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고택 다다미방 호스텔 '하루야 나라마치'-일본 나라 여행 #10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보통 일본의 전통 료칸(여관)은 숙박비가 어지간한 특급호텔 정도로 비쌉니다. 물론 맛있는 음식에 온천까지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죠. 그런데 나라여행에서 조금 저렴하게 다다미방과 고택을 즐기고 싶다면 호스텔 하루야 나라마치(はる家 ならまち)도 괜찮습니다. 나무로 만든 120년 된 고택인데 저렴한 가격에 다다미 냄새 솔솔 나는 이색적인 방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어요. 고택이다 보니 화장실은 공용으로 사용해야하고 샤워도 별도의 개인 샤워실에서 해야하는 등 약간의 불편함이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굉장히 마음에 쏙 드는 숙소였어요. 직원도 친절하고 집도 참 예쁩니다.


이 집은 1890년에 지어진 고택입니다. 120년이나 되었는데 관리 상태가 아주 좋아요.






위치는 위 구글지도에서 확인하세요. 공식적으로는 나라역에서 도보 8분이라고 적어놨지만, 실제로는 긴테쓰 나라역에서 도보 15분 정도 걸립니다.






일제강점기를 재현한 드라마 세트장에서나 볼 법한 진짜 일본식 전통가옥이네요. 1층에는 도미토리 객실과 샤워실, 화장실, 휴게실 같은 공용 시설이 있고, 2층에도 몇 개의 다다미 객실이 있습니다. 물론 2층에도 화장실이 여러 개 있답니다.





로비에서 체크인을 마치고 2층에 있는 방으로 가볼까요. 집에서 오래된 것에서 나는 냄새가 납니다.






삐걱 거리는 마루 계단은 정말 오랜만에 밟아 보네요.

제가 어릴 적엔 계단이 있는 집은 굉장히 부잣집이였지요. ㅎㅎㅎ






바닥, 벽, 지붕, 온통 나무로 되어 있는데, 수많은 지진을 2층집이 어떻게 버텼나 신기할 따름입니다.






여기가 제가 묵을 방입니다. 방 크기는 제법 큼직하고, 특별한 건 없고 테이블과 조명, 에어컨 정도 밖에 없어요.






약간 폭신한 다다미 방이다 보니 침구는 이불과 두꺼운 요를 주네요. 그런데 하나도 불편하지 않더라고요. 침대보다 더 폭신하고 편했어요.






오른 쪽은 아무래도 주인장이 앉아 있던 높은 자리인 거 같고, 왼쪽은 서랍장이 있던 곳인가 보네요. 나무 기둥에서 세월의 흔적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한옥에서 숙박을 굉장히 많이 했었는데, 그것과는 또 다른 느낌과 냄새가 납니다. 오래된 냄새가 참 좋아요.





그리고 약간의 베란다 공간도 있어요. 빨래를 말리거나 간단히 양치, 세수 정도 할 수 있는 세면대도 있네요. 샤워는 1층에서 화장실은 2층에 두 군데가 있어 나가야 하는 약간의 불편함은 있습니다. 고택에 머무는 비용이라고 할까요?






짚단 냄새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다다미 특유의 향기가 개인적으론 참 좋아요. 어릴 적 이런 바닥의 집들이 종종 있어서 익숙한 냄새라 그럴지도... 유도 체육관 바닥 속도 모두 다다미였죠. 지금도 그런진 모르겠네요.






숙박 비용은 도미토리 1만원대, 2~3인실 다다미 방은 계절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5~6만원 정도 합니다. 요금이 저렴한 대신 조식은 없고요. 수건이니 칫솔 같은 개인용품은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지급합니다. 그런데 요금표와 실제 받는 금액은 약간 달라요. 요금표에는 목욕 수건과 얼굴 수건 한 장씩 받으면 300엔이 넘는데, 실제론 각각 두 장씩 받았는데 200엔 정도만 받더라고요. 스팀 다리미와 가습기, 전기포트는 요청하면 무료로 빌려 줍니다.






2층에서 내려다 본 1층 로비.






식사는 없지만 커피나 차 종류는 얼마든지 24시간 마실 수 있습니다.






신기해서 집안 구석구석을 구경하다 보니, 객실 말고 다른 휴게 공간이 여기저기 있어요. 책보며 차마시는 공간도 있고 도란도란 친구들과 이야기 할 공간이 많네요.






샤워실은 1층 복도 끝에 있습니다.






문을 열어보면 두 공간으로 분리되어 있는데, 옷 정리하고 샤워 마무리하는 공간과 씻는 공간이 별도의 문으로 되어 있어서 옷이 눅눅해질 염려는 없어요. 개인 샤워실이고 여러 개가 있어서 천천히 해도 되서 불편하진 않습니다. 샤워 용품도 수건을 제외하고 다 준비되어 있습니다.






혹시 아이가 있거나 여럿이 함께 씻어야 하는 경우는 가족 샤워실도 있다는...






담배는 뒤뜰에서....






하루야 나라마치는 200년 전의 나라 옛 거리에 있는 고택입니다. 주변엔 상업시설은 거의 없고 대부분 주민들이 거주하는 공간인데, 그 가운데 호스텔이 있어요. 나라에선 두 곳의 숙소에 묵었습니다. 복닥거리지만 위치가 편리한 오크 호스텔, 한가롭지만 주변 편의시설은 없는 하루야 호스텔, 선택은 맘에 드는 곳으로 선택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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