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연탄난로를 거실에 놓아 보았다. 따숩게 살자!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도시가스가 안 들어오는 시골은 거실 난방이 늘 고민입니다. 단열에 굉장히 신경을 쓴 집이지만 집 전체를 뜨끈하게 데우려면 4미터가 넘는 높은 천장 덕분에 난방비가 아파트보다는 많이 나오거든요. 나무 때는 벽난로를 설치할까, 연탄난로를 놓을까 고민하다 연탄난로로 결정! 연탄은 한 장에 600원이면 창고까지 배달해주니 편리하기도 하고, 불 조절만 잘하면 한 장으로 12시간까지 난방이 가능하거든요. 보일러 틀고 살자는 와이프를 설득하고, 맘에 안 들면 걷어 낸다 생각하고 일단 질러 버렸습니다. 결과는?


인터넷에서 5만 원 주고 산 연탄난로. 2구 짜린데 한 구멍에 최대 연탄 3장을 넣을 수 있습니다. 총 6장까지 넣고 난방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보통은 한 구멍에만 불을 때고 다른 구멍은 연탄재 쌓아두는 용도로 쓰고 있어요. 혹시나 연탄난로를 사려는 분이 있다면 최소 2구 6탄이나 3구 9탄짜리는 하셔야 해요. 밤에 넣어두고 아침까지 안전하게 꺼뜨리지 않으려면 3장은 넣어 둬야 맘이 든든하거든요.






연탄난로를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뒷마당에 이미 연탄 화덕이 있고, 연탄도 이미 사둔 게 있다는 것! 화덕에서는 오래 끓여야 하는 물이나 빨래, 곰탕 끓일 때 종종 썼는데, 한번 불 붙이면 10시간은 거뜬이 가서 집의 오만가지 끓일 걸 다 끓일 수 있어 좋아요.





연탄난로 배관제일 고민되었던 건 굴뚝을 어디로 뺄 것인가였는데, 거실 창문 위쪽으로 90mm 배관이 지나갈 만한 작은 구멍을 내고 연통을 뺐습니다. 바깥 찬공기가 안들어 오게 내열실리콘으로 마감도 깔끔히~




연통 구배는 집안으로 살짝 기울게 했어요. 연탄을 때면 수분이 생겨 물이 떨어지는데 보통은 물을 바깥으로 빼려고 약간 내려서 설치하는데요. 떨어지는 물을 집안에서 받으려고 저는 안으로 기울게 했어요.





연탄난로벽에 구멍 뚫는 작업이 어렵지, 난로 설치하는 건 일도 아닙니다. 레고 블럭 맞추듯 연통 끼워넣고 테핑만 하면 끝!




연탄난로 설치완료주전자 하나 올려놓고 커피 물은 저걸로 다 해결하고, 밥 먹기 전 국 데우는 것도 연탄 난로에서 다 해결~ 화력이 생각보다 좋아 물이 금방 끓어요.



수분배출기연통을 집안으로 기울게 했으니 물을 받기 위해 수분배출기 설치하고, 아래엔 대접 하나를 받쳐 놨습니다. 그런데 연탄 사놓은지 1년이 넘었더니 바짝 말라서 물이 거의 안떨어지네요.





혹여 물이나 가스가 샐까 내열 실리콘으로 마감도 확실하게 했지요.






연통 이음새에도 가스나 물이 샐까 은박 테이프로 꼼꼼히 둘둘 감아 주고요.





연통 보호망혹시라도 실수로 데일까 연통 보호망도 하나 끼워줬어요.





제일 걱정 되는 건 연탄가스 중독될까, 일산화탄소 감지기도 하나 설치했으니 이제 안전합니다. 혹시 작동 하나 싶어 화덕에 넣어 보니 불들어 오고 삑삑삑~ 큰소리로 우네요.






연탄 두장이면 하루 정말 따숩게 살 수 있어요. 겨울엔 난방비 아끼려고 거실에서 생활을 잘 안하게 되는데, 연탄난로 설치하고는 거실에만 있게 되네요. 덩달아 방도 더 따뜻해 졌어요.






혹시나 가스냄새, 연탄냄새 날까 조금 걱정했는데, 연탄 갈 때는 집 전체 창문 열고 환기시키고, 갈고 나선 뚜껑 딱 닫아 놓으니 연탄냄새 전혀 안나고 오직 온기만 집안에 돕니다. 진짜 대만족이네요. 연탄 갈고 연탄재 치우는 건 조금 귀찮긴 하지만, 따뜻함이 단점을 다 덮습니다.


혹시라도 연탄난로 설치하시려는 분은 구멍이 생길 수 있는 연통에는 내열 실리콘으로 꼼꼼히 마무리하는 거 잊지 마세요. 따뜻한 거 보다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이미지 맵

언젠간날고말거야

언젠간날고말거야™의 여행블로그. 국내여행기, 해외여행기, 영화리뷰 등을 다룹니다.

    ✔ '일상/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