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교천 은행나무길에서 올해 마지막 단풍구경. 가을이 재빨리 가는 건 아쉽지만 어김없이 배는 또 고파옵니다. 아산에는 1951년부터 밀면을 말아온 달인 식당 '신정식당'이 있어요. 부산 밀면과는 완전히 맛이 다른 닭과 밴댕이로 육수로 만든 밀면을 만드는 식당인데, 조만간 그 동네가 재개발 될 예정이라 혹시라도 없어질세라 후딱 먹으러 갑니다. 오늘은 저렴한 밀면으로 점심을 때워 볼까요~
아마도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길이 올해의 마지막 단풍놀이가 아닐까 싶네요. 아쉽습니다.
✔ 67년간 밀면을 만든 달인의 식당
은행나무 길에서 대략 차로 7km정도 떨어진 신정식당. 지도를 보니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더라고요. 개발 되더라도 근처에서 장사할 것 같은데, 혹시 또 어디로 사라질까 득달같이 가봅니다. 이 라인에 영양탕집 너머에 오래된 냉면집이 또 하나 있습니다.
요즘은 식당 바닥에 이런 타일 안하죠? 1980년대 우리집 부엌 바닥 같네요. ㅎㅎㅎ
메뉴를 보면 육수를 대충 뭘로 만드는지 알 수 있죠. 닭수육과 돼지수육이 있는 걸로 봐선 냉면 육수를 돼지와 닭으로 만드나 봅니다. 일단 우리는 밀냉면과 온면 하나씩 주문했어요. 가격이 정말 저렴하네요.
이건 밀냉면. 보통의 냉면보다 육수가 맑지않고 탁합니다. 음식을 받자마자 초계국수 향기가 솔솔납니다.
육수는 기본 닭고기 육수예요. 주인장에게 여쭤보니 채 썬 대파에 뜨거운 면수를 부어 파 진액을 내고, 그 진액과 밴댕이, 그리고 귀리를 섞어 닭 뱃속에 넣어 육수를 낸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약간의 고기 국물 맛도 나는데, 아마도 사골 국물을 조금 섞어 맛을 내나 봅니다.
그리고 다시마와 검은콩을 삶은 물에 밀면을 삶는다고 해요. 귀찮지만 작은 차이가 식당의 성패를 가르나 봅니다. 주인장이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히 크시더라고요. 그냥 궁금해서 툭 던진 질문에 이 집만의 비법을 술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자신 있다 그거죠. ㅎㅎㅎ
이건 온면. 따뜻한 국물 밀면입니다. 냉면은 닭 국물이라면 이건 밴댕이 육수예요. 굉장히 시원하고 뭔가 여러가지 들어간 맛이라 이것도 여쭤보니, 멸치와 밴댕이, 그리고 여러 가지를 섞어 육수를 내린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채수의 깔끔한 맛도 있습니다. 왜 이렇게 레시피를 술술 말씀하시냐고 하니 집에서는 이맛을 못낼 거라고 하시네요. ㅎㅎㅎ 맛이 깨끗하고 단아하다고 할까요?
초계국수 좋아하는 분은 밀냉면 왕추천 드리고요. 맑고 깨끗한 멸치국수 좋아하신다면 온면도 좋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이런 맛을 봐서 오늘 행복한데요?
✔ 찾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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