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갈비 하면 춘천이 떠오르지만 홍천 또한 닭갈비로 굉장히 유명한 곳이죠. 홍천 은행나무숲을 짜릿하게 감상하고 설악산 가는 중간에 오래된 닭갈비집이 있어 들렀습니다. 타 지역에서도 유명한진 모르겠지만 홍천 시내에서 물어보니 '옥수닭갈비'를 추천하더라고요. 1969년에 생겼으니 이제 47년이 된 식당이네요. 세월에 걸맞게 맛도 있어야 할텐데, 어떤지 들어가 볼까요~
단층 건물에 위로 건물을 덧대어 만든 오래된 건물이네요. 위치는 홍천읍내 대로변에 있는데, 자세한 건 글 하단 약도를 참고하세요. 큰 길가에 무료 노상주차장도 있어 차 세우기 그리 어렵지 않더라고요.
메뉴는 딱 뼈없는 닭갈비랑 닭내장 밖에 없네요. 근데 닭내장이 닭갈비와 가격이 같네요? 먹어보진 않았는데 그것도 맛있으니 메뉴로 걸어 둔 거겠죠? 제가 어릴 적만 해도 소나 돼지곱창은 뒷골목에서 저렴하게 먹는 술안주였는데, 이젠 살보다 더 비싸잖아요. 닭도 그런가, 아무튼 어떤 음식인기 궁금하긴 하네요. 다음엔 꼭 도전~
동치미, 캬~ 얼마만에 보나요. 쌀쌀해지면 얼음 동동 띄운 동치미가 더 맛있어지지요! 새콤달콤한 게 매운 닭갈비랑은 참 잘 어울립니다.
밑반찬은 요정도. 저기 끝에 양념장 보이시죠? 저게 고추장 맛도 나고 된장 맛도 나고 아무튼 매콤구수한 오묘한 맛인데, 양파 찍어 먹으면 기가 막힙니다. 그리고 닭갈비가 약간 심심하다 싶으면 저기에 찍어 먹으면 맛이 확 살더라고요.
닭갈비 2인분이 솥뚜껑 뒤집어 놓은 것 같은 팬에 나왔네요. 한번 초벌을 해서 나와서 조금만 더 익히면 됩니다. 양이 적어 보이지만 뼈를 다 발라 놔서 양이 적은 건 아니더라고요.
닭에 무슨 짓을 하셨는지 살은 완전 야들야들하고 양념 맛도 강하진 않지만 은근한 맛이 기가 막힙니다. 닭갈비는 춘천에서도 몇 번 먹었었는데 전 홍천이 더 맛있게 느껴지더라고요. 매운 고추를 썼지만 많이 맵진 않고, 많이 달지도 않아 숙성된 닭 본연의 맛을 최대한 느낄 수 있는 식당이네요.
조금 먹다 보니 고민에 빠졌습니다. 다 먹고 밥을 볶을까, 아님 지금 우동사리를 넣을까... 언제나 선택은 와이프의 권리. 그런데 어차피 자기가 먹고 싶은 걸 주문할 거면서 나한텐 왜 물어보지? 아무튼 그녀가 우동사리가 먹고 싶다고 해서 넣었습니다. 여긴 참 좋은게 처음 나올 때부터 볶고 뒤집고, 먹기 좋게 직원이 다 만들어 줍니다. 제가 주걱을 드는 순간 달려와서 이래저래 뒤집어 주고 그러네요.
닭갈비 한쌈 하실래예? 보통 시골에 있는 음식점은 불친절하다기 보다는 친절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여긴 웃는 얼굴로 음식 장만 싹싹 해주시고 친절하더라고요. 맛도 굉장히 좋아서 만족하고 먹은 식당입니다.
밥을 먹었고 원래의 목적지인 설악산으로 달려 가던 중 만난 무밭. 홍천 외곽에 무밭들이 아주 많더라고요. 지금 딱 수확철인데 수확하고 상품성이 없는 것들은 바닥에 다 버려 놨어요!!!
무밭에 감자도 같이 키우는지 무와 감자가 마구 뒤엉켜 흩어져 있어요. 밭 주인에게 바닥에 널부러진 것들은 가져가도 되냐고 물어보니 다 가져가라고 하시더라고요. 굿~
그런데 이래저래 뒤지다 보면 상태 괜찮은 것들도 종종 있어요. 조금 상처 났지만 먹기엔 아무 지장이 없는 무가 밭에 가득가득합니다.
곰발바닥처럼 생긴 것도 있네요. ^^* 이날, 시장 갈때 가지고 가는 큰 가방에 무와 감자를 가득 가지고 왔어요. 배가 너무 불러 산에 오를 순 있을까 싶었는데, 이렇게 소화도 하고 재미나네요. 아무튼 수도권에서 설악산 단풍구경 가신다면 홍천을 지나 가실텐데 중간에 들러 닭갈비 한점 드시고 가세요. 꼭 옥수닭갈비가 아니더라도 오래된 식당이 종종 있는 곳이니까 맛난 곳 많이 있을 거에요~
홍천, 속초여행기 3편 계속... (연재중)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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