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의 1번 랜드마크는 아마 글리코상(グリコ) 간판이 있는 도톤보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도톤보리는 오사카를 남북으로 가르는 도톤보리 강을 따라 상점들이 빼곡히 들어선 일대를 가리키는데요. 옛날에는 강을 따라 내륙으로 물자를 수송하던 상인들을 위해 음식점과 술집이 들어서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오사카 최고 번화가의 모습으로 바뀌었습니다.
일본에서도 오사카는 미식의 고장으로 불리는데, 도톤보리 일대는 미식 천국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전 오사카 여행의 목적은 오로지 글리코상 앞에서 인증샷을 찍기 위해서였어요. 그리고 주변으로는 구경하고픈 상점과 맛집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겸사겸사 구경도 하고 쇼핑도 하고 맛집도 탐방하고 즐거운 여행이 될 겁니다.
도톤보리 강은 오사카 동서를 따라 도시를 강남과 강북으로 나누며 흐르는데, 북쪽으론 신사이바시 상점가, 남쪽으론 에비스바시 상점가가 있습니다. 낮에는 사람이 비교적 한가한 편입니다만, 저녁이 되면 퇴근한 현지인까지 가세해서 굉장히 복잡한 거리가 됩니다. 서울 명동이나 부산 남포동 만큼 번잡합니다.
자세한 위치는 위 구글 지도에서 확인하세요. 난바역에서 걸어서 몇 분 안걸립니다. 지도에 표시한 곳은 글리코상 위치입니다.
글리코상이 왜 오사카 도톤보리의 상징이 되었냐면요. 저 간판이 1935년부터 저 자리에 계속 있어서 그렇습니다. 글리코는 한국에도 진출한 과자 회사 이름인데요.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종종 보이는 막대 과자 포키(POCKY)가 이 회사 제품이에요. 1919년 창업할 때 굴에서 우려낸 글리코겐을 카라멜에 넣은 '글리코'란 과자를 처음 출시했는데, 먹으면 맛도 좋고 건겅해진다는 의미로 홍보용 간판을 세워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지요. 글리코란 과자는 일제 강점기 시절 한국에서도 팔았습니다.
에비스 다리를 기점으로 남쪽으론 에비수바시 상점가가 있습니다.
안으론 끝도없는 옷가게, 식당, 맥도날드, 슈퍼마켓, 약국 등이 있어요. 글리코상 간판에 불 들어올 때까지 상점가나 구경하는 걸로~
도톤보리 강에는 '톤보리 리버크루즈'도 있어요. 강을 따라 유람하는 작은 유람선인데, 돈키호테 에비스 타워 앞에서 출발해서 20분 정도 강을 따라 구경할 수 있습니다. 오사카 주유패스 소지자는 무료로 탑승할 수 있다는 것!!! 주유패스에 관한 이야기는 아래 이전 글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링크) 오사카여행, 오사카주유패스 1일권, 2일권으로 끝장내기
그리고 에비스 다리 북쪽으로는 신사이바시 상가 밀집 지역이 나오는데, 옷가게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사진으로 찍으니 사람이 진짜 많아 보이네요. 그래도 정체되지 않고 물 흐르듯 잘 흘러가니 이동에 어려움은 없어요.
물론 골목 사이사이엔 한가한, 마치 인사동 골목처럼 생긴 곳도 종종 있어요.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좋네요.
대관람차가 있는 곳은 돈키호테 도톤보리점이 있어요. 돈키호테는 전에 9일동안 일본 여행에서 가장 저렴했던 마트라고 소개한 적이 있는데, 이곳은 24시간 영업을 해서 일정이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들러 쇼핑하면 좋습니다. 식품, 주류, 가전, 의류, 침구, 아이디어 상품, 의약품 등 다양한 제품이 있으니 쇼핑은 저기서 하는 걸로~ 그리고 대관람차 타면 오사카 시내가 한눈에 다 들어와요. 요금은 600엔, 시간은 15분!
제가 미식 천국이라고 말했나요? 정말 줄 서서 먹는 식당도 굉장히 많아요. 이치란(一蘭) 돈코츠라멘 전문점엔 한 시간 정도 줄을 서야 맛을 볼 수 있고요. 그 옆 문어대가리 있는 쿠쿠루(くくる)에서는 국물에 적셔 먹는 타코야키 맛이 기가 막힙니다. 그리고 사진엔 안보이는데 맞은 편엔 햄버거스테이크가 굉장히 맛있는 빗쿠리돈키(びっくりドンキー)도 있어요.
오래전에 제가 직장 생활을 일본에서 잠깐 할 때가 있었어요. 그때 일본인 친구와 함께 저길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빗쿠리(びっくり)가 무슨 뜻이냐고 물어봤을 때 Surprise라고 대답해주던 친구가 생각나네요.
현재시각 저녁 7시 11분. 이제 글리코상에 불이 들어 왔으려나?
아직이네요. 해가 완전히 져도 아직 불을 안 켰어요. 불 들어올 때까지 기다렸다 기여코 보고 가겠어!!!
그럼 타코야키 몇 개만 먹으면서 기다려 볼까~~
그냥 골목에 있는 이름없는 타코야키도 굉장히 맛있어요. 개인적으론 한국에서 파는 건 짜서 잘 못 먹겠던데, 여긴 짜지않고 부드럽고 맛있네요.
평일 밤이라도 직장인들 퇴근하면 어김없이 사람이 많아집니다. 게딱지 붙어 있는 저 식당은 카니도라쿠라는 곳인데, 안 봐도 게요리 전문점이란 걸 알겠지요? 저기 게 전골, 대게 정식, 대게 구이, 대게회, 초밥 등 음식이 맛있어요. 가격이 조금 비싸니깐 점심시간 점심메뉴를 먹으면 조금 저렴합니다.
보테주(BOTEJYU)는 일본 현지인이 굉장히 좋아하는 오코노미야끼 전문 일식당인데 음식이 정갈하고 가격도 비교적 합리적인 곳입니다. 여기는 오사카주유패스 사면 함께 주는 TOKUx2 쿠폰으로 10% 할인 받을 수 있어요.
간혹 골목을 돌아다니다 보면 중고 상품 파는 가게도 굉장히 많아요. 중고 명품 가방만 전문으로 파는 곳도 있고요. 옷이나 신발, 가방, 모자, 시계, 선글라스 같은 패션 용품만 취급하는 곳도 있더라고요. 시계가 저렴해서 하나 업어올까 굉장히 고민했던 곳입니다. ㅎㅎㅎ
지금 시각은 7시 30분. 그런데 오사카 밤은 깊어 가는데 글리코상에 불이 안들어와요.... 그런데...
7시 50분 쯤에 점등을 시작합니다. 캬~ 밤에 불 들어오니 분위기가 또 색다르네요.
오늘은 호텔로 돌아가기 전에 돈키호테에서 맥주나 좀 사들고 가야겠어요~ 글리코상 배경 그림이 전범기(욱일기)를 떠올리게 해서 썩 마음에 안들지만..... 아무튼 이렇게 오사카의 예쁜 밤은 깊어만 갑니다. 오사카 여행 가셨다면 클리코상에서 인증샷도 찍고 도톤보리 상점가 거리를 거닐어 보세요. 사람 많아도 그맛에 또 번화가로 놀러 가는 거 아니겠습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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