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은 과천, 덕수궁, 서울에 이어 네 번째 미술관으로 얼마 전인 2018년 12월에 문을 열었습니다. 옛 담배공장이었던 미술관은 굴뚝과 기본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 채 역사성을 그대로 살려 재건축한 건축물인데요. 이곳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많은 예술작품을 보관, 복원, 일부 공간은 전시도 하고 있어요. 특히, '전시'의 개념을 수장시설을 그대로 개방한 '보이는 수장고'로 조성해 색다른 작품 감상을 할 수 있습니다.
※ 모든 전시물은 사진 촬영이 가능하나 플래시는 터뜨릴 수 없습니다.
청주관은 주차료, 관람료 등이 모두 무료입니다. 부담없이 경부고속도로 오르내리다 청주IC에서 잠깐 빠져 구경하고 가세요.
삼라만상 / 강익중 / 1984~2014년 作
1층 로비에 들어서니 '삼라만상'이란 작품이 먼저 보입니다. 가운데 크롬 도금한 청동 부처상이 앉아 있고 주변으로 세상의 온갖 잡동사니들이 걸려 있어요. 추억의 물건들도 있고 눈이 즐거운 작품입니다.
1층 개방형 수장고에 들어서니 마치 창고형 마트처럼 생긴 곳에 작품들을 보관, 전시하고 있네요. 개방형 수장고는 미술관의 소장품을 수장한 채로 그대로 일반에 공개해서 작품 감상 뿐만 아니라 미술관의 보이지 않는 기능까지 알 수 있는 확장된 개념의 미술관이라고 할 수 있어요.
바닥(Floor) / 서도호 / 1997~2000 作
개방형 수장고 바닥에 있던 굉장히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작품 이름도 '바닥'입니다.
우리가 밟고 다니는 바닥 아래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 바닥을 떠받히고 있어요.
모양도 모두 재각각의 군상들...
보잘것 없는 개인들이 모여 거대한 세상을 떠받히고 있습니다. 멋진 작품이네요.
보관하던 상자 위로 꺼내 꾸밈없이 그대로 전시하고 있는 게 참 인상적입니다.
수장고의 대표적인 작품 중의 하나인 '여인과 양(Woman and Sheep)' / 키키 스미스 / 2009년 作
데카르트(DESCARTES) / 백남준 / 1993년 作
백남준 선생의 작품도 있네요.
부처의 소리 / 안성금 / 1996년 作
오르는 계단도 참 예스럽습니다. 요즘은 계단 공간을 최대한 작게 만들지만, 옛 건물에선 벽으로 바짝 붙인 큰 계단이 많았습니다. 올라가 볼까요~
상자에서 채 꺼내지 못한 작품도 많고, 운 좋게 빛으로 보고 세상으로 나온 작품들은 벽에 예쁘게 걸려 있네요.
3층에는 쳥주관 개관을 기념하여 기획한 《하이라이트 미술은행》전이 열리고 있어요. 여기에는 미술은행이 수집한 작품 중 대표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작가의 작품 100여 점을 엄선하여 전시하고 있습니다.
공간마다 아름다운 작품이 걸려 있으니 어느 한곳도 빼놓지 말고 구석구석 돌아 보세요.
Inside and outside of Landscape-27-2 / 김진욱 / 2015년 作
3획 / 송현숙 / 2013년 作
작품이 많아 모두 보여드릴 순 없고 한두 점씩만 보여드릴게요.
너와 8. 너는 늘 분홍색을 좋아했단다. 나도 너와 같았지. / 윤석남 / 2013년 作
가뭄 / 노순택 / 2015년 作
회화도 있고 '가뭄'같은 디지털 인쇄 작품도 있어요.
Circle(원으로 부터) / 노혜신 / 2008년 作
아틀란티스 / 박주현 / 2011년 作 / 이 작품도 독특하네요. 망치 손잡이에 국소조각을 했어요.
Translated Vase 2014 TVW 18 / 이수경 / 2014년 作 / 3층 미술은행이 내놓은 작품 중에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조선백자 명장의 가마터에서 실패해 깨버린 작품을 접합하고 금박으로 재탄생 시킨 작품입니다.
여긴 5층 기획전시실. 현재는 '별 헤는 날: 나와 당신의 이야기'를 사진, 조각, 영상 등 다양한 매채를 통해 전시하고 있습니다.
바늘여인 / 김수자 / 1999~2001년 作
입구부터 예사롭지 않아요. 복잡한 거리에서 가만히 서있는 여인이 한곳을 바라보는 영상 작품도 멋진데요. 파리와 뉴욕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미술관과 비엔날레에서 작품을 발표하고 있는 김수자 작가의 작품입니다.
해드셋을 끼고 영상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고, 사진, 조각 등의 일반인이 조금 어려워하는 '현대미술'을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어요.
세대 / 김상우 / 2003년 作
The Hero 와 The Wing / 최수앙 / 2008년 作
각각의 두 작품은 하나로 묶어 보는 게 더 인상깊었어요. 극사실주의로 남성의 벌거벗은 모습을 형상화한 The Hero가 익명의 인물들로 부터 떨어져 나온 손목 덩어리 날개 The Wing을 힘없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피곤은 언제나 꿈과 함께 / 양정욱 / 2013년 作 / 딸그락 딸그락 소리와 빛과 그림자로 만든 이 작품도 몹시 이상적입니다.
갤럭시 / 김을 / 2003~2016년 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은 저처럼 딱히 현대미술에 조예가 없어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참 좋은 미술관입니다. 경부고속도로 청주IC 지나간다면 잠시 내려와 꼭 미술관 구경하고 가세요. 사진도 마음대로 찍을 수 있고, 남녀노소 누구나 즐거운 미술여행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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