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지금 꽃이 땡긴다~~~~얍!
따스한 봄 햇살에 등허리가 간질간질 해지면 제일 먼저 고개를 내미는 벚꽃. 충남 서산 해미면 해미읍성 앞 해미천에는 4월이면 벚꽃이 만개합니다. 수 킬로미터의 해미천을 따라 벚꽃이 양쪽으로 늘어섰는데, 한곳에 밀집하지 않았을 뿐, 규모로 봐서는 우리나라 벚꽃 1번지 진해 군항제 부럽지 않아요.
원래 벚꽃축제는 지지난 주였는데 개화가 늦어져 지난 주말 13일~14일에야 늦게 축제가 열렸어요. 4월 초부터 해미천 벚꽃 개화 상황을 유심히 관찰했다가 SNS에 피었다는 소식에 곧장 달려가 봤습니다.
※ 사진 촬영일자 2019년 4월 12일
주차는 해미읍성 근처에 무료 주차장이 많아서 세워두고 걸어 왔습니다. 해미천까지 걸어서 5분 정도 걸립니다. 도착하자마자 새하얀 벚꽃이 90% 정도 만개했어요. 올해는 벚꽃 개화가 다들 늦어서 아마 이번 주에 완전 만개하지 않을까 싶네요.
안녕, 일 년 만에 또 만나는구나. 반가워.
해미천 양쪽 모두 활짝 피어 어디로 걸을까 고민됩니다. 한쪽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 반대편으로 내려와야 겠네요.
축제 중이라 먹거리 팔고, 노래 부르고, 아이들 놀이기구로 활기찹니다.
저는 시끄러운 곳이 싫어 축제장에서 조금 떨어져 멀리 올라가 봅니다. 메인 무대가 설치된 곳에서 조금만 벗어나니 사람도 적고 한가득 꽃들을 조용히 감상할 수 있네요.
벚꽃이 필 무렵은 아직 겨울 풍경이 가시질 않았어요.
저 꽃들이 지고나면 세상은 온통 싱그러운 녹색으로 바뀌겠죠.
해미천을 가진 서산 시민은 참 좋겠어요. 부럽습니다.
축제장에서 개천을 따라 서북쪽으로 300미터 정도 거슬러 올라가면 해미순교성지가 나옵니다. 서산은 19세기 천주교 박해 때 1천 명 이상의 신자가 생매장 당했습니다. 그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16미터 높이의 순교탑이 그들을 위로하고 있습니다.
이건 비밀인데요. 해미순교성지 앞이 해미천 벚꽃 핀 곳 중에 가장 예쁘답니다.
하얀 벚나무 아래로 노란 개나리가 만발해서 어찌나 이쁜지.
사람도 적어 한적하게 산책하기 정말 좋아요.
개나리, 너도 안녕.
이 길은 아라메 순례길의 일부입니다. 서산 아라메길은 한티고개, 해미읍성 등 천주교 신자에 대한 박해와 아픔이 서려있는 도보길이에요. 목숨을 버리더라도 자신의 신앙을 지키려던 순교자들을 숭고함이 꽃으로 되살아 났을 겁니다.
진둠벙교에서 바라본 해미천.
많은 천주교도들을 처형하기 힘들어지자 해미천에 큰 구덩이를 파고 생매장하기도 했어요. 진둠벙교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면 슌교자의 유해가 발견되었던 곳에 큰 바위가 하나 서있습니다. 먼저 가신 순교자 주변으로 예쁘게 피어준 꽃들이 어찌나 고마운지 몰라요.
제가 찾은 엊그제 주말에도 100% 만개하지 않은 모습이었어요. 아마 이번 주에 만개하고 서서히 떨어지지 않을까 싶네요. 몇 일만에 피었다 금새 지는 벚꽃이 아쉽습니다. 이번 주, 올해 마지막 서천 벚꽃 구경 꼭 해보세요.
■ 장소 : 서산시 해미면 해미천 일원
■ 벚꽃축제 기간 : 매년 4월 초~중순(변동)
■ 입장료, 주차료 : 무료
✔ 찾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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