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카에서 꽉 찬 이틀을 보내고, 이제 밤 버스로 페낭(Penang)으로 이동합니다. 동양의 진주라고 불리는 페낭은 다양한 문화와 종교가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자연도 아름답고 시간이 멈춘듯한 예스러운 골목 풍경도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19세기 초에 말라카와 싱가포르가 합병하면서 해협식민지가 되면서 유럽의 문화와 건축 양식들이 많이 들어와 더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말라카에 페낭으로 가는 방법은 버스나 기차를 이용하는 방법이 편리합니다. 물론 말라카에도 공항이 있긴 합니다만, 비행편이 많이 없고 있더라도 하루에 한번 밖에 없어 여행계획 짜기에 애로가 있어요. 500km 남짓의 거리를 15만원이라는 요금을 내야해서 부담도 됩니다. 버스를 이용하면 55링깃(15,000원)이면 갈 수 있습니다. 소요시간은 7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밤 버스로 가서 아침에 도착하는 걸 추천합니다.
저는 조지타운(George Town)과 바투 페링기(Batu Feringghi)가 있는 페낭 섬에서 머물 예정이기 때문에 숭아이 니봉(Sungai Nibong) 버스 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이용했어요. 만약 기차를 이용하려면 버터워스(Butterworth) 역에 내리게 되는데, 배를 타고 다시 페낭 섬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만약 쿠알라룸푸르나 랑카위, 쿠칭, 코타 키나발루, 조호 바루, 싱가포르, 방콕 등에서 출발한다면 비행기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공항은 페낭 섬에 있고 한국에서 바로 가는 직항은 없습니다.
말라카 센트럴(Melaka Sentral)이 버스 터미널입니다. 예매가 되기 때문에 도착하는 날 미리 표를 끊어 두면 편리해요.
터미널 위치는 구글 지도에서 확인하세요. 터미널 주변은 상습 정체구간이기 때문에 우버(Uber)나 그랩(Grab)을 이용하려면 최소 버스시간 1시간 전에 출발해야 안심할 수 있습니다.
티켓은 예매할 수 있는데, 모든 창구에서 말라카 가는 버스가 다 있어요. 그런데 회사가 다르기 때문에 버스의 상태와 요금이 조금씩 다를 뿐입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올 때는 저렴한 버스를 이용했는데, 이번엔 밤새 가야해서 조금 비싼 K.K.K.L. 버스회사를 이용했습니다. 그래봐야 몇 링깃 비싼 정도지만 시트나 위생 상태가 그나마 좋아 쾌적하게 갈 수 있어요.
밤 9시 30분 버스로 페낭까지 갑니다. 요금은 55링깃(15,000원)
버스 시간을 미리 알아보거나 동남아에서 신용카드 쓸 자신이 있다면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도 있어요. 예약 사이트는 몇 군데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http://www.easybook.com/ 에서 많이 합니다. 목적지와 날짜만 입력하면 버스 회사 별로 출발하는 시간을 보여주는데, 원하는 가격과 회사를 골라 결제하면 됩니다. 동남아에서 카드 복제를 당해본 사람으로서 어지간하면 사이트에선 버스 출발 시간만 확인하고, 말라카 도착했을 때 바로 현금으로 예매해두시는 걸 추천합니다.
거리는 대략 500km 정도 떨어 있고 쿠알라룸푸르를 거쳐가게 됩니다. 승용차로는 5시간 40분이라 나오는데, 1시간 마다 휴게소나 화장실 앞에 정차하기 때문에 실제 걸리는 시간은 7시간 30분 정도 걸립니다.
드디어 출발 시간!
그리고 주의해야 할 점은 터미널이 동그랗게 생겼는데, 절반은 Domestic bus terminal이고 나머지는 Interstate bus terminal이에요. 별생각 없이 Domestic에서 기다리다가 차가 없어 뭔가 이상하다 싶어 물어보니 Interstate로 가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말레이시아는 주(State)로 되어 있어서 Domestic은 'within 말라카 주'를 뜻하고요. Interstate는 다른 주로 떠나는 걸 말합니다.
애초에 해깔리지 않도록 문 표시를 서로 다르게 해두지, Domestic에도 Interstate에도 'D' Door가 있어요. ㅠㅠ
버스 기다리며 존커 스트리트에서 산 중국 과자를 냠냠. 맛은 있는데 뻑뻑해서 음료 없이 먹다간 질식할지도 몰라요.
K.K.K.L. 버스는 9번 플랫폼에서 탑니다. 버스는 이렇게 생겼어요. 시내 상점이나 식당이름 뒤에 'Sdn Bhd'라고 보통 적혀 있는데요. 이건 개인이 소유한 회사란 뜻입니다.
말레이는 치안도 잘 되어 있고, 동남아에선 싱가포르 다음으로 잘 사는 나라라서 가방을 뒤지거나 훔쳐가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저도 여러 번의 버스를 탔지만 짐은 늘 안심하고 맡겼습니다. 특히 K.K.K.L.은 그 중에서도 고급 버스회사라 믿을 수 있습니다.
내부는 요래 생겼습니다. 한국의 우등버스와 같은 시설이에요. 밤새 편안하게 자야 내일 아침부터 또 신나게 돌아다닐 수 있겠죠?
쿠알라룸푸르에서 말라카로 왔을 때 이용했던 저렴한 버스.
조금 저렴한 버스를 이용하면 이렇게 한 줄에 네 명이 앉는 우리나라 일반버스입니다. 가격차이는 말라카에서 페낭까지 약 1.500원 밖에 안나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오래 가야할 때는 K.K.K.L.같은 비싼 버스를 이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페낭으로 고고고~
가는 동안 한시간마다 한번씩 화장실이나 휴게소에 차를 세워줍니다. 쭉~ 자느라 휴게소 사진이 없네요.
그렇게 새벽 4시 50분에 숭아이 니봉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페낭에서의 첫 숙소는 바투 페링기에 있는 홀리데이인이에요. 그런데 체크인은 8시나 돼야 가능한데 그동안 뭘 하지?
아무튼, 터미널에서 호텔까지는 그랩(Grab)을 이용했어요. 요금은 36링깃(9,600원) 나옵니다. 거리가 대략 25km 정도로 제법 먼 거리고 구불구불한 길을 한 시간 정도 달려야 합니다. 102번 버스가 다니지만 첫차가 공항에서 6시에 출발하니 여기선 최소 6시 15분은 돼야 탈수 있겠네요. 내일부터 동양의 진주 페낭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녀 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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