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게 제일 좋아. 호텔 사쿠라 테라스-일본 교토 여행 #24

여행 가서도 가끔은 노는 게, 아니 쉬는 게 제일 좋을 때가 있습니다. 정해진 일정 속에서 최대한 많은 걸 보려고 바쁘게 일정을 짜보지만, 여행 기간이 열흘 가까이 되면 오늘 하루는 남이 해주는 맛있는 밥이나 먹으며 아무 것도 안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죠. 일본 온 지 이날이 9일째 되는 날이었는데, 진짜 아무것도 안하고 교토역 주변에서 밥이나 먹자고 들어간 호텔 '사쿠라 테라스'입니다.

여길 정한 이유는 교토역까지 걸어서 갈 수 있고, 가격대비 객실 품질이 좋다는 이유. 그리고 뒹굴거리기 좋도록 무료로 차와 원두커피를 무제한 제공하고 투숙객에겐 목욕탕이 공짜라는 것. 게다가 사쿠라 테라스 호텔은 No Kids Zone에다 단체 여행객을 받지 않습니다. 그래서 죄송한 이야기지만 아이가 있거나 단체 여행객은 투숙할 수가 없어요. 조용히 혼자 놀기에 세상 좋은 시스템이죠.

일본은 간판을 참 작게 해요. 자세히 안보면 여기가 오피스텔인지 호텔인지 잘 모른다는.. 참고로 이 근처에 '사쿠라 테라스 더 갤러리'란 호텔이 있는데 해깔리지 마세요!

사쿠라 테라스에서 교토역까지는 큰길 따라 북쪽으로 400미터 정도 걸어가면 있습니다.

편의점도 안가는 적극적인 뒹굴거림에는 각종 커피와 차가 필수죠. 호텔 1층에는 많은 테이블과 각종 음료를 24시간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커피점에서 주는 일회용 컵도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객실엔 생수가 없어요.

단체 여행객도 뛰어 다니는 아이들도 없으니 조용히 혼자 쉬기엔 이만한 호텔이 있을까 몰라요.

스탠다드 더블룸 객실 크기는 크지도 작지도 않은 딱 알맞은 크기에요. 짐 풀기도 편하고 공기청정기도 있고...

커튼을 걷으니 오호~ 테라스가 있어요! 정면 쪽 방은 없는데 후면엔 테라스가 다 있네요.

담배 피우는 분들껜 정말 행복한 공간이 되겠네요 ㅎㅎㅎ

침실 깨끗하고 가슬가슬한 침구도 좋~습니다.

아~ 욕조 좋아~ 밤에 몸 좀 노골노골 녹여 볼까요~

동남아에선 이상한 일이 하도 많이 일어나서 금고가 필수였는데,

일본에선 한 번도 안썼네요. ㅎㅎㅎ

간단한 차도 준비되어 있긴 한데, 1층에 일회용 컵에 커피나 차 종류가 많으니 거기서 타오는 게 더 맛있어요.

그리고 찜질방 옷과 가방이 준비되어 있는데, 몇 층이었더라... 2층인가? 암튼 호텔 안에 목욕탕이 있어요. 한국의 보통 동네 목욕탕과 비슷한 곳인데, 투숙객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목욕하고 차 마시고 인터넷 하고 오늘은 노는 게 정말 신나는 하룹니다.

슬슬 해가 지고 있으니 이제 몸땡이에 알콜을 좀 넣어 줘야죠!

1층 구석엔 조식당 겸 카페가 있는데 투숙객에겐 한 잔 무료로 제공하는 웰컴드링크 서비스가 있어요. 아침은 조식이 있으니 저녁에 진한 칵테일 한잔을 마셔야지요~

메뉴에 있는 거 아무거나 골라도 된답니다. 맥주도 좋고 뭘 마실까~ 전 하이볼(High Ball)을 찐~하게 마시고, 와이프는 알콜이 없는 논알콜 모히또를 한잔 주문했어요.

사진 찍으러 어디든 나가야 한다는 약간의 강박이 있었는데, 그냥 아무것도 안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네요. ^^*

같이 한잔 하실래예.

그리고 담날 아침 조식. 어제 칵테일 바에 뷔페가 좌르르 깔립니다. 여기 조식은 화려하진 않은데 조금 독특해요.

빵 종류가 굉장히 많고 양식에서 부터...

굉장히 맛있는 일식도 있고...

샌드위치 종류도 많아요. 전 세계 호텔이 담합을 했는지 어딜 가나 조식은 천편일률적이잖아요? 사쿠라 테라스 호텔은 조금 색달라서 전 좋더라고요.

아이가 있거나 수십 명씩 함께 다니는 단체여행객들에겐 조금 죄송하지만, 몇 안되는 일행끼리 교토 여행 가셨다면 이 호텔도 괜찮습니다. 목욕탕이 있어 저녁에 몸 풀기에도 참 좋고, 무료 칵테일에 조식도 맘에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