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이 안되는 영화 '헤라클레스 : 레전드 비긴즈'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헤라클레스 : 레전드 비긴즈를 봤습니다. 이 영화가 진정 레니 할린 감독의 영화가 맞는지 의문이 드네요. 1990년대 <나이트메어4>, <다이하드2> 등으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감독이 2000년대 넘어오면서 시대의 흐름을 타지 못 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더니 최근 몇 년의 영화를 보건데 레니 할린의 시대가 끝난 것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심지어 이번 영화는 90년대 관객의 눈으로 보아도 그저 그런 B급 영화로 보일 것 같군요. 북미에서도 이미 흥행에 참패를 격으며 평론가들의 혹평이 쏱아졌었습니다. 아무튼 칭찬이든 욕이든 몇 자 내려가 볼까요?

 

 

 

 

 

 

신화에 나오는 영웅인 헤라클레스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런데 이 영화의 이야기는 이름만 헤라클레스고 나오는 인물들과 이야기 전개는 신화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를 비틀어 새로움을 주려고 시도는 했지만, 결국 감당하지도 못 할 욕심이였을까요? 그가 왕국에서 쫒겨나서 네메아의 사자를 물리치는 장면을 제외하면 이 영화는 헤라클레스와 상관이 없습니다. 제우스와의 관계도 어머니와의 관계 또한 마찬가지에요. 그만큰 이야기의 구조를 대거 변형시켰습니다만, 그런데.....그런데.... 전혀 신선하지 않아요. 쿨럭.

 

간략한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기원전 1200년 그리스, 전쟁을 일삼는 폭군 암피트리온(스콧 앳킨스)의 폭정을 막기 위해 왕비인 알크메네(로산느 맥키)는 헤라 여신에게 기도하여 제우스의 아들 헤라클레스(켈란 루츠)를 잉태하게 됩니다. 암피트리온은 제우스의 아이를 임신한 알크메네에게는 정을 주지 않고, 그녀의 아들 헤라클레스가 사랑하는 크레타의 공주 헤베(아이아 와이즈)와 자신의 친아들인 아피클래스(리암 게리건)와 결혼을 시켜 왕위를 물려주려 합니다. 그리고 헤라클레스는 이집트로 추방해버립니다. 추방 도중에 죽음의 위기를 맞이하지만, 그는 잘 견뎌내고 검투사가 되어 군사를 이끌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그와 헤베와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인간과 신의 사이에서 태어나 바신반인인 데미갓(Demigod)의 상태인 헤라클레스는 신화 속에서는 엄청난 힘을 가진 영웅으로 묘사되어 있죠. 그러나 영화와는 다르게 신화에서 헤라는 헤라클레스를 매우 미워했고요, 심지어 그와 그의 가족을 죽이려고 많은 시도를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스는 오히려 헤라가 알크메네의 잉태를 도왔고, 그를 돕고 있어 신화와는 달라도 완전히 다릅니다. 그렇다면 뭔가 신화를 비트는 장치가 있을 거라고 기대했지만 그것도 아니였어요. 제목에서 '레전드 비긴즈'라며 열 두가지 임무를 수행하기 전의 헤라클레스를 이야기하는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신화와는 너무나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일단 말이 안되니 몰입이 힘듭니다.

 

레니 할린 감독은 인간과 신의 존재 사이에서 방황하는 새로운 영웅의 면모를 보여주고 싶은 모양이였을 겁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헤라클레스: 레전드 비긴즈>는 <300>의 영상과 기법을 따라해서 <글래디에이터>의 막시무스를 표현하는 아류작에 불과하단 생각이 듭니다. 그것도 조금 어설프게 말입니다. 영웅의 면모를 모두 가지고 태어났지만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으며 전쟁과 전투에서의 승리 대신 일개의 액션신에만 너무 몰입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번개를 쏘는 장면은 1999년도 출시된 오래된 게임 NOX의 마법사가 마지막 무기를 조합하고 내 뿜는 번개와 흡사합니다.

 

이 모든 일들은 헤베와의 사랑을 이루기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기에도 모든 사건들의 구성은 엉성하고 공감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이 모든 것은 먼저 각본의 어설픔과 편집의 조악함, 그리고 결정적으로 연출력의 부재로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헤라클레스'라는 이름만 가지고 온 전혀 다른 영화라 생각하고 보시기 바랍니다. 가끔 CG로 보여주는 약간의 3D 액션과 풍경신을 제외하고는 공감도 몰입도 되지 않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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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이 13개 있습니다.

      • 300가 성공한 뒤 그런 영상기법으로 아류작들이 나오긴 하더만 거의 그저그런 듯해요. 헤라클레스도 그런 류인가 보군요.
        신화를 틀어서 신선하게 하자는 의도는 좋은데, 날고야님 말씀을 읽어보니까 연출, 각본, 편집 능력이 한참 딸린 듯.
        요즘 이런 힘딸리는 영화가 많은 것 같아요. ^^;;
        나중에 남푠이 이 영화 보면 옆에서 살짝 볼기로 할께요. ^^*

      • 액션 장면 조금 볼만했지만, 스토리가 엉성해서 조금 그렇습니다. ^^*

      • 벌써 목요일입니다.
        어제 하루종일 좋지 않은 소식으로 전국이 우울했는데요.
        그래도 각자는 또 열심히 하루를 살아야하겠죠.
        오늘도 화이팅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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