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여행 #12 후에 - 시티투어3. 무술쇼와 수공마을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오늘은 후에 시티투어를 가면 원하든 원치않든 어쩔 수 없이 가야만 하는 두 곳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이곳은 글을 쓸까 말까 참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제가 만다린 카페에서 시티투어 반나절코스로 끊었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보여드려야할 것 같아서 보여드립니다. 제가 해외여행을 꼭 배낭여행이나 자유여행을 가는 이유가 가고 싶지 않은 곳까지 돈 내고 가야하는 불편함이 싫어서 그랬는데, 시티투어 또한 무술쇼나 상점에 데리고 가서 돈을 쓰게 만들더라고요. 이런 불편함을 알고 있었지만 교통이 편리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하긴 했지만, 오토바이 타고 시간을 스스로 조절하며 다니실 분들은 그렇게 하시는 게 더 좋은 방법이 되겠습니다.


카이딘 황제릉을 구경하고 뜨득 황제릉으로 가는 길, 어느 시골 마을을 지나다 갑자기 버스가 멈춥니다. VOKINH VAN AN 이란 간판이 있는 곳으로 우리를 안내하더라고요. 프로그램 가이드에 Performing Program 이라고 적힌 게 있어서 뭔가 공연이 하나 있나보다 했는데 이곳인가 보네요.







숲길을 조금 들어가니 공연장이 나오네요. 그런데 무술쇼 공연은 옵션 사항이라 내키지 않으면 보지 않으셔도 돼요. 가격은 $2(5만동, 2,500원)으로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지만, 보지 않으면 그다지 시원하지도 않은 버스 안에서 공연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해서 어쩔 수 없이 보시게 될 겁니다. 공연시간은 약 20분 정도 하는 것 같네요.








가이드의 설명으로는 쿵푸와 유사한 베트남 전통 무예라고 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그렇게 박진감 넘치는 것 같지도 않고 인상적이지 않네요.








그냥 가이드 수익을 위한 그런 공연인 것 같더라고요. 공연의 수준은 조금 낮아요. 수원 화성행궁 신풍루 앞에서 하는 무료공연 '무예24기'가 훨씬 더 박진감 넘칩니다.








어쨌든 수고하셨으니 약간의 팁을 넣고, 







원하는 사람은 함께 사진도 찍을 수 있는데, 온 몸이 근육으로 된 흑형은 완전 신났어요. 서양인들에겐 동양의 이런 무술이 굉장히 흥미진진한가 봅니다. 무술공연 좋아라 하시는 분은 그럭저럭 볼만한지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사실 돈이나 시간이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뜨득 황제릉을 가기 위해선 다시 국도를 조금 더 달려야하는데, 이번엔 침향(Incense Stick)과 베트남 전통모자인 논(Non)을 만드는 수공마을에 잠시 들렀다가 갑니다. 무술공연이나 수공마을 방문은 원래 프로그램에 계획된 사항이라 어쩔 수 없이 가야해요. 별로 살게 없다면 차에서 안내리셔도 됩니다만, 잠시 구경은 할만하더라고요.







이런 기념품을 직접 만들어 파는데, 가격이 그리 착하지 않더라고요. 한국에 가져갈 기념품이나 이런건 나중에 호치민의 재래시장에서 사시는 게 가장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해요. 그 이야기는 다음에 조금 자세하게 알려드릴게요.








이걸 침향이라 그러죠? 불붙이면 타들어 가면서 좋은 향기가 나는 막대기요. 이걸 어떻게 만드나 했는데 직접 손으로 비벼 만드네요. 밀가루 반죽 같은 걸 나무 막대기에 비벼서 동그랗게 만들더라고요.






그리고 다양한 논을 여기서 직접 만들기도 합니다. 아무 무늬없는 것은 $1달러 정도 하고, 무늬가 있는 건 $2~$3 정도 하는데, 만드는 곳이 오히려 더 비싸게 팝니다. 누구나 다 알듯이 이런 곳은 가이드 수익 때문에 비싸게 파는 거기 때문에, 기념품은 재래시장에서 흥정하면서 사시는 게 좋습니다.







크기가 다른 5개의 작은 논을 매달아 놓은 거거, 정말 귀엽죠? 저건 저도 베트남에서 하나 사왔어요. 물론 여기서 산 건 아니지만, 재래시장에서 $5달러를 부르길레, 흥정 끝에 $2달러(5만동, 2,500원)에 샀습니다.







사진이 갑자기 밤이 되었네요. ㅎㅎㅎ 원래 사진의 길거리 식당은 체리시호텔에 묵는 첫날 밤에 나와서 먹었던 곳인데요,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이제야 발견해서 무술쇼 뒤에 잠시 보여드릴게요. 저와 같은 경로로 후에여행을 오셨다면 어차피 오늘 밤도 체리시호텔에 묵어야하니 뜬금없지는 않겠죠? ^^*






후에 체리시호텔 바로 뒷 골목은 외국인은 하나도 없고 베트남 현지인만 있는 식당과 작은 구멍가게들이 있어요. 길거리에서 앉아 먹는 것도 재미날 것 같아 두리번 거리는데, 어린 아이를 든 남자가 보이길레 여기서 먹기로 결정!







테이블 위에는 메추리알과 바나나 잎을 묶은 뭔가가 있네요. 베트남은 물도 공짜가 아니기 때문에 이걸 먹으면 당연히 돈은 지불해야 합니다.







뭔가 궁금해서 바나나 잎을 하나 까보니 안에 떡 같은 게 들어 있어요. 먹어보니 쫀득한 해물맛이 나는데, 우리나라 짭쪼름한 어묵과 비슷한 맛이네요. 하나 까면 두 개가 들어 있으니 싸우지 말고 하나씩 사이좋게 나눠드세요. ㅎㅎㅎ







그리고 쪼그리고 앉아 뚝딱뚝딱 만들어 낸 쌀국수. 이름은 저도 뭔지 모르겠어요. 주인장이 베트남 말 밖에 할 줄 몰라 손발짓으로 주문했거든요. ㅎㅎㅎ







제가 베트남에서 먹은 쌀국수들은 대부분 소고기나 닭고기가 들어 있거나 소고기로 만든 완자가 들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여긴 생선살을 올려 주더라고요. 이게 생각보다 독특하고 맛있네요. 면도 투박하게 자른 쌀국수라 제대로 베트남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가격은 한꺼번에 계산해서 쌀국수만 얼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바나나 잎에 싼 어묵 같은 것 포함해서 3만동(1,500원) 입니다.







부른 배를 쓰다듬으며 호텔로 들어가는데, 구멍가게가 문을 닫고 있군요. 가게 입구에 매달아 놓은 알록달록하고 길다란 게 사탕인 줄 알고 한 줄 사먹어 보려고 갔더니만, 저건 전부 비누나 삼푸더라고요. ㅎㅎㅎㅎㅎ 그래서 할 수 없이 맥주와 과자를 조금 사서 호텔로 들어갑니다.







베트남 물가를 동네 구멍가게에서 제대로 느끼고 왔어요. 후다(Fuda)맥주는 후에에서만 먹을 수 있는 지역 술인데, 한 캔에 가격이 1만동(500원) 정도 합니다. 대형마트 가면 400원 정도 하더라고요. 저 맥주가 특히 여성들이 정말 좋아할 맛이에요. 맛이 정말 깔끔하고 상쾌한 맛입니다. 그런데 알콜은 한국과 비슷하게 들어 있는데 3캔을 연거푸 마셔도 술이 안취해요. 내가 술이 엄청 쎄졌나?


그리고 담배값도 참 저렴합니다. 555담배는 1,500원 정도 하는데, 제법 고급담배에 속하죠. 베트남에서 숫자 555는 '남남남'이니 전 남남남 담배라고 불렀어요. 근데 베트남 사람은 그렇게 안부르더라고요. ㅎㅎㅎ







그런데 과자 과대포장은 베트남도 심각합니다. ㅎㅎㅎ 이 과자 한봉지 가격은 한국 돈으로 150원~200원 정도 준 것 같은데, 봉지를 까니 누가 먹다 남긴 것 처럼 바닥에 조금만 있어요. 이거 저 하나도 안먹고 까자마자 찍은 사진이에요.^^*  맥주 한 캔당 과자 한봉지씩 먹을 수도 있겠네요!


제가 베트남 중남부 여행 중에 가장 물가가 싼 도시가 바로 '후에(HUE)'엤어요. 현지에선 '훼'라고 발음합니다. 식당도 그렇고 택시도 그렇고, 심지어 우리나라 홈플러스 같은 대형마트도 후에가 가장 싸더라고요. 그런데 한국 여행자들에게 후에는 '가도 후회, 안가도 후회'라는 말이 있죠. 베트남의 고도(옛 수도)인데다 왕궁, 황제릉까지 몰려 있어 안보면 뭔가 후회할 것 같고, 그렇게 다 둘러보고 나면 뭔가 조금 아쉬운 것같고 그렇습니다. 그런데 후에를 거쳐 다른 도시를 여러 곳 돌아다니다 보면 후에가 자꾸 생각나시게 될 거에요. 매력이 있는 곳은 틀림 없습니다.



13편 '뜨득 황제릉' 계속... (연재중)



이미지 맵

언젠간날고말거야

언젠간날고말거야™의 여행블로그. 국내여행기, 해외여행기, 영화리뷰 등을 다룹니다.

    ✔ '세계여행/베트남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