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는 도시간 이동을 전문으로 하는 버스회사가 여러 곳이 있어요. 그 중에서 가장 믿을 만 하고 주요 도시마다 중심지에 있어 찾아가기도 쉬운 '신투어리스트(The Sinh Tourist)'란 회사가 있습니다. 신투어리스트는 주요 도시간 이동을 할 수 있는 '슬리핑버스(Sleeping Bus)'를 운영하고 있고, 각 도시마다 여라가지 투어 상품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서 배낭여행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없어서는 안되는 꿀같은 존재가 되겠습니다. 저는 이번 여행에서 도시간 이동을 신투어리스트와 풍짱, 이렇게 두 곳을 이용해봤는데 결론만 말씀드리면 신투어리스트가 더 편리하더라고요. 각종 투어 상품도 바가지 없이 정직한 가격에 판매하기 때문에 믿고 이용할 수 있습니다. 호이안(Hoi An)에서는 미손(My Son)투어 갈 때 사용했었는데, 정말 만족스러웠어요. 길거리에 난립한 여러 투어 가게들도 가격이 어떻게 되나 궁금해서 들어가 봤는데, 온통 바가지 씌우려는 상점들 밖에 없고, 깍아준다는 가격 보다도 신투어리스트가 오히려 더 저렴합니다.
후에의 첫날 아침, 제일 먼저 이번 베트남여행 일정에서 도시간 이동을 위해 버스를 미리 예약하러 신투어리스트를 찾아 갑니다. 체리시호텔에서는 걸어서 1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라 그리 힘들지 않아요.
처음엔 한국에서 사가지고 간 여행책자의 지도를 보고 가는데, 아무리 봐도 거기 없는 거에요. 그래서 스마트폰의 구글 맵을 켜서 찾아보니 엉뚱한 곳에 있더라고요. 근데 구글맵도 업데이트 되는 시간차가 있어 틀린 것도 종종 있더라고요. 틀린 지도는 제가 조금씩 수정해서 정확한 위치를 알려드리도록 할게요.
커다란 올림픽 마크를 달고 있는 저 건물이 보인다면 후에(HUE) 신투어리스트를 제대로 찾아오신 겁니다.
위치를 지도를 보시고 잘 확인하세요. 제가 묵고 있는 체리시호텔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걸립니다.
이곳에선 그 도시에 있는 각종 투어상품을 팔기도 하고, 도시간 이동하는 슬리핑버스를 예약할 수도 있고, 우리나라 고속버스 택배 같은 화물만 보낼 수도 있어요. 여행 중에 몸은 따로가고 화물을 보내야할 일도 종종 있을 수가 있는데, 그럴 때 이용하면 저렴하고 믿을 수 있는 곳이에요. 특히, 여행 중에 무거운 짐을 맡길 곳이 없다면 가까운 신투어리스트 찾아가서 짐만 잠시 맡기셔도 됩니다. 짐 잠시 맡기는 건 돈을 받지 않더라고요.
슬리핑버스는 자리를 지정할 수도 있으니 맘에 드는 곳을 선택하세요. 1층도 있고, 2층도 있습니다.
저는 일단 후에에서 호이안으로, 호이안에서 나짱으로, 그리고 나짱에서 무이네로 가는 버스를 모두 예약해버렸습니다. 날짜가 모두 다르고 타는 곳도 다르지만, 전국 어디서든 다른 곳의 버스와 좌석을 미리 예약할 수 있어 참 편리하더라고요. 무이네에서 호치민으로 돌아오는 버스는 풍짱(Phuong Trang)버스를 타고 왔습니다. 각 도시마다 이동하는 자세한 사진은 그때 다시 보여드리기로 하고요.
버스 가격은 후에 → 호이안 99,000동(5천원), 호이안 → 나짱 249,000동(12,500원), 나짱 → 무이네 99,000동(5천원)입니다. 근데 이 가격은 미리 예약할 때 할인해주는 가격이고요, 당일날 예매하게 되면 3만동 정도 더 올려 받더라고요. 전 2일~8일 정도 전에 예매를 했더니만 할인된 가격에 주더군요. 이미 일정을 계획하고 오셨다면 미리미리 가셔서 예매하시는 게 훨씬 저렴한 가격에 버스표를 예매할 수 있답니다. 근데 언제까지가 할인된 가격에 주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호이안 가는 버스는 이틀 전이었고, 나짱가는 버스는 5일 전이었고, 무이네 가는 버스는 8일전에 한꺼번에 예매해서 좀 애매하긴 하네요.
버스를 타실 때는 출발 20분 전쯤에는 미리 와서 바우처를 보여주고 티켓팅을 하시는 게 좋아요. 만약 출발 직전까지 티켓팅을 하지 않으면 안온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에게 그 표를 팔아버릴 수도 있으니 미리와서 표를 받으시는 게 좋습니다. 표를 받으면 짐표도 함께 주는데, 잃어버리지 말고 짐에 걸어 주셔야 내릴 때 표와 비교해서 짐을 확인하고 짐을 내어 줍니다.
베트남의 슬리핑버스에서는 대부분 와이파이가 터집니다. 그런데 복불복인 것 같더라고요. 어떤 버스는 아예 와이파이가 없었고, 또 어떤 버스는 와이파이는 잡히는데 인터넷이 안되고, 또 어떤 버스는 인터넷이 되긴 하는데 아주 느린 속도로 되더라고요. 아무튼 한결같이 원활하게 잘 되는 버스는 없으니 그냥 없는 셈 치고 공항에서 산 유심칩을 적극 활용하세요.
버스는 1층과 2층으로 되어 있는데, 게스트하우스 도미토리와 흡사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둘다 장단점이 있는데 1층은 앉고 내리기가 편하지만 2층 오르내리는 사람과 지나가는 사람의 발냄새가 좀 난다는 것과, 2층은 그런 고통은 없지만 오르내리기가 조금 힘들고 불편합니다. 왜냐면 버스 안에서는 신발을 비닐 봉투에 넣고 맨발로 다녀야 하거든요. 1층 반대편에 앉아 있는 중국 아가씨 맨발이 보이시죠? ㅎㅎㅎ
의자는 뒤로 거의 완전이 제쳐서 누워갈 수 있고, 길이는 키 180이 넘지 않는다면 발을 일단 뻗을 수는 있어요. 제 키가 177인데 발끝을 펴면 저렇게 닿일 정도네요. 그런데 안의 공간이 좁아 발을 세로로 세울 수는 없고 팔자걸음 처럼 발을 벌려야 뻗을 수 있다는. 그리고 버스에서 가장 좋은 자리는 1층 제일 앞쪽 자리에요. 거긴 내리기도 쉽고 버스 앞을 시원하게 보면서 갈 수 있는 장점이 있긴 한데요. 그런데 자리가 다른 곳보다 10cm가 짧아요. 그래서 키가 160 정도라면 추천합니다.
의자를 위로 세우면 금고 같은 공간이 있는데, 이곳에 뭘 넣어두고 의자를 뒤로 제쳐두면 잠을 잘 때 누가 빼가진 못하겠죠? 그런데 이것도 주의하셔야할 게 뒷자리 발 뻗는 곳을 확인하고 물건을 넣어야 되요. 어떤 버스는 뒷자리에서 발 뻗는 곳과 사물함 칸막이가 뚫려 있어 짐을 넣는 순간 뒷사람에게 헌납(?)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는 것~
중간 라인에 앉으면 절대 볼 수 없는 베트남 길풍경을 구경하며 누워서 가는 맛이 꿀맛입니다. 버스에 타면 생수를 한병씩 나눠주기 때문에 목마를 일도 없어요~
근데 베트남의 고속도로는 대부분 우리나라 국도와 비슷해요. 오토바이도 자전거도 함께 달리는 곳이라 버스가 빨리 달리질 못해요. 보통 60-70km/h 정도로 느리게 달리던데, 덕분에 후에에서 호이안까지는 130km 밖에 안되는 거리지만 버스로 4시간을 달려가야 한다는...
달리다 보면 가끔 국도변에서 화장실도 가고 밥도 먹을 수 있도록 휴게소에 20분 정도 차를 세워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제가 배냥여행을 하면서 느낀 점은 한국인과 일본인은 패키지여행을 더 많이 오시나 보더라고요.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베트남 중남부를 14일간 대중교통으로 돌아다니면서 같은 버스를 탄 한국인과 일본인은 한번도 본 적이 없었어요. 전부 서양인이거나 중국인들 밖에 없더라고요.
휴게소에서 먹을만한 음식은 우리나라 찐빵 같은 만두를 파는데, 그게 맛이 기가 막힙니다. 이건 '반바오(Banh bao)'라는 음식인데요. 중국의 전통 만두빵인 바오쯔(包子)와 같은 종류에요. 안에는 고기가 들어 있는데 정말 맛있어요. 가격은 15,000동(750원)입니다.
위 표는 각 도시별 신투어리스트 버스 시간표에요. 배낭여행 준비중이시라면 이 표를 꼭 참고해서 언제 어디로 이동할지 미리 정해놓고, 표도 미리 다 끊어 놓으시면 두번 걸음 안해도 되고 참 좋습니다. 물론 일정이나 자리 변경할 때는 가까운 신투어리스트 가시면 당일에도 변경 가능합니다. 표에는 가격이 없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할인된 가격인 후에 → 호이안 99,000동(5천원), 호이안 → 나짱 249,000동(12,500원), 나짱 → 무이네 99,000동(5천원) 줬습니다.
혹시 글자가 작아 보시기 힘들다면 아래 PDF 파일을 다운받아 사용하시면 됩니다.
여행팁
- 신투어리스트 버스표 예매는 최소 3일 전에 예매하시면 3만동(1,500원)정도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습니다.
4편 '베트남 택시와 버스탈 때 주의할 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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