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당할 수 없는 관계의 부작용, 영화 '파수꾼'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세상 참 편리해졌습니다. 포털에서 천원 정도만 들이면 영화를 언제 어디서든 볼 수도 있고 말입니다. 오늘은 2011년 대종상영화제 심사때 접했던 독립영화 한편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파수꾼>은 윤성현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독립영화입니다. 2010년도에 영화제에서 대박을 친 이후, 2011년도에 개봉을 해서 관객 2만명을 넘겼습니다. 독립영화의 관객 1만명은 상업영화 100만명과 맞먹는 관객수입니다. 총 제작비는 일반 상업영화의 식비도 채 안되는 5,000만원을 들였는데, 500억원을 들인 다른 상업영화들 보다 작품성 면에서는 매우 뛰어납니다.

윤감독의 이 영화는 2010년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을 비롯해 제22회 블랙무비영화제 젊은심사위원상, 제35회 홍콩국제영화제 국제비평가협회상을 받으며 세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었습니다. 자 들어가 볼까요?

 

 

 

 

 

 

 

 

▣ 예고편 디비기

 

 

 

 

 

어느 날 고등학생인 아들 기태(이제훈)가 죽었습니다. 아들의 죽음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아버지(조성하)는 아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추적합니다. 아버지는 아들의 책상에서 기태와 친구들이 함께 찍은 사진을 찾고 수소문을 해 나갑니다. 사진속에 있는 친구 희준(박정민)은 다른 학교로 전학갔고, 동윤(서준영)은 자퇴하고 아들의 장례식에도 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의구심을 품습니다.

끝내 기태의 아버지는 수소문 끝에 여렵게 희준을 만나지만 희준은 아들이 죽기 전에 전학을 가서 아무것도 모른다며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으며, 기태와 가장 친했던 동윤을 찾아가 보라고 합니다. 그런데 동윤은 학교를 자퇴하고 핸드폰도 꺼져있어 연락이 닿질 않습니다.

 

 

 

 

 

 

항상 붙어다니던 세 친구들에게 도데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영화 <파수꾼>은 의구심을 조금도 해소해 주지않고 끊임없이 관객에게 의문만 던집니다. 아들의 죽음의 뒷편을 파헤치는 아버지와 아들의 친구들에 대한 미스테리 구조가 꽤 빼어납니다. 아들의 죽음 전과 후를 나누어 영화는 교차편집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놓지 않고 이야기 하나 하나 풀어갑니다. 조금만 다른 곳에 신경쓰다보면 교차편집의 복잡성 때문에 인물간의 관계를 놓치기 쉽지만 잘 따라가면 만날 수 있는 놀라운 반전도 흥미진진합니다.

 

 

 

 

 

 

<파수꾼>은 최근 학교에서 자주 일어나는 학교폭력이나 남자학생들의 권력관계를 이야기하지만, 일반적인 학교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말하지 않습니다. 아무도 관심을 주지않던 기태는 학교에서 '짱'이 되면서 모든 학생들의 주목을 받게 됩니다. 주목받는게 좋았던 기태는 자신의 주변의 모든 친구들이 자신을 좋아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친구들은 '짱'과 같이 있으면 학교생활이 편해서 그런 것이였습니다. 철썩같이 믿고 있던 '친구'라는 아이들이 모두 자신을 한 인간으로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 기태는 충격이 큽니다. 


아직 정신적인 성숙이 덜 된 세명의 남자 고등학생들이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인간관계에 관한 문제'에 봉착했을 때 일어나는 비극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감수성이 예민하게 흘러가는 연출 솜씨가 빼어난 영화였습니다. 기대되는 감독 윤성현의 등장도 상당히 고무적인 영화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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