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주민 만남의 장소 '화개장터' | 하동 가볼만한곳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조영남씨의 대중가요에 “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 따라 화개장터엔, 아랫마을 하동사람 윗마을 구례사람, 닷새마다 어우러져 장을 펼치네~”란 노래가 있습니다. 원래 화개장터는 전라도 구례와 경상도 하동 사람들이 모여 활발한 거래가 일어나는 재래시장이었는데요, 한때는 남원과 상주의 상인들까지 모이며 전국 7위의 거래량을 자랑하는 큰 시장이었습니다. 그러나 6.25전쟁 이후 지리산 빨치산 토벌 등으로 산촌이 황폐해지면서 이 시장도 점점 사라졌다가, 최근 2001년에 와서야 다시 복원 개장한 재래시장입니다.

 

화개장터 앞으로는 섬진강 물줄기와 냇물 길과 함께 세 갈래로 나 있습니다. 저 말리 다리 넘어는 전라남도 구례군이고, 이쪽으론 경상남도 하동군입니다. 이렇게 세 갈래의 물줄기는 섬진강에서 만나 남쪽으로 흐르면서 전라도와 경상도의 경계를 그으며 흘러갑니다.

 

 

 

 

 

 

그 옛날엔 장날이 되면 지리산 화전민들이 더덕, 도라지, 두릅, 고사리 등을 짊어지고 와 팔았고, 전라도에서는 실, 바늘, 가위 등을 가져와 팔았고, 하동에서는 섬진강 하류에서 잡은 김, 미역, 명태 등 해산물을 팔았다고 합니다. 지금은 약초와 기념품, 그리고 섬진강에서 잡은 해산물 먹거리 장터 등이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이곳에 구경오신 분들이 그 옛날 화개장터의 추억이 있진 않으시겠지만, 현대에 들어서 그 옛날 명성을 다시 찾아가는 분위기 입니다. 이 유명세는 아마도 가수 조영남씨의 역할이 지대했을 거에요.

 

 

 

 

 

 

지리산 일대에서 나온 각종 약초들은 시중에서 잘 구할 수 없는 것들도 많더군요.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나이가 조금씩 먹어가다 보니 몸에 여기저기 고장 나는 곳도 생기고해서 약초를 보니 ‘이걸 삶아 먹으면 어디에 좋을 텐데……‘ 란 생각이 번뜩 드네요. ^^*

 

 

 

 

 

 

봄 꽃이 활짝 핀 작은 화분을 파는 곳도 있네요. 우리집 마당이 완성되면 얘네들도 하나씩 사서 심어줘야겠다고 불끈 다짐해봅니다.

 

 

 

 

 

 

해외에서 여행을 오셨거나, 멀리서 구경 왔다면 빠질 수 없는 작은 기념품 가게도 있습니다. 기념품이라기 보단 작은 액세서리들을 파는 곳인데요, 꽤 예쁜 것들이 많더라고요.

 

 

 

 

 

 

작고 앙증맞은 도자기 재질의 제품들이 1-2천원 정도에 팔고 있으니 친구 열 명에게 하나씩 선물해도 얼마 들진 않겠네요.

 

 

 

 

 

 

여행객에겐 처음 보는 음식들은 사 먹어줘야 할 의무가 있는 법! 꿀떡을 천원주고 하나 사먹었습니다. 뭐 그럭저럭 달다구리하고 쫄깃한 맛이 납니다. 허기를 잠시 채우긴 괜찮네요.

 

 

 

 

 

섬진강엔 은어가 잘 잡히는데요, 은어 튀김과 쑥 튀김을 여러 곳에서 팔고 있습니다. 막걸리도 마시고 싶지만, 낮엔 술을 마시질 않으니 튀김만 무슨 맛인지 먹어 볼까요?

 

 

 

 

 

 

수조에 들어 있는 얘네들이 은어인가 본데요, 살아 있는 애들을 바로 튀기려니 좀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그래도 어쩔 수 없단다. 얘들아~

 

 

 

 

 

 

방금까지 살아 있던 은어들이 이렇게 튀김이 되어 나왔네요. 화개장터에 이걸 먹으러 오는 사람들도 꽤 많다죠. 가격은 2인분에 2만원입니다. 방금 튀겨서 따끈하고 뼈까지 잘 씹히는 생선이라 맛이 기가 막히네요. 막걸리 한 잔 생각이 간절하지만 튀김만 먹고 다시 출발~

 

 

 

 

 

 

은어튀김을 먹고 다리 아래의 섬진강 구경을 잠시 내려왔습니다. 정확히 4년 전 이맘때쯤에 이곳을 다녀갔었는데, 강 옆에 버려진 배들도 똑 같은 위치에 똑 같은 배가 그대로 있군요. 시간이 멈춰진 건지 더디게 가는 건지, 조용히 남쪽으로 흘러가는 강물에서 지난 4년간 나만 늙어 버린 건지 묘한 감정이 밀려옵니다.

 

 

 

 

 

 

강 바닥엔 물이 흐르지 않는 틈을 타 작은 생명들도 자라고 있군요. 아주 작은 꽃들인데, 마치 장미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군요. 어디서든 생명을 틔우려는 자연의 집요한 힘에 또 한 번 놀랍니다.

 

 

 

 

 

 

하동은 주변 구례나 광양에 비해 볼 거리가 참 많은 도시에요. 바로 옆 광양에는 매화축제가 열리기도 하지만, 그보다 봄 벚꽃이 필 무렵엔 하동 쌍계사 방향으로 5km정도의 길가에는 벚꽃이 늘어선 ‘십리벚꽃길’이 있어 일대 장관을 이루기도 합니다. 꽃구경하는 하동여행코스에서 또한 빼먹을 수 없는 곳이 화개장터가 아닐까 싶은데요, 봄철 매화축제 기간엔 차가 조금 막히겠지만, 그래도 하동여행에선 꼭 다녀와야 할 곳입니다. 몸에 좋은 약초도 조금 사 들고, 은어튀김과 막걸리 한 잔으로 여러분의 여행이 풍족해질 거에요.

 

 

하동, 광양, 구례여행기 5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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