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어로(Big Hero 6)' 아이도 어른도 모두 재밌는 영화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딱 작년 이맘때에 디즈니에서는 'Let it go'란 노래로 돌풍을 일으킨 영화 <겨울왕국>으로 대한민국은 시끌벅적 했었습니다. 디즈니에서는 올해도 똑같은 시기에 신작 애니메이션 <빅히어로, Big Hero 6>란 영화로 돌아왔습니다. 이 작품은 1998년부터 발간되었던 동명의 마블 코믹스를 디즈니에서 영화화 한 겁니다. 극장 예매율이 압도적으로 1위이고 작년에 봤던 겨울왕국이 인상 깊던 지라 저도 궁금해서 아이들 틈에 섞여서 봤습니다. 극장에서 아이들이 까르르 넘어가던데, 중년의 어른인 저도 이 영화가 아주 재미있었어요. 감동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디즈니의 감성에다 화려한 마블의 액션과 영웅 이야기가 합쳐지니 꽤 흥미롭네요. 마블과 디즈니, 이 두 회사는 서로 추구하는 장르가 완전히 다른 회사인데,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들을 조합해 놓으니 색다른 장르가 하나 생긴 것만 같습니다.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이 그렇듯이 전 연령이 볼 수 있는 '전체 관람가'인 이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13살의 주인공 히어로(영문판에선 '히로')는 13살 나이에 이미 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천재 소년인데요, 명석한 두뇌를 가졌지만 그 재능을 이용해 불법 로봇 격투대회에서 돈을 버는 철부집니다. 반면, 히어로의 형 테디는 대학교 로봇연구소에서 사람의 건강을 돌봐줄 로봇 '베이맥스'를 만들어 동생에게 보여주자, 히어로는 불법 로봇격투대회를 그만 두고 형이 다니는 대학에 들어가겠다고 결심합니다. 그런데 그가 대학입학을 위해 로봇 시연을 보이던 날, 형 테디는 불의의 사고로 그만 세상을 떠납니다. 형을 잃은 상실감에 힘들어하는 히어로는 그가 남긴 힐링 로봇 베이맥스를 슈퍼 히어로로 개조하고 도시를 위협하는 악당을 물리치러 나갑니다. (이하, 스포 생략)

 

 

 

 

 

좌충우돌, 낄낄깔깔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슈퍼 영웅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빅히어로>가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도 따뜻하다는 겁니다. 아프다는 말만 들어도 구석에 바람 빠진 채 놓여 있던 베이맥스는 스르르 바람을 넣고 마시멜로 같은 귀여운 몸뚱아리를 뒤뚱거리며 히어로의 몸과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 줍니다. 함께 사는 가족이 아무리 따뜻하고 친절하다손 치더라도, 모든 걸 다 채워줄 순 없는 법이죠. 소년과 로봇 사이에서 일어나는 그 어떤 인간관계보다 더 인간적인 교감은 이 영화의 감동 포인트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의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마블과 디즈니의 시너지로 대단히 흥미로운 영화가 탄생했다는 걸 들 수 있겠습니다. 마블의 전매특허인 영웅과 악당의 탄생과 그 뒷 이야기는 <캡틴 아메리카>나 <스파이더맨>과 흡사하지만 아름답고 따뜻한 디즈니의 감성을 더하니 아이들에겐 꿈을, 어른들에겐 그간 잊고 살았던 어린 시절의 순수함이 되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특징을 아주 잘 살린 작품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 영화의 왜색(倭色)에 대한 비판도 있는데요, 애니의 무대가 가상 도시인 '샌프란소쿄(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일본 도쿄의 합성어)'의 거리와 건물이 일본풍인데다, 복을 불러온다는 일본 고양이 캐릭터인 마네키네고가 등장하고 친구들의 이름 또한 히로, 와사비, 타다시 등으로 일본식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게 왜 비판 받아야 할 일인진 모르겠지만, 제작사는 이런 여론을 의식해서 한국어 버전에선 주인공의 이름을 '히로 하마다(Hiro Hamada)' 대신 '히어로 아르마다(Hero Armada)'로 바꿨고, 그의 형인 '테디(다니엘 헤니 목소리)' 역시 '테디 아르마다(Teddy Armada)'로 한글 더빙해서 극장에 올리는 배려도 돋보입니다.

 

아무튼, 오랜만에 참 즐거운 애니메이션 한 편을 본 것 같은데요,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더라도 촐싹대며 일어나지 마세요.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다음, 디즈니가 마블 팬들에게 주는 작은 선물영상이 하나 올라옵니다. 아참, 그리고 한글 더빙판에서 연예인이 아니라 전문 성우를 쓴 건 정말 잘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애니메이션은 몰입감 떨어지는 연예인 말고, 전문 성우로 해줬으면 참 좋겠어요! 남녀노소 모두에게 추천합니다. 아이맥스(IMAX) 3D나 4DX도 괜찮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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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이 20개 있습니다.

      • 요즘 영화관에서 영화보는 재미에 푹 빠진 딸이 이거 보러가자고 막 졸라 대네요. 재밌다고 하던데... 그들의 상상력은 늘 부럽습니다. 울 나라에도 아이들을 위한 컨텐츠 그리고 어른들도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그런 영화 등의 컨텐츠 산업이 하루빨리 발전되었음 좋겠어요.

      • 아마 딸래미가 아주 좋아할거에요.
        아이들 좋아하더라고요. 추천합니다. ^^*

      • 제 아이들도 Big Hero 6 예고판을 보고 배꼽 잡았어요.
        특히 뚱뚱이 풍선몸에 갑옷인가 입히는 장면에서는... 푸 하하하~! ^^
        나중에 비디오로 보게 되면 우선 순위로 보려구요.
        그런데 말씀대로 예고만 봐도 왜색이 참 강하긴 하더군요. ㅡ.ㅡ;;

      • 뚱뚱한 힐링로봇 베이맥스 정말 사랑스러워요,
        노라님 아이들과 함께 꼭 보세요 ^^*

      • 영화는 잘 봤지만. 디즈니나 마블이나 왜 일본 색깔이 나는지 의구심이 들었네요. 무조건 일본이 싫다는 그런 말이 아니라. 정말 의외라는 느낌 들었거든요. 디즈니인데 말이지요. 배이맥스 참 가지고 싶은 로봇이더군요. ㅋ

      • 아마 디즈니 케릭터의 경우 일본이 훨씬 시장이 크기 때문에 그러는 것 같더라고요.
        쿵푸 팬더가 중국을 배경으로 만들어 중국시장을 노린 것 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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