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의 작은 골목, 나라마치에는 은근 맛있는 식당이 많습니다. 유키테(雪亭)는 일명 '오므라이스'라고 부르는 오믈렛을 굉장히 맛있게 만드는 식당인데요. 한국에는 '유키정'으로 알려졌더라고요. 아마도 눈 설(雪)자는 잘 모르겠고, 잘 아는 '정(亭)'자를 한글로 발음해서 유키정이라고 부르는 것 같네요. 정확히는 '유키테'라고 하던지, 아니면 한글로 설정(雪亭)이라고 부르는 게 정확하겠습니다. 아무튼, 유키테에는 오믈렛과 함박스테이크가 맛있는 식당입니다. 됨됨이는 어찌되나 들어가 볼까요~
점심시간이나 저녁 시간에는 줄을 굉장히 길게 서는 식당인데, 저녁 7시쯤에 가니 완전히 한가하네요. 딱좋아~ 손님 많을 때는 가게 앞 화단을 빙글빙글 돌아서 줄이 서있다는...
영업시간은 위 사진과 같습니다. 오후 3시~5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이 있으니 시간 잘 맞춰 가세요. 마지막 주문은 8시 30분까지입니다.
일요일 저녁 7시는 정말 한가하네요. 이 식당에 손님이 없는 건 처음 봅니다. 주인장이 불교신자인지 가게 벽에 붙여 놓은 불화가 실제로 보면 굉장히 멋져요.
메뉴판을 볼까요.... 뭔가 다양한 것 같지만 오므라이스에 돼지, 소고기 스테이크가 전부입니다. 전 함박스테이크와 새우튀김이 나오는 B세트와 오므라이스를 하나씩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각 1,280엔, 930엔.
먼저 나오는 스프. 처음엔 허브차인줄 알았는데, 냉면집 육수처럼 후추맛 나는 고깃국입니다. 이게 아시죠? 계속 땡기는 육수맛. 한번 리필해서 마셨어요. ㅎㅎㅎ
두둥. 때깔 좋은 오므라이스. 소스는 브라운소스와 케첩소스 중에 고를 수 있는데, 전 케첩 소스를 선택했어요. 샐러드와 스프가 함께 나옵니다. 샐러드는 양배추, 오이에 귤 소스를 섞어서 입맛을 확 돋워주고, 새콤한 맛이 오믈렛의 느끼함을 상쇄시키기에 적합하네요.
칼로 배를 가르면 부드러운 달걀이 촤르르~ 옆으로 퍼집니다. 오믈렛의 궁극의 부드러움에 버터를 더해서 달걀의 고소함이 환상적입니다. 살짝 덜익힌 달걀인데 비린 맛과 냄새가 전혀 없어요. 어찌 만들었나 신기하네요.
밥은 고슬고슬 짭잘 달콤 새콤한 소스에 볶았습니다. 그런데 케찹은 마트표가 아니고 직접 만들었어요. 시중에 파는 맛이 아닙니다. 토마토 맛이 신선하고 약간 새콤하며 허브, 사과와 같은 상큼한 과일 맛도 나네요. 어떤 이의 후기 중 케찹 소스가 느끼하다고 한 걸 본 적이 있는데, 그건 케첩이 아니라 오믈렛에 넣은 버터 때문이지 않을까 싶네요. 케찹 맛만 보면 상콤달콤합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맛있는 오므라이스였어요. 왕추!
이건 B세트. 왕새우 튀김 두 개와 함박스테이크 하나, 채소 샐러드, 공기밥, 스프가 함께 나옵니다. 함박은 부드러우면서도 육즙이 있어 촉촉하고 맛있으나 너무 작아요. 아기 주먹 크기 정도??
스테이크에 올린 소스는 데미그라스 소스인데 달지도 시지도 않고 조화롭습니다. 일본 음식은 대부분 짰었는데, 스시 다음으로 짜지않은 음식이라 반갑네요.
그날그날 만들어 파는 함버거 스테이크라 맛이 신선하고 생기가 넘칩니다. 데미그라스 소스와 궁합도 굉장히 좋아요.
새우는 블랙타이거인지 상당히 큽니다. 바삭하고 통통해서 먹을 게 좀 있어요. ㅎㅎㅎ 소스는 새콤한 마요네즈 베이스의 타르타르 소스인데, 한국에서 흔히먹는 것과는 달리 신맛이 적고 달걀맛이 진한 고소한 소스였어요. 함박스테이크 또한 굉장히 맛있어서 추천하고 싶지만, 작은 공기밥에 스테이크가 작아서 사이드 메뉴를 하나 더 주문하는 게 좋겠네요. 맛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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