡갈비 맛과 비슷한데, 다진 고기라서 식감이 부드럽고 훨씬 맛있어요. 분짜 보통이 양이 많아 그럴 일은 없겠지만, 모자라면 고기만 따로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완전 강추!
이건 해물 스프링롤 넴입니다. 그간 자주 봤던 손가락 굵기의 스프링롤 보다 훨씬 굵고 짧네요.
속에는 채소, 당면, 고기, 해물을 잘게 썰어 넣었고 큰 새우도 통째로 한 마리 들어 있어요. 겉은 아주 바삭하면서 오징어 맛이 진하게 납니다. 분짜 국물과 잘 어울리는 맛이네요. 이것도 추천!
호안끼엠 호수 근처에 있는 유명한 분짜집 '분짜닥킴 (60,000동)' 보다 가격도 조금 저렴하고 개인적으론 맛도 여기가 조금 나은 것 같습니다. 하노이 여행자거리에선 거리가 조금 있지만, 버스 타고 오며 가며 지나는 길에 한 번쯤 들러 맛보세요. 무엇보다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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