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식 정통 메밀국수와 우동 맛집, 방배동 '스바루'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집 짓는 문제로 요즘 건축사님들과 회의가 잦아 나들이를 자주 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일본식 정통 메밀국수(소바)와 우동 맛집을 한 곳 소개해드릴께요. 이곳은 최근 정준하씨가 진행하는 '식신로드'에 나와서 세간에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인데요, 방송 보고 저도 맛이 궁금해서 찾아가 봤습니다. 사실 이곳을 굳이 일부러 찾아갔다기 보다는 건축사 사무실이 이 근처에 있어 겸사겸사 찾아갔다고 해야겠네요. 제가 먹어보니 맛이 꽤 괜찮던데 다음엔 건축사님들 모시고 한 번 와야겠습니다. 그나저나 카메라를 두고 와서 사진은 모두 아이폰5로  담았습니다.

 

요즘 이 동네가 '방배사이길'이라 부르며 새롭게 뜨는 핫플레이스라고 사람들이 말하던데, 제가 볼 땐 식당 몇 개 있고, 갤러리 조금 있는 그냥 동네 골목입니다. 아무튼 새롭게 이름을 지어내서 쓸데없이 큰 의미를 부여하는데 능력들이 탁월하십니다. ㅎㅎㅎ 아무튼 주차는 그냥 가게 앞에 길가에 하면 되더라고요. 별다른 주차장이 있어 보이진 않았어요.

 

 

 

 

 

 

와, 메뉴판을 보니 메밀국수의 종류가 아주 다양하네요. 우동도 마찬가지고요. 전 근데 소바는 깔끔한 걸 좋아해서 쯔유에 담궈 먹는 자루소바만 보통 먹으니 여기서도 자루소바 하나랑, 우동은 냄비우동으로 하나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각각 11,000원과 12,000원입니다. 가격은 조금 비싼 감이 없지 않은데요, 먹어 보면 다들 이해하시리라 생각됩니다.

 

 

 

 

 

 

스바루가 유명해진 이유는 이 자루소바 때문이에요. 위 사진은 양을 보통으로 주문한 겁니다. 배를 채워줄 다른 반찬이 없다보니 이것만 먹으면 배가 안부를 수 있어요. 배가 좀 고프시다면 대(大)자로 주문해서 드셔야할 거에요. 메밀국수는 모든 메뉴 대자로 주문하면 5,000원이 추가되더군요. 그런데 전 남자지만 그럭저럭 보통도 먹을만 하더라고요.

 

 

 

 

 

 

메밀국수의 때깔이 한국식과는 조금 다르죠? 보통의 식당에서는 거무튀튀한 색깔의 색소를 넣고 밀가루가 많이 들어 있어 쫄깃하고 탱글탱글한 소바면이 나오는데요, 스바루에는 희멀건한 것이 뭔가 밋밋해 보입니다. 그런데 이건 메밀을 90% 함유하고 있고 색소를 넣지 않아 면발에 찰기가 없고 햐앟게 보이는거에요. 이게 진짜 제대로 된 메밀면이에요!!! 그리고 면 또한 이곳에서 직접 수타로 뽑아낸다고 하네요. 그래서 소바 메뉴는 매일 일정량만 한정판매 하고 있더군요.

 

 

 

 

 

 

쯔유에 넣을 각종 양념들. 방금 갈아 나온 무와 생와사비라 신선한 느낌이 팍팍 나네요.

 

 

 

 

 

 

다른 식당의 쯔유는 달콤하고 짭쪼롬한 것이 보통인데요, 이곳은 전혀 달콤하거나 짭쪼롬하질 않아요. 아마도 구수하고 약간 씁쓸한 메밀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면이 메밀 90%를 함유하고 있어 찰기가 없어 잘 끊어지더라고요. 얼마만에 제대로 된 메밀면을 먹어보는지 기쁜 마음으로 먹었어요. 그런데 초딩 입맛을 가진 분들은 그냥 우동을 드시는 게 좋습니다.

 

 

 

 

 

이 물은 메밀을 삶은 물인데요, 쯔유에 담궈 드시거나 보리차처럼 컵에 담아 후루룩 마셔도 구수하고 맛있어요.

 

 

 

 

 

 

두 번째 음식은 냄비우동입니다. 냄비가 생각보다 커서 이게 보통을 주문했는데도 양이 제법 많더라고요. 대자로 드실 분들은 3,000원을 더 내면 곱배기로 나옵니다. 매콤한 걸 좋아하시는 사람들은 화면 아래에 보이는 시찌미를 듬뿍 쳐(?) 먹으면 되겠네요.

 

 

 

 

 

 

우동맛은 많이 달지 않고 대파의 달콤함 정도 느껴지고요, 간장과 해산물소스 정도의 짭쪼한 감칠맛이 있네요. 속에는 대파와 표고버섯, 그리고 각종 모양의 어묵과 큼직한 죽순이 들어 있어요. 우동 국물이 밴 죽순의 맛은 꼭 고구마 같은 신기한 맛이 납니다.

 

 

 

 

 

 

제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 달걀은 더 익기 전에 미리 꺼내어 놓고~

 

 

 

 

 

 

면빨의 맛을 보니, 오호~ 정말 제대로 쫄깃합니다. 수타로 직접 다 뽑아서 그런지 비뚤빼뚤한 게 쫀득 짭쪼롬한게 맛있네요. 제가 일본에 잠시 살았던 적이 있는데, 그때 집 앞에 있던 우동집에서 먹던 그 맛과 비슷합니다. 우동 좋아하시는 분들은 눈에 하트 뿅뿅 달 듯...

 

 

 

 

 

 

메밀국수(소바)는 미리 만들어 두면 다음 날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그날 그날 만들어서 파나봐요. 늦게 가면 아마 다 팔리고 없을 수도 있겠네요. 뭐, 그렇다면 더 맛있는 우동 먹으면 되니까요 ㅎㅎㅎ 구수한 것이 좋다면 '자루소바', 달콤 짭쪼롬한 것이 좋다면 '냄비우동' 추천합니다. 초딩입맛인 분들은 '자루소바'는 정신건강에 좋지 않아요~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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