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편의점은 품질 좋은 음식을 파는 걸로 유명합니다. 천 원짜리 빵 하나라도 속이 몹시 알차고, (요즘은 한국도 다양한 먹거리가 있지만) 일본의 편의점은 더 다양한 먹거리가, 그것도 저렴하게 손님을 기다리고 있어요. 저는 예전에 직장이 일본에 있어 도쿄에 거주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는 비싼 물가로 참 살기 팍팍했던 기억이 있어요. 하지만, 최근 일본 여행하면서 느낀 점은 물가는 한국이 더 비싸다는 겁니다.
조식 없는 무인 호텔이나 저렴한 호텔에 묵는다면 아침엔 편의점을 주로 이용하게 될 텐데요. 일본에서 먹고 오면 잊지 못할 편의점 음식 여덟 가지를 소개해 드릴게요. 9일이나 일본에 머물러서 더 많은 걸 먹었겠지만, 제 두개골에 빡~하고 각인된 맛있는 것들만 추려보았습니다.
오사카성 근처에서 만난 반가운 로손 편의점. 아래 소개한 음식은 패밀리마트, 세븐일레븐 등 다양한 편의점 음식이 골고루 있어요~
1. 푸딩
일본은 편의점 푸딩이 무지막지하게 맛있다고 소문나 있죠. 그것도 다양한 푸딩이 모든 편의점에 다 있는데, 가격은 대부분 1천원 대로 저렴합니다. 맛집에서 밥 먹고 달콤한 푸딩 하나 입에 찔러 넣으면 천국이 따로 없어요.
제가 커피를 좋아하다 보니 푸딩도 커피 맛으로 ㅎㅎㅎ 가격은 천원 정도 하는데 싸다고 맛도 허접할 거란 상상은 접어 두세요. 아주 진하고 고급스런 맛이 어지간한 푸딩 맛집보다 더 맛있답니다~
2. 버블티
푸딩과 쌍벽을 이루는 음료는 버블티! 버블티도 모든 편의점에 다 있지만, 개인적으론 패밀리마트 버블티가 굉장히 진하고 맛있더라고요.
그중에 가장 맘에 들었던 건 한국의 어지간한 공차만큼 펄이 맛있는 타피오카 펄 카페오레 버블티입니다. (이것도 커피네요. ㅎㅎㅎ) 펄은 생각보다 쫄깃한 식감은 아닌데, 1천원 가격에 비해선 몹시 맛있습니다. 그리고 사진 뒤에 보이는 희멀건한 코코넛 밀크 맛 버블티도 추천해요~
3. 모찌롤과 닭꼬치
아.. 모찌롤. 얘는 진심으로 가격대비 성능이 아주 뛰어난 왕추천 아이템입니다. 모찌롤은 로손 편의점에서만 파는 건데 가격은 295엔으로 약간 비싸게 느껴지지만, 속에 크림이 심하게 꽉꽉 차 있어서 양이 적지 않아요. 혼자 먹으려고 샀다가 둘이서 나눠 먹어야겠더라고요. 모찌처럼 살짝 쫄깃한 카스테라 빵 속에 부드러운 크림 맛이 아주 고급스럽습니다. 아마 한국 들고 와서 유명한 빵 장인이 만들었다고 해도 다 믿을 겁니다. 그리고 닭꼬치는 길거리에서도 사먹어 봤는데, 로손의 1,200원짜리 닭꼬치가 일본에서 먹어 본 가장 맛있는 닭꼬치였어요. 두 손 들고 추천합니다.
그런데 모찌롤을 먹고 있는데 참새들이 몰려 드네요. 혹시나 먹으려나 싶어 손바닥에 올려보니....
서로 먼저 먹겠다고 제 손바닥에 올라옵니다. ㅎㅎㅎ 모찌롤 하나는 얘네들이 먹었어요. 귀여운 것들...
4. 도시락
저렴한 호텔에선 조식이 없으니 9일간의 일본 여행에서 아침은 대부분 편의점에서 해결했어요. 가끔은 밤에 식당 문 닫는 줄도 모르고 노는데 정신팔려, 어쩔 수 없이 편의점 도시락을 먹은 날도 종종 있었는데 가격대비 품질이 아주 뛰어납니다. 제가 일본에 거주할 땐 얘네들이 거의 주식이었죠. ㅎㅎㅎ
도시락은 모든 편의점에서 다 팔고 있는데, 가격은 보통 300엔부터 비싼 건 600엔 정도 합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세일 들어간 도시락도 많아서 저렴하게 한 끼 해결할 수 있어요. 맛도 허름하고 잡스럽지 않아요.
아참,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면 점원이 꼭 '아따따메마스까(温めますか)?'라고 물어봐요. 이건 '데워드릴까요?'라는 질문인데, 혹여 알아듣지 못하는 말로 뭐라고 물어보면 그냥 YES라고 하면 데워주거나 젓가락이나 숟가락을 챙겨 줄 겁니다. ^^*
도시락 종류가 너무 많아 다 먹어보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이건 햄버거 스테이크와 샌드위치.
이건 치즈돈까스에 스파게티와 쌀밥이 있는데, 밥도 고슬고슬 맛있고 고깃살도 두툼하니 편의점 도시락이라고는 믿을 수가 없어요!
혹시 너무 고기만 먹다 영양실조 걸릴세라 샐러드도 하나~ ^^*
심지어 편의점에 스시도 있어요!!! 10종류의 스시가 하나씩 들어 있는데 가격도 5천원 밖에 안해요. 양도 제법 많고 맛도 그리 나쁘지 않더라고요. 식당 문 닫는 줄도 모르고 신나게 밤늦게까지 놀다가 스시 도시락을 만나니... 오히려 행복한데요? 맥주랑 스시 도시락 정말 잘 어울린답니다. ^^*
5. 당고
당고... 얘는 맥주 안주로 먹으려고 뭔지도 모르고 산 건데, 묘한 맛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당고는 일본의 대표적인 화과자인데 편의점에서도 팔거든요. 저렇게 세 줄에 천 원 정도 합니다. 쫄깃한 찹쌀떡에 조청과 간장으로 양념한 한국의 떡꼬치 같은 음식이더라고요. 궁극의 단짠함에 맥주가 술술 넘어갑니다. ㅎㅎㅎ
6. 달걀 샌드위치와 메론빵
한국에선 편의점 빵은 어지간해선 선택 안하게 되죠. 이유야 뭐 다들 잘 아실테고... 일본은 편의점 빵이 예사롭지 않아요. 가격은 한국보다 더 저렴한데 그 맛은 다른 차원의 맛이거든요.
달걀 샌드위치는 제가 일본에 살 때, 주말에는 거의 주식으로 먹던 음식이었어요. (평일엔 직원들이랑 같이 냠냠하고 ㅎㅎㅎ) 일본의 편의점 샌드위치는 가격은 저렴하지만 속이 꽉 찬게, 한끼 식사로 부족함이 없어요. 특히, 신선함이 생명이라 세일도 자주해서 저렴하게 한끼 해결하기 참 좋습니다. 그리고 메론빵도 맛이 독특합니다. 음... 메론빵은 뭐랄까 맛있어서 추천한다기 보다는 먹으면서 자꾸 웃음이 나는 맛이랄까요? 마치 풍선껌을 뜯어 먹는 느낌? 암튼 일본인이 많이 추천해주던 빵이라 한번 꼭 드셔보세요. 웃음 나와요 ㅎㅎㅎ
7. 슈크림빵
다른 빵들은 일반 진열대에 있는데 슈크림빵은 독특하게 냉장 코너에 있어요. 쟨 뭐길래 냉장씩이나 할까 싶어 속는 셈 치고 한번 사 본 빵이었어요. 서장훈 주먹만 한 빵이 가격이 1천 원이라 별 기대를 안 했는데, 속을 까보고 완전 깜짝 놀랐습니다.
바삭한 빵을 찢으면 속에 생크림과 카스타드 크림이 옆구리로 터져 나올 정도로 크림이 완전 꽉~ 차 있어요. 어지간한 빵 장인이 만들었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1천 원짜리 빵 치고는 양과 맛이 기가 막힙니다. 많이 달지 않아 끝까지 질리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 왕슈크림 빵은 대부분의 편의점에서 다 봤던 것 같네요. 진심 눈에 하트 뿅뿅 달 거라 믿어요!
생크림 케익도 편의점에서 팔고 있어요. 위에 보이는 케익들도 가격이 1,600원~3,000원 밖에 안하는데, 맛이 굉장히 훌륭합니다. 엄지 척~! 밤에 가면 세일을 자주 하니 저건 밤에 사서 호텔 냉장고에 쟁여 두세요. ^^*
8. 오니기리(おにぎり)
일본의 오니기리는 그 역사가 천년이 넘습니다. 보통 삼각형이거나 동그랗거나 김밥처럼 길죽하게 생긴 모습인데요. 손에 쥔다는 뜻의 니기리(にぎり)에 공손하게 오(お)를 붙여 오니기리가 되었어요. 그 역사에 걸맞게 오니기리의 모양과 맛이 굉장히 다양해서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한국의 삼각김밥도 여기서 파생된 음식입니다.
보통 오니기리 가격은 100엔~150엔 정도인데, 뭘 선택해도 어지간하면 다 맛있더라고요. 특히 연어 마요네즈나 데리야끼 치킨마요가 고소~한 게 제 입맛엔 딱이었어요.
일본여행에서 비싼 호텔이 아니라면 대부분 조식 서비스가 없는 호텔이 많습니다. 하지만 편의점이 (한국보다는 적지만) 곳곳에 있어서 아침 거를 일은 잘 없어서 좋아요. 식당은 아침부터 문 여는 곳은 잘 없기 때문에 아마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게 될 겁니다. 저렴하고 품질도 훌륭한 일본 편의점 음식들, 싹 다 맛보고 오세요~ ^^*
최근 일본 편의점 이용시 주의할 점
일본 편의점 직원의 경우는 시간당 임금이 1,000엔~1,500엔 정도 합니다. 이마저도 일본인 직원은 구할 수가 없어서 요즘은 외국인 근로자가 편의점에서 많이 일하는데요. 손님이 관광객이라고 생각되면 바가지를 씌우는 경우가 심심찮게 있습니다. (저도 이번 여행에서 여러 번 당했어요. ㅠㅠ) 관광객들은 물건을 여러 개 사는 경우엔 가격표를 잘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서 특정 메뉴를 여러 번 계산해서 더 받아 챙기고 취소하는 수법으로 돈을 챙깁니다. 물건을 사고 나면 영수증을 꼭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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