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수안보는 온천으로 유명합니다. 몇년 전 수안보 호텔에서 묵었을 때 기분 좋은 온천욕을 잊을 수가 없네요. 수안보의 논밭 사이에는 뜬금없이 맛있는 중국집 '상촌식당'이 있습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단양인데 수도권에서 단양을 가려면 충주 수안보를 지나야 하는데, 중간에 만난 김에 들어가 봤습니다.
상촌식당은 '소마면'이라는 하얀 짬뽕이 유명한 곳인데, 시골 농가 가정집에서 운영하는 중국집 치고는 맛이 괜찮더라고요. 심지어 식사 시간에 가면 기다려야 할 정도로 동네에선 알아주는 중국집입니다. 소마면은 아주 살짝 매콤하지만 국물이 담백해서 해장에 좋아요. 수안보에서 온천 즐기고 먹는 하얀 짬뽕 맛은 기가 막힐 겁니다.
네비게이션을 찍고 가는 길에 논밭 밖에 없어 진짜 여기 중국집이 있긴 한건가? 싶더라고요. 파란 지붕, 여기가 상촌식당입니다.
상가라곤 전무한 이곳에 중국집이라니... 주인장은 무슨 배짱으로 여기에 중국집을 차렸을까 궁금합니다.
자리는 방바닥에 앉는 좌식으로만 되어 있어요. 방도 여러 개가 있습니다.
단촐한 메뉴판. 짜장면, 소마면, 탕수육 밖에 없습니다. 빨깐 짬뽕은 없어요. 저는 소마면과 탕수육 하나씩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각 7,000원과 15,000원.
먼저 나온 탕수육. 돼지고기 탕수육인데 모양이 완전 예스럽네요. 식감은 바삭하지 않고 포실포실하고 부드러운 튀김옷을 입고 있어요. 수십 년 전 동네 중국집에서 맛보던 진짜 옜날 방식 탕수육입니다.
소스도 케첩 맛이 나는 옛날 소스. 개인적으로 소스가 맘에 듭니다. 고기를 푹 찍어 한입 먹으니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처럼 굉장히 반갑더라고요.
푹신한 튀김옷이라 먹기에도 편하고 고기도 부드럽고 좋습니다. 탕수육이 15,000원으로 저렴한 대신 양이 조금 적어서 1인분으로 딱 맞아요. 잘 먹는 두 명이라면 짬뽕, 짜장, 탕수육 이렇게 주문해도 배부르게 다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양입니다.
이게 문제의 소마면. 하얀 백짬뽕인데 홍합, 새우, 오징어 등이 들어있어 굉장히 시원하고 청양고추가 들어 있어 아주 약간 매콤한 맛입니다.
소마면은 국물이 아주 맘에 듭니다. 살짝 매콤하고 해산물의 시원한 맛도 훌륭해서 해장으로 정말 좋겠더라고요. 수안보에서 온천하고 저녁에 술 한잔 하셨다면 아침에 무조건 땡길 그런 백짬뽕입니다. 음주 다음 날 강력추천!
부드러운 면발은 마치 수타면 같아요. 진짜 수타로 뽑은 건지는 주방을 못 봐서 알 도리가 없지만, 얇은 면발은 해물 국물이 잘 배어서 맛이 훌륭합니다. 그릇이 약간 작아 양이 그리 많진 않은데, 간단한 한 끼로는 이보다 훌륭한 게 또 있을까 몰라요. 일부러 찾아갈 것 까지야 없겠지만, 충주 수안보 놀러 가셨거나 단양, 제천, 영주, 안동, 봉화 등으로 놀러가실 때 여길 지나가니, 한 번쯤은 도전해 볼만 합니다.
✔ 영업시간 : 11:30 - 15:00 (재료 소진시 일찍 문 닫습니다. 월요일은 휴무)
✔ 찾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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