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에 왔으면 싱싱한 해산물요리를 먹어야 하는 게 당연하지만 이번 여행은 거제도에 사는 지인이 추천하는 토박이 맛집을 찾았습니다. 의외로 중국요리집을 추천 받았는데요, 추천하는 이유가 중국 본토에서 개최되는 세계요리대회에서 ‘명장’의 칭호를 받은 실력 있는 쉐프가 요리하는 곳으로 국내 최정상급 호텔의 중식 조리장이었다니 도시에서도 흔히 맛볼 수 없는 곳이라 찾았습니다.
중식요리집 이화원은 거제도에서 가장 번화한 고현동에 위치해 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니 전체적으로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꾸며진 매장이었고요, 곳곳에 각종 요리경연에서 수상한 메달이 걸려 있군요. 요리전문가가 아니라서 얼마나 대단한 메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화려한 수상경력에 기대되는 맛집입니다. 메달은 '북경 세계요리대회 명인(名人)상'과 '대만 세계요리대회 단체 특동상'을 수상했다고 하네요.
흔한 동네 중국집 같지는 않고 자리 세팅도 고급스럽습니다. 중국집이 아니라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온 느낌입니다.
자, 메뉴판을 한 번 살펴볼까요... 가격은 전체적으로 살짝 비싼 편인데요, 특급 호텔에서나 맛볼 수 있는 요리를 기대하며 푸짐하게 주문해보았습니다. 제목도 특이한 ‘호남볶음밥’과 ‘볶음짬뽕’으로 주문하고 요리쪽 메뉴로 넘어갔습니다.
거제도에서 해산물을 못 먹은 아쉬움에 팔보채와 라조기도 작은 것으로 시켰습니다. 둘이 먹기에는 다소 많은 양이지만 이런 고급 중식당은 재료가 튼실한 대신 양이 적어서 다 먹을 수 있습니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우린 아무리 많은 음식도 남김없이 모두 먹어 치우는 식성을 가지고 있어요!
가장 먼저 나온 팔보채인데요. 여덟 가지 보물같이 귀한 재료로 만들었다고 해서 팔보채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그 재료로는 주로 해산물, 버섯, 죽순 등 입니다.
역시 예상대로 양은 많지 않지만 질 좋은 재료가 큼직하기까지 해서 씹는 식감이 좋았습니다. 살도 통통하게 오른 해산물들이어서 한 점 입에 넣으면 한입 가득 차서 바다 맛이 제대로 났어요.
양념도 자극적이지 않고 삼삼해서 재료 본연의 맛과 신선함이 살아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 먹은 라조기입니다. 라조기에서 ‘기’는 닭고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탕수육과 겉모습은 비슷해도 양념은 전혀 틀린 요리입니다.
닭고기를 바삭 하게 튀겨서 짭조름한 굴소스에 볶아낸 요리로 새콤달콤한 탕수육과는 아주 다른 맛이네요. 이 요리 또한 양념을 강하게 하지 않아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었습니다.
요리가 다 나오자 식사가 나왔는데요. 이건 토마토 스파게티가 아니라 ‘볶음짬뽕’입니다.
매콤한 짬뽕 맛의 진한 소스에 해물을 넣고 면과 함께 볶은 요리입니다. 여기에도 크고 다양한 해물이 푸짐하게 들어있고 면발이 탱글탱글해서 씹는 즐거움이 있는 요리였습니다. 아주 맛있습니다.
그 많던 요리들 다 먹어 치우고 마지막으로 남은 ‘호남볶음밥’입니다. 사실 이때 이미 많은 음식을 먹어서 배가 불렀으나 한국인은 밥을 먹어야죠!!!
볶음밥에는 깔끔하면서 감칠맛이 있는 닭육수로 만든 계란국이 나왔는데요. 밥과 잘 어울렸습니다.
호남볶음밥이 호남식 볶음밥인데요. 북경식, 사천식 요리가 한국에서 유명한데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잘 맞는 것이 호남식 요리라고 하네요. 잘게 썬 해산물에 적당히 짭조름하면서 밥알이 탱글 탱글 살아 있어 특별히 맛있다기 보다는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볶음밥입니다.
제가 맛 본 이화원의 요리는 양념은 전체적으로 강하지 않고 담백하고 부드러웠는데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려는 쉐프만의 요리법인 것 같습니다. 재료를 튼실한 것으로 사용한 것을 보니 저 또한 양념이 자극적이면 질 좋고 비싼 재료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없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또한 매장의 분위기도 고급스럽고 편안해서 하루 종일 여행에 지쳤다면 천천히 여유 있게 식사를 즐긴다는 생각으로 찾으면 좋은 곳이었습니다.
12편 계속...
같이 다녔던 거제도여행코스 (연재중...)
<찾아가는길>
+ 영업시간 및 휴무 : 오전11:30~오후9:00, 연중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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