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먹고 따라가면 성공하는 말레이시아 '말라카 여행코스'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보고 먹고 따라가면' 시리즈, 말레이시아 두 번째 이야기, 말라카(Malacca)로 이동합니다. 말라카는 페낭의 조지타운과 함께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15세기부터 실크로드 무역의 거점이었고, 훗날 19세기까지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일본 등 강대국의 지배를 받았는데, 그 때문에 서양과 동양이 융합된 건축 양식과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말레이 토착민과 중국인의 결합으로 생긴 '바바뇨냐' 문화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문화 특성을 보여줍니다.

소개해드리는 딱 열 곳의 말라카 여행 코스는 2박 정도면 무난히 소화할 수 있는 경로인데요. 쿠알라룸푸르에서 2시간 떨어져 있어서 당일치기 투어로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어요. 최근 인기가 급 상승하고 있는 아기자기한 작은 도시지만, 워낙 작아서 1박 2일만 머물러도 크게 무리 없이 다 둘러볼 수 있을 겁니다. 호텔이나 식당 정보는 이 페이지에서 모두 소개해드리지 못하지만, 제가 다녀온 곳들이 궁금하시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말라카 전체 여행글 보기(링크)


세인트 폴 교회영국과 네덜란드의 침공으로 벽만 간신히 남은 '세인트 폴 교회'






아기자기 예쁜 '말라카 강' 산책



말라카 강은 도시를 S자로 가로질러 바다로 흘러갑니다. 15세기에는 강을 따라 도시와 해외를 잇는 실크로드 무역의 중심이었습니다. 처음 이 나라를 침공했던 유럽인들은 이곳을 두고 '동양의 베니스'라고 뻔뻔하게 칭송하기도 했습니다만, 아무튼 동서양 여러 국가의 지배를 받다 보니 건축물과 생활 풍습이 조금 이색적이긴 합니다. 물길을 따라 예쁜 카페에서 식사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해질녘 예쁜 불빛을 따라 산책하기에 참 좋습니다. 특히, 주말이나 평일 밤에는 강변에서 벼룩시장도 열린답니다.






여행자 천국 '히렌 & 존커 스트리트'



존커 스트리트와 히렌 스트리트는 늘어선 건물을 따라 평행선을 그리는 길인데요. 존커(Jonker)는 19세기 노동자들이 모여 살던 길이었고, 히렌(Heeren)은 그들을 고용했던 부자들이 살던 길이었습니다. 그래서 '하인의 길', '주인의 길'로도 부르기도 하는데요. 말라카에서 가장 붐비는 여행자 거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은 식당, 쇼핑몰, 박물관, 호텔, 게스트하우스, 사원 등이 오래된 헤리티지 건축물에 빼곡이 늘어섰습니다. 군것질하며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구경하기 딱 좋은 곳이랍니다.





바바노냐 카페 겸 지폐 박물관 '존커 88'



존커 스트리트에 있는 이 식당은 지폐 박물관이자 카페입니다. 가게 벽면을 따라 박물관에서나 볼 법한 진열장이 있는데, 그 속에는 전세계 지폐를 전시하고 있어요. 그것도 다발로다가!!! 특히, 잠바브웨의 100조짜리 지폐 다발과 북한 중앙은행에서 발행한 인민 지폐가 눈에 띕니다. 존커 88에서 유명한 음식은 한국의 팥빙수와 유사한 '첸돌(Chendol)인데요. 코코넛 밀크로 만든 얼음빙수에 녹색 판단젤리와 팥을 넣은 음식입니다. 여기에 어떤 소스를 올리느냐가 관건인데, 두리안 첸돌, 꼭 도전해보세요. 하루종일 그녀에게서 꼬릿한 두리안 숨결을 느낄 수 있어요. ㅎㅎㅎ






달달한 말라카 강 '리버 크루즈' 야경



말라카 강은 걸어서 산책할 수도 있고, 리버크루즈로 강 전체를 한 바퀴 돌아볼 수도 있어요. 강을 따라 건물 벽에 그린 벽화와 식민지 시절 지어진 현지인의 주택이 굉장히 이색적이고 아름답습니다. 특히, 더운 낮보다는 선선하고 예쁘게 불 밝힌 밤을 더 추천하는데요. 존커 스트리트에서 맛있는 군것질하고, 걷기는 귀찮고 소화는 시켜야 한다면 크루즈를 타세요. 시원하고 경치도 촉촉하니 참 예쁩니다. 대략 배 타는 시간은 45분 정도 소요되고, 뱃삯은 성인 평일(월~목)에 15.9링깃(4,200원), 주말(금~일) 21.2링깃(5,600원)을 받습니다. 2~12세 어린이는 7.5링깃(2천원).





주말이면 불타오르는 '존커 스트리트 야시장'



존커 스트리트는 밤이면 더 재미난 거리가 됩니다. 특히, 금~토요일 주말에는 거리 전체에 대규모 야시장이 열리는데요. 흡사 말라카에 있는 사람은 모두 이곳으로 모여든 것처럼 온 거리가 복닥댑니다. 야시장에서 천원짜리 돼지꼬치나 양꼬치 하나를 들고 악세서리, 기념품, 소품 등 재미난 구경도 하고, 중국 과자점에서 파는 쿠키 한꾸러미 먹으며 분주한 사람들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아쉽게도 금~토요일에만 열리지만, 일요일에는 벼룩시장이 열리니 말라카 여행에서 꼭 걸어 보세요.






홍콩 치즈 랍스터의 말라카화 '통쉥(Tong Sheng)'



홍콩에 치즈 랍스터가 있다면 말라카에는 치즈 프라운 미훈(Cheesy Prawn Meehun)이 있습니다. 말레이의 미슐랭이라고 불리는 레드루비 어워드에서 2011년, 2012년 수상했고, 한국의 여행관련 방송에도 여러 번 등장했었습니다. Cheesy Prawn Meehun은 통쉥의 시그니처 메뉴인데, 새우로 만든 그레이비 소스에 랍스터 닮은 큰 새우 크레이 피시(Cray Fish)와 쌀국수가 들어 있어요. 고소한 국물에 큼직하고 탱글한 새우, 그리고 고슬고슬한 쌀국수까지 삼박자가 굉장히 잘 어울려요. 그리고 생강 치킨(Ginger Chicken Cube)도 이집 대표메뉴 중 하나인데, 간장 닭간정처럼 바삭, 달콤, 짭쪼름한 게 맥주 안주로 그만이지요~






말라카에서 가장 높은 곳 '산티아고 요새 & 세인트 폴 교회'



산티아고 요새는 16세기 포르투갈 점령 시절에 네덜란드와 영국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었고, 요새 안 세인트 폴 교회(St. Paul's Church)도 그때 지어졌는데 말라카에서 가장 높은 언덕 꼭대기에 있습니다. 교회 앞에는 성 프란시스 자비에르의 동상이 품위있게 서있고, 지금은 인도의 봄 지저스 교회에 있지만 한때 자비에르의 유해가 이곳에 잠들어 있기도 했습니다. 성문과 담벼락만 남은 앙상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품격 있고 아름다운 모습이 놀랍습니다. 근처엔 박물관도 여럿 있으니 산책 코스로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온통 붉은 색 '네덜란드 광장'



네덜란드 광장은 교통의 중심이라 말라카 여행의 기준점 같은 곳입니다. 17세기 네덜란드 식민시절에 지어진 붉은색 건축물들이 이색적인데요. 아담한 시계탑, 빅토리아 분수, 그리고 교회와 스타더이스 건물이 몹시 아름다워요. 특히, 네덜란드 벽돌을 공수해 지은 크라이스트 교회(Christ Church)는 내부를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고, 일요일 오전에는 영어 예배도 열립니다. 건너편 스타더이스 건물은 말라카 왕국부터 지금까지 역사 자료를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깜찍한 '키엘 벽화'와 갤러리 '오랑우탄 하우스'



키엘 벽화와 오랑우탄 하우스는 존커 스트리트 돌아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만날 지도 모를 곳입니다. 굳이 두 곳을 쏙 뽑아 소개하는 이유는 아주 예쁜 감성이 뚝뚝 떨어지는 곳이라 그런데요. 키엘 벽화는 한낮, 깔깔대며 사진 찍기 정말 좋은 데다 사진빨도 잘 받지요~ 그리고 말라카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찰스 참(Charles Cham)'의 작업실이자 갤러리이자 티셔츠 판매점인 오랑우탄 하우스에는 톡톡 튀고 재치 있는 티셔츠 디자인이 많아요. 말레이는 섬유산업이 발달해서 옷감도 굉장히 좋습니다.






빈틈없이 화려한 중국 사원 '쳉훈텡(Cheng Hoon Teng Temple)'



쳉훈텡(青云亭) 불교사원은 말레이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식 사원입니다. 15세기 말라카로 흘러 들어온 중국인들이 명나라 장군 '쳉화'를 섬기기 위해 세웠는데, 무엇 보다도 내외관의 화려한 장식이 굉장히 인상적이에요. 제가 본 아시아 지역의 많은 중국식 사원의 장식 중에서도 단연 독보적으로 아름다웠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중국인들의 정신적인 버팀목이자 가장 사랑받는 불교 사원인데,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되어 있습니다. 규모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존커나 히렌 스트리트 지날 때 잠시 들러 구경해 보세요.


말라카는 작은 도시라 이 정도 코스만 해도 1박 2일 정도면 다 돌아볼 수 있습니다. 물론 쿠알라룸푸르에서 당일치기로 간다면 이 중에서 선택해야 하겠지만, 어지간히 빨리 돌아다니면 금세 다 돌아볼 수 있어요. 이 페이지에서 소개해드린 곳보다 더 많은 호텔, 식당 등의 글이 있지만, 여기선 10가지 코스만 소개해드리고요. 다른 글이 궁금하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부디 즐거운 말라카, 실패 없는 여행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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