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입맛에 딱 맞춘 일본가정식 '고칸' | 오산세교맛집

가만히 찾아보면 동네에도 맛있는 식당들이 좀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집에선 김치찌개, 된장찌개 끓여 먹지 집 앞 식당을 자주 이용하진 않잖아요? 그래도 명색이 자주 여행 다니는 사람이 다른 동네 식당만 소개하는 것도 이상해서 동네 식당도 종종 '일부러' 찾아가 먹어보고 괜찮은 식당이 있으면 소개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지난 글, 이연복 쉐프의 수제자가 운영하는 '브로한'에 이어 동네에서 찾은 맛있는 식당 2탄 '고칸'입니다. 웃긴 건 브로한 바로 옆집이라는 것. ㅎㅎㅎ

가끔 댓글로 '현지인은 그 식당에서 밥 안먹어요.'라는 말을 들을 때가 있어요. 이 말은 약간의 오류가 있죠. 현지인은 집에서 먹지 보통은 동네 식당에서 밥을 안먹으니까요. 제주도 여행 가면 그곳에서먼 먹을 수 있는 독특한 음식을 일부러 찾아갑니다. 그런데 제주도 현지인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식당은 '패밀리 레스토랑'이라는 것. 즉, 우리가 제주도 여행에서 먹는 음식은 현지인은 대체로 이용하지 않는단 말이죠. 아무튼, 저는 현지인이지만 동네를 찾았습니다.

고칸은 '일본 가정식'이란 간판을 달고 있어요. 일본은 가정에서도 돈부리(丼)를 자주 만들어 먹어요. 우리나라처럼 화려한 밑반찬 문화가 없어서 거의 한그릇 요리를 주로 먹거든요. 메뉴판을 보면 대부분 한그릇 요리로만 되어 있습니다. 돈부리(丼)는 밥그릇에 밥을 담고 그 위에 요리를 얹어서 먹는 음식인데, 보통 재료이름과 붙여서 ~동, 이렇게 부릅니다. 튀김을 올리면 텐동, 닭이나 생선튀김을 올리면 가라아게동 이렇게요. 먼저 가라아게동 하나 주문하고요. 가격은 7천원.

이 페이지에선 핫큐브스테이크동 하나 주문합니다. 빨간 고추가 그려져 있는데 많이 맵진 않아요. 이건 가격이 9,500원.

모자라면 더 달라면 더 주신답니다. 무슨 자신감으로 이렇게 붙였냐니까 모자라면 말씀하시랍니다. ㅎㅎㅎ

이건 스테이크동. 밥 양이 그리 많지 않아요. 대신 모자라면 더 준다니 적은 건 문제가 안되겠네요. 깍뚜기처럼 자른 스테이크에 양파, 반숙 계란, 그리고 매시 포테이토라 부르는 으깬 감자도 한 스쿱 올라가 있어요.

밥에 뿌린 소스가 약간 매운 맛이네요. 어른에겐 많이 맵지 않은데, 꼬맹이들은 조금 매울 지도 몰라요. 소스는 뭐랄까. 어른의 취향은 아니고요. 10대~20대 아이들의 취향에 맞춰 내놓은 달고 매운 음식입니다. 맛이 없는 건 아닌데, 아이들이 아주아주 좋아할 그런 맛이랄까요? ^^*

개인적으론 반숙 계란을 터뜨려 밥에 비벼 먹는 것도 괜찮고, 특히 달콤한 맛이 있는 매쉬 포테이토가 맛있어요. 으깬 감자가 덮밥 위에 올라온 게 별로 어울릴 것같진 않은데, 맛은 은근 괜찮네요.

유부 동동 우동 국물도 후루룩 맛있어요. 무한리필가능!

이건 닭튀김과 매쉬 포테이토를 올린 가라아게동. 일본식 닭튀김. 이거 은근 중독성이 강하죠. 잘 만든다는 식당 여러 곳 가봤는데, 딱 '이맛이야'라는 곳은 잘 없죠. 고칸의 가라아게 정말 맛있습니다.

독특하게 가라아게동 양념으로 볶은 김치를 올렸어요. 어울리지 않을 것같은 음식들이 모여 제법 궁합을 잘 맞췄어요. 짭쪼름한 맛과 달콤한 맛 비율이 딱 좋아요. 맥주 안주로 아주 끝내주겠는데요!!!

자세히 보지 않아 메뉴판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애슐리처럼 가라아게만 따로 포장해서 팔아도 잘 팔리겠어요. 살찌는 법을 아는 사람이라면 맥주엔 가라아게만 한 게 없죠. ㅎㅎㅎ

보통은 밥 먹고 식당 전경 사진을 찍는데, 닭튀김에 반해 정신줄 놓고 사진을 안찍었네요. 지난 번에 소개했던 이연복 쉐프의 수제자가 운영하는 식당 브로한 바로 옆집입니다. 사실 브로한 보다 손님은 고칸이 보통 더 많더라고요. 근처에 학교가 있어서 그런지 젊은 아이들이 줄기차게 드나듭니다. 가라아게동 땡기면 한번 가보세요. ^^*

✔ 찾아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