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은 빠이 캐년이라 부르는 협곡일 겁니다. 협곡으로 달리는 도중 우연히 만난 독특한 철교가 있었어요. 현지인은 싸판 타빠이라고 부르는데 타빠이 철교(Memorial Bridge)입니다. 빠이 강을 가로지르는 철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만들었다가 전쟁에 패배해 퇴각하면서 태워버렸는데, 다시 복원되어 사람들이 걸어 다닐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오토바이 타고 빨리 지나다 보면 못 보고 지나칠 지도 몰라요. 천천히 두리번거리면서 여행하세요~
팜복 카페에서 밥 먹고 비가 그쳤나 싶어 나왔더니, 다시 비가 억수같이 쏟아집니다. 어쩔 수 없이 지나다 만난 폐가 같은 곳에서 잠시 비를 피하고 가야겠네요.
아까 카페에서 같이 있던 일행들인데, 날 보더니만 같이 비 피하러 죄다 들어왔네요. ㅎㅎㅎㅎ
비가 언제 그치나 싶지만 이번 비는 조금 오래 내릴 것같아 그냥 비를 맞고 다시 바이크를 달립니다. 흠좀무 조형물이 있는 이곳은 아마 식당이거나 카페이거나 그럴 거예요.
비 좀 맞으면 어떻습니까. 이렇게 아름다운 옥수수밭을 만날 수도 있고 좋기만 합니다. 더러워진 몸이야 호텔에서 씻으면 되니까요.
오른쪽이 차가 다니는 일반 다리, 왼쪽이 타빠이 철교(Memorial Bridge). 철교는 차량은 지날 수 없고 도보로만 건널 수 있습니다.
정확한 위치는 위 구글지도에서 확인하세요. 빠르게 달리면 못 볼 수도 있어요.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하고 도망가며 파괴한 철교는 1976년에 복원되었습니다. 태국인들은 2차 세계대전 다리라고도 부릅니다.
이 멋드러진 철교를 혼자 조용히 걸으니 기분이 참 좋네요. 애초에 이 다리는 나무로 된 다리였지만, 새롭게 건설하면서 태국은 철교로 지었습니다.
하지만 바닥은 구멍 슝슝 뚫린 나무라는 것...
다리 아래로는 빠이 강이 조용히 흐르고...
누구의 집인지 바나나 잎으로 지붕을 엮은 작은 집도 보이네요.
그... 그... 근데... 집 바닥에 뱀이...
타빠이 철교를 건너면 비를 피할 수 있는 지붕 달린 작은 곳이 나옵니다. 이보게 견선생, 같이 좀 비를 피해도 되겠습니까?
일본은 2차 대전 당시, 영국이 점령하고 있던 미얀마(버마)를 공격하기 위해 이 다리를 만들었어요. 1946년 전쟁에 패한 일본군이 퇴각하면서 다리를 태워버렸습니다.
철은 치앙마이 삥 강의 나라왓 철교를 보수하면서 오래된 구조물을 가져와 지었습니다.
줄 조명도 달아놓은 걸 보면 밤엔 더 예쁠 것 같아요. 낮에도 비가 와서 그런가 분위기 좋~습니다.
다리 끝에는 구멍가게들이 조금 있어요. 거기서 강아지랑 같이 아이스크림 하나 먹으면서 비도 피할 겸, 쪼그리고 앉아 다리를 감상합니다. 타빠이 철교는 일부러 찾아다닐 필요가 없습니다. 빠이 캐년 가다보면 만나게 돼 있어요. 근데 새 다리로 재빨리 슝~ 달리다 보면 있는 지 모를 수도 있으니 천천히 달리세요.
아... 이제 빠이에서 제일 보고 싶었던 협곡, 빠이 캐년을 가야하는데... 비가 이제 좀 그치려나?
✔ 댓글이 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