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봄날, 물 따라 술 따라 떠나는 예천여행 어때요?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백두대간 남쪽 소백산 줄기에 내려앉은 술의 고장 예천. 예천의 한자를 보면 달달한 술을 뜻하는 예(醴)와 샘을 의미하는 천(泉)으로 되어 있습니다. 문경과 경계를 맞닿아 예로부터 양조장이 많고 술맛도 좋은 고장으로 알려져 있죠. 예천 여행을 가신다면 이런 코스 어떨까요? 굽이굽이 물길 돌아 나가는 회룡포를 감상하고, 아이들과 활시위도 당겨보고, 주막에서 맛있는 막걸리 한잔으로 마무으리~

✔ 여행코스

삼강주막(2시간) → (8.4km 이동, 15분) → 회룡포 전망대(30분) → (20.67km 이동, 30분) → 예천진호국제양궁장(1시간) → (15,5km 이동, 25분) → 출렁다리마을(2시간) → (14,57km 이동, 20분) → 문경주조(1시간)




[코스1] 이 시대 마지막 주모의 이야기가 있는 '삼강주막'



예천의 내성천은 회룡포를 돌아 나온 물이 낙동강과 합쳐지며 흐르는 세 갈레의 물줄기 삼강(三江)이 있습니다. 물길이 만나는 꼭지점엔 삼강주막이 있었는데, 예로부터 과거길에 오른 선비와 보부상이 쉬었다 가는 곳이었습니다. 1900년에 지어진 삼강주막은 1980년대까지 영업을 했었던 이시대 마지막 주막이었습니다. 故유옥연 할머니가 70년이란 세월동안 장사를 하셨는데, 십여년 전 아흔의 나이로 돌아가시면서 지금은 건물망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주막 앞 500년 된 회화나무는 할머니의 고단했던 인생을 모두 기억하고 있을까요?





삼강주막이 시대 마지막 주막인 '삼강주막'의 마지막 손님과 늙은 주모의 모습.


주막은 현재 재단장하고 일반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부엌 벽에는 할머니가 그어 놓으신 빗금이 가득한데, 글을 모르시는 할머니의 외상장부입니다. 짧은 선은 막걸리 한잔, 긴 금은 한주전자. 빗금 중간으로 가로지른 선은 외상값을 받았고, 남은 건 아직 받지 못한 겁니다. 지우지 못한 빗금이 고단했을 그녀의 인생을 모두 말해주는 듯 합니다. 방 안에는 할머니가 사용하셨던 집기와 나그네들이 어지럽게 써놓은 낙서들이 온전히 보존되어 있습니다.






주막 앞에는 큰 돌맹이가 하나 있어요. 무게 50kg에 달하는 돌은 옛날 나루터 짐꾼을 고용할 때 체력 측정용으로 썼습니다. 주막 주변은 한옥체험과 현대식 주막들이 들어서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어요. 먹고, 체험하고, 숙박까지 모두 해결된답니다.




[코스2] 삽 한번 뜨면 섬이 되는 '회룡포' 전망대



용이 돌아나가는 형상이라고 붙여진 이름 회룡(回龍). 물이야 큰 산을 만나 제 갈 길 찾아갔겠지만 그곳에 남은 마을은 몹시 신비스러워요. 물이 360도를 온전히 돌아 나가는 곳은 영월의 청령포와 예천의 회룡포가 대표적인데, 바닥은 하얀 모래가 펼쳐지고 옥빛 맑은 물이 흘러 돌아가는 지형은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이곳을 온전히 감상하려면 마을 반대편의 전망대를 올라야 합니다.






반대편 전망대 입구에는 무려 1,3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고찰 장안사가 있어요. 고대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나라의 태평성대를 염원하며 전국에 세 곳에 절을 세웠는데, 금강산의 장안사, 양산의 장안사, 그리고 예천 비룡산에 장안사를 세웠습니다. 전망대 오르면서 사찰도 함께 구경하세요.






회룡포 마을 모래톱 너머로 보이는 산에서 하트 모양을 찾아 보세요. ^^*





[코스3] 국가대표급 선수와 체험하는 양궁 '예천진호국제양궁장'



양궁 국가대표 김진호 선수를 기억하십니까? 1979년 베를린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5관왕, 1983년 LA 대회에서도 5관왕을 차지하며 국민 영웅이 되었죠. 그녀의 이름을 딴 양궁장이 예천에 있습니다. 세계대회를 개최할 수 있을 정도의 우수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지금도 국가대표 선수들이 한창 훈련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예천진호국제양궁장에서는 기특하게 일반인도 양궁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어요. 조건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가능하다는 것! 전화로 미리 신청하고 찾아가면 무려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직접 양궁을 가르쳐 줍니다. 가족, 친구들과 즐겁게 양궁체험을 해보세요. 혹시 알아요? 우리 아이가 기보배 선수처럼 될런지?





[코스4] 고택과 아름다운 자연이 있는 '출렁다리마을'



예천 읍내에서 차로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출렁다리마을이란 곳이 있습니다. 40여 가구가 모여사는 작은 마을인데, 직접 수확한 농산물과 음식을 판매하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체험과 숙박도 가능합니다. 마을 이름이 '출렁다리'인 이유는 마을 중앙을 가로지르는 금곡천에 출렁다리가 두 곳이 있기 때문이에요. 다리를 건너 금곡천을 따라 산책도 참 좋~습니다.






출렁다리마을에선 아이들과 만들기 체험이 계절따라 있고, 사진전(展) 등 볼거리도 조금 있습니다. 그리고 팜스테이 숙소 바로 앞으로 개천이 흐르니 여름에는 물놀이도 할 수 있어요.






그리고 금곡천을 따라 금당실마을 쪽으로 조금 내려오면 500년 묵은 고택 초간정도 있습니다. 최근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도 등장했던 곳인데, 바위에 부디쳐 굽어 흐르는 물길에 간신히 걸려있는 정자가 참 아름다워요. 이곳에서도 한옥스테이가 가능한데 3명~6명까지 묵을 수 있는 방이 세 칸이 있습니다. 물소리, 새소리로 행복한 하룻밤이 될 거예요.





[코스5] 어른도 좀 놀자. 달콤한 놀이터 '문경주조'



중국에는 '술 맛이 좋으면 골목이 깊어도 두려워하지 말라'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아무리 멀어도 술맛이 좋으면 사람이 찾는다는 뜻인데, 문경시 동로면 노은리 금천계곡 옆으로 문경주조가 있습니다. 제가 불쑥 찾은 날도 장인은 여전히 술을 빚고 있었어요. 이곳에선 전 세계에서 오미자로 술을 빚는 유일한 양조장인데, 달콤 새콤 향긋한 술 맛을 볼 수 있으니 어른들에게 기특한 여행지가 아닐까 싶네요.






인심좋은 주인장이 술 만드는 과정과 발효되는 술독들도 구경시켜 주십니다. 짚단 위에 가지런히 놓인 천연 효모에서 맛 좋은 술냄새가 나는 것만 같아요.






더 없이 좋은 건 양조장에서 만든 술을 시음해볼 수 있다는 것! 햅쌀로 고두밥을 지어 누룩을 넣고 또 비비고, 몇 번에 걸친 숙성과정을 지나면 맛있는 오미자 술이 완성됩니다. 맛있는 프리미엄 탁주 한병이 나오기까지 100일이 걸린다고 하시네요. 청주는 무려 2년!!! 잘 숙성된 막걸리 한잔으로 예천 여행이 향긋하게 끝날 거예요~



✔ 여행 Tip

  1. 회룡포 전망대 : 장안사 주차장에 차를 두고, 400미터 정도 걸어 올라가면 전망대까지 편안하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2. 예천진호국제양궁장 : 양궁체험은 전화로 미리 예약하고 가세요.

  3. 문경주조 : 방문 가능한 날이 언제인지 전화로 미리 확인하고 가세요.


✔ 여행지 정보


1. 삼강주막

  • 주소 : 경상북도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 219번지 삼강주막마을

  • 전화 : 054-655-3132

  • 체험 : 떡매치기, 양반 자전거 타기, 과거길 체험, 팥죽 끓이기, 농사체험(계절에 따라 다름)

  • 숙박 : 황토방(18평 독채), 한옥체험관(20평, 20인) 등

2. 회룡포 전망대

  • 주소 : 경상북도 예천군 용궁면 회룡대길 168 (장안사 주차장 주소)

3. 예천진호국제양궁장

  • 주소 : 경상북도 예천군 예천읍 양궁장길 38

  • 전화 : 054-650-6411

  • 양궁체험 시간 : 10:00~17:00 (월~금요일)

  • 양궁체험 예약 : 054-650-6411~2 (양궁대회 전후 1~2일 예약불가)

  • 체험료/주차료 : 무료

4. 출렁다리마을

  • 주소 : 경상북도 예천군 용문면 용운경천로 826

  • 전화 : 054-652-7676

  • 체험 : 김치 만들기, 두부 만들기

  • 초간정 숙박 : 작은방(3인), 큰방(6인), 문간방(3명), 예약 010-6543-9223(권영일)

5. 문경주조

  • 주소 : 경상북도 문경시 동로면 노은리 192번지

  • 전화 : 054-552-8252 (체험, 방문, 술 구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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