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한 몸이 된 아름다운 민간 정원 '명옥헌원림' | 담양 가볼만한 곳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 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상으로 나를 떠미는 것

전라도에는 아름다운 민간 정원이 종종 있어요. 소쇄원도 그렇고 명옥헌원림 또한 우리나라 민간 정원의 백미로 꼽습니다. 담양 지역은 어러저러한 이유로 낙향하여 자연에서 공부하고 후학을 양성하던 곳이 많아요. 명옥헌은 문신 오희도(1583~1623) 선생이 광해군 때 어지러운 세상을 등지고 외가가 있는 담양에 살았었는데, 훗날 넷째 아들 오명중이 부친이 살던 곳에 명옥헌을 짓고 연못을 파고 주변에 베롱나무를 심으며 지금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어떤 곳인지 들어가 볼까요?


언제 보아도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명옥헌 원림 가는 길. 무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대략 2~300미터 정도 걸어 들어가면 명옥헌을 만납니다.






여긴 원림 앞 연못. 원림(園林)은 자연의 있는 것들 훼손하지 않고 더불어 집과 정자를 배치한 것을 말합니다. 우리 조상이 자연을 훼손하지 않은 이유는 비용을 아끼기 위함이 아니었어요.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추구했기 때문입니다.






명옥헌 앞 연못은 산에서 내려온 물을 돌을 쌓지 않고 사각형으로 너르게 파서 가로 20미터, 세로 40미터 정도의 크기로 만들었어요. 가운데는 동그란 섬을 만들고 그 위로 배롱나무를 심었습니다. 조선인은 땅은 네모나고 하늘은 둥글다는 세상을 보는 세계관을 반영한 것 같네요.





연못 너머 나즈막한 언덕에 명옥헌을 아담하게 놓았습니다.






정면 3칸, 측면 2칸인데 사방을 높은 마루로 둘렀습니다. 소쇄원의 광풍각과 그 모양이 비슷하네요. 당시에 유행했나 봅니다. 문이 들어열개문이 아니라 여닫이문이란 건 소쇄원 광풍각과 다릅니다.






건물 기둥에 주련을 정말 주렁주렁 달아 놓았네요. 양반가 집 기둥에 붙인 주련은 보통 자기 자랑을 늘어놓거나 한시 같은 걸 적어 걸었어요. 사방 곳곳에 주련이 걸려 있는데, 두 개만 소개해드리면....


身在三韓名萬國(신재삼한명만국) - 몸은 죽어도 조선인이지만, 그 이름은 만방에 떨쳤네.

生無百歲死千秋(생무백세사천추) - 인생은 백 년을 못 살아도 죽어 천 년을 지낸다네.


百川逝意慾歸海(백천서의욕귀해) - 모든 냇물이 흐르는 뜻은 바다로 돌아가고자 함이고,

萬樹生心畢境花(만수생심필경화) - 모든 나무가 살아가는 이유는 반드시 꽃 피우고자 함이다. 






명옥헌 현판. 글자는 건물 뒤 개울에 우암 송시열이 바위에 세긴 글자를 그대로 모각해 만들었습니다.






건물을 개방해 두어 안에서 쉴 수도 있어요. 옛날 선비는 여기서 술도 마시고 담소도 나누고 그랬겠죠.





건물 주변으로는 배롱나무를 정말 많이 심었어요. 그 주변으로는 잘 생긴 소나무를 심어 시각적인 균형을 맞췄습니다.






명혹헌의 포인트는 아름다운 연못이 아닐까 싶어요. 담양 죽녹원에 보면 똑같이 생긴 연못이 하나 있는데, 명옥헌의 것을 그대로 재현한 겁니다.






건물 뒤 언덕을 올라오면 조그만 연못이 또 하나 있어요. 산에서 내려오는 물길 하나를 따로 내어 물을 받았어요.






왼쪽은 아래 큰 연못으로 가는 자연 물길이고 오른쪽 돌로 쌓은 물길이 언덕 위 작은 연못으로 들어가는 물길입니다. 배롱나무와 참 잘 어울리죠?






개울 옆 바위를 가만 보면 우암 송시열의 '명옥헌 계축’(鳴玉軒 癸丑)'이란 글자가 보여요. 아까 본 현판을 이 글자로 모각해 만든 겁니다. 계축(癸丑)이면 1673년(현종14년)인데, 우암이 좌의정으로 있던 시절입니다.






참 자연과 어울리도록 자연스럽게도 집을 지어놨습니다.






명옥헌 집 뒤 뜰에는 '도장사유허비'라 적힌 작은 비석이 하나 있어요. 도장사(道藏祠)는 이름난 선비들의 제사를 지내는 사당이고, 유허비(遺墟碑)는 오랜 세월 쓸쓸하게 남아 있는 옛터에 세운 비석이란 뜻입니다. 옛사람들의 기억하는 법이 정말 사랑스럽죠?





내가 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배롱나무입니다. 마을 입구에는 인조가 왕이 되기 전에 전국을 돌며 세력을 쌓을 때 말을 매어 두었던 600년 묵은 늙은 은행나무도 있어요. 꼭 함께 둘러보고 오세요~


+ 연중무휴, 입장료, 주차료 무료



✔ 찾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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