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 여행 #14-아는 만큼 보이는 '오사카성'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오사카성은 나고야성과 구마모토성과 함께 일본의 3대 성에 꼽힙니다. 1,400년이나 되는 오사카 역사의 중심에 있었던 곳인데요. 그 중심에 있는 천수각(텐슈카쿠)은 원래는 목조 건물이었으나 번개 맞아 파괴되고, 현재는 1931년에 콘크리트로 재건한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성의 전체적인 모습은 몹시 아름답고 재미난 이야기가 많이 있습니다만....

사실, 이 글을 쓰기 전에 임진왜란의 원흉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집이었던 오사카 성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조금 고민을 했습니다. 혹자는 그냥 아름다운 천수각에 대해서 극찬을 한 사람이 있던데, 그 말도 결코 틀린 말은 아닌데요. 한국 사람은 오사카성을 관람하면서 적어도 못된 짓을 한 사람의 우두머리가 이곳을 만들고 살았다는 정도는 알고 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이하, 개인 감정은 배제하고 역사에 관해서는 있는 사실만 간결하게 기술하도록 할게요.



전철역에 내려 5분 정도 걸어오니 오사카성 전체가 눈에 들어옵니다. 도요토미가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살았었단 말이지?.. 음...






정확한 위치는 위 구글지도에서 확인하세요. 찾아가는 방법은 지하철 타니마치선 타니마치욘초메역 9번 출구를 나와 도보로 5분 정도 걸립니다. JR 오사카칸조선은 오사카조코엔역에 내려 도보로 13분 정도 걸립니다.






딱히 그늘도 없고 바닥이 온통 돌로 되어 있어 열기가 정말 후끈하네요. 성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여기가 오사카성 정문인 오테몬(大手門). 1620년에 만든 문이지만 천수각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벼락을 맞아 1967년도에 재건했습니다. 오테몬은 우리나라에서 전래된 건축양식을 따라 건축되어서 고라이몬(고려문)이라고도 불러요.






오테몬 위로는 망루인 타몬야구라(多聞櫓)가 있는데, 현재 특별 개방하는 기간이라 내부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목조로 된 삐걱거리는 복도를 따라 망루를 구경할 수 있어요. 올해 11월 25일까지만 임시 개방하고 있습니다.






오테몬을 들어서자마자 엄청나게 큰 돌이 박혀있는 성벽이 눈에 띕니다. 일본의 성에는 외성과 내성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꼭 큰 돌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건 충성을 다짐하는 신하들이 충성경쟁을 위해 갖다 바친 겁니다. 내성으로 들어가면 더 큰 돌이 있어요.






이건 조금 덜 충성하는 사람이 갖다 준건가요? ㅎㅎㅎ 아마 자신의 재력에 맞는 돌을 바쳤을 겁니다.






오사카성은 천수각을 들어가려면 입장료 600엔이 있습니다. 올해 11월 25일까지는 무기고나 야구라(망루) 등 중요 문화재 내부를 관람할 수 있는 특별 전시가 열리고 있는데요. 모두 돌아보려면 관람료 1,200엔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전에 알려드린 오사카 주유패스가 있다면 모두 무료라는 것!!! 오사카주유패스가 궁금하시면 아래 링크를 따라가세요.


(링크) 오사카여행, 오사카주유패스 1일권, 2일권으로 끝장내기






주유패스를 내밀면 바코드를 띡~ 찍고 이걸 내줍니다. 이게 특별 전시중인 3곳의 설명서와 동시에 입장권입니다. 버리면 못들어가요~






먼저 천수각 쪽으로 가기 전에 내성을 멀리서 보고 싶어 니시노마루(西の丸) 정원으로 들어가 봅니다. 여기도 입장료가 200엔 있지만 오사카주유패스 소지자는 무료에요. 어지간하면 주유패스는 꼭 구매하시는 게 여러모로 금전적으로 이득이에요. 특별 전시중인 무기고도 여기 안에 있어요.






넓은 크로바 밭이 폭신폭식 좋네요. 주변에 있는 큼직한 나무들은 전부 벚나무라 봄엔 벚꽃놀이 상춘객이 정말 많이 옵니다. 오사카성에만 벚꽃 4,500그루와 매화나무 1,250그루가 심어져 있어요.






니시노마루 정원에 온 이유는 내성 바깥에서 천수각을 보기 위해서였어요. 바로 앞에서 보는 것보다 또 다른 풍경이 있네요.






여긴 니시노마루 정원 서북쪽에 있는 망루 이누이야구라. 현존하는 일본의 망루 중에 유일하게 L자 형태로 1,2층이 동일한 면적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지금은 타몬야구라(多聞櫓)와 센간야구라(千貫櫓)만 공개되어 있어서 들어갈 수는 없네요.






이 꽃 이름이 뭘까요? 어른 손바닥 보다 큰 꽃이 정말 예쁘네요. 특별출연 중이신 그녀의 오동통한 손. ㅎㅎㅎ





오사카의 상징 텐슈가쿠(천수각, 天守閣). 총 8층으로 되어 있는데 내부로 들어가 볼 수 있어요. 저긴 조금 있다 들어가 볼게요. 벌 소리 윙윙대는 크로바 밭이 참 아름답습니다. 유료 입장하는 곳이라 그런지, 전부 천수각으로 다 몰려가서 그런지 사람도 없고 한가로와 더 좋네요.










이제 다시 해자를 하나 더 건너 사쿠라몬(桜門)으로 들어가면 내성이 나옵니다. 주변에 벚나무가 많아 이름이 저리 붙었습니다. 그런데 독특하게 다리 아래 해자에는 물이 없어요. 천수각 있는 뒤쪽과 좌/우로는 물이 있는데 정면에만 없어요. 애초에 오사카성을 지을 때부터 물을 채우지 않았다는데 아직 일본도 왜그런지 모른다고 하더라고요.






아까 오테몬 앞에 있던 거석은 애교였네요. 사쿠라몬을 들어서니 정말 말도 안되는 바위가 있어요.






이걸 어찌 옮겼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얼마나 충성했길래 이런 큰 돌을 갖다 바쳤나 싶기도 하네요. 오사카 성에서 가장 큰 바위예요. 설명을 읽어보니 오카야마에 사는 이케타한이라는 사람이 130톤이나 되는 바위를 이누지마에서부터 옮겨 왔다고 합니다. 이누지마는 여기서 180km나 떨어져 있는데 심하게 충성했나 봐요.






천수각 가는 길 오른쪽엔 구오사카 시립 박물관도 있습니다. 지금은 박물관이 아닌 걸로 아는데, 속에 뭐가 들었는지는 안들어가봐서 모르겠네요 ㅎㅎㅎ






저기 천수각이 보이네요.






역시 제가 니시노마루 정원을 가보길 잘했어요. 거기서 보는 게 더 분위기 있고 좋지요? ^^*






내부에는 성곽에 관한 정보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역사, 오사카 여름전투로 성이 함락되는 시대까지 유물과 역사를 전시하고 있어요. 사진 촬영이 되는 곳도, 또 안 되는 곳도 있습니다. 위 금장식들은 실제 천수각 외부에 붙어 있는 것들의 모형이에요. 도요토미는 자신의 상관 오다 노부나가가 암살 당하자 권력을 얼결에 잡았는데, 극도의 사치를 부리기로 유명합니다.






사무라이 복장 체험도 할 수 있네요.






당시 유물들도 전시하고 있습니다.






전 왜 군모가 섬뜩하게 보일까 몰라요.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과의 전투에서 패배한 일본 장군(조진웅)이 쓰고 있던 것과 흡사해 보이네요. 실제 전시되고 있는 유물은 더 많습니다. 사진 촬영 금지구역이 많아 직접 눈으로 보는 수밖에 없답니다.






오사카 여름 전투를 표현한 그림과 인형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전국을 통일하고 승승장구하였으나 조선 침략에 온 국력을 쏟아붓다가 패배하여 국력이 급격히 쇄락하고 맙니다. 6년 후, 조선 침략에 실패한 히데요시가 죽자, 그때를 노린 도쿠가와 이에야스 막부는 여름날 오사카성을 침공하여 함락시키고 도요토미 가문을 멸망 시킵니다. 위 그림은 그때 여름 전투를 표현한 그림입니다.






8층 꼭대기에 올라오니 오사카 시내가 다 보이고 경치는 참 좋네요. 지붕 끝에 매달린 금빛 범고래 조각상이 반짝반짝 눈부십니다.






그리고 내성으로 들어가는 사쿠라몬 들어가기 전에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는데, 옆으로 신사로 보이는 입구가 있더라고요. 뭘까 싶어 들어가 봤는데...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동상이 떡하니 서있어요. 여긴 오사카성을 세운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그의 아들 히데요리, 그의 동생 히데나가를 신으로 모시는 호코쿠 신사입니다. 한국사람이 임진왜란의 원흉에게 참배할 일은 만무하니, 그냥 밖에서만 보고 왔습니다.


암튼, 짧은 역사 지식으로 오사카성에 관한 이야기를 너절너절 널어 놨는데, 부디 여행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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