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들이 휴가 나오면 가장 먼저 가는 곳이 어딘지 아시나요? 바로 중국집입니다. 군대에서도 배식에 짜장면이 가끔 나오긴 하지만 수백, 수천 명의 식사를 한꺼번에 만들다 보니, 군대 짜장면은 팬티 고무줄 씹는 맛이라는 웃지 못 할 이야기도 있죠. 일상에서는 언제든 먹을 수 있으니 그 중요함을 몰랐는데, 내무반에 갖혀 살다 보면 짜장면이 왜그리 먹고 싶은지 몰라요. 오래 전 이야기입니다만, 저도 군대에서 한 덩어리가 된 질긴 짜장면을 먹어 본 기억이 있습니다. 강원도 인제군에는 군부대가 많은데, 이곳에 군인들에게 인기있는 '일미반점'이란 중국집이 하나 있어요. 이 동네에서 근무한 군인이라면 누구나 잘 알 거에요. 특히 철판짜장면이 그렇게 맛나다는데, 들어가 볼까요~
큰 길가도 아니고 작은 골목 안에 위치해 있네요. 인제터미널에서 그리 멀지 않기 때문에 고향가는 버스 예매하고 여기서 밥을 먹나 봅니다.
메뉴판은 보통의 중국집과 별반 다를 바가 없네요. 저는 철판짜장 소(小)자 하나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14,000원이네요. 그나저나 휴가 나와서 짜장면에 탕수육에 고량주 한잔 걸치고 집에 가는 버스에 오르면 정말 행복하겠네요. ㅎㅎㅎ
이게 철판짜장이에요. 광각으로 담아서 그리 커 보이지 않지만 군대 앞이라 그런지 실제로는 제법 양이 많아요. 소자 하나 시키면 3명이서 배부르게 먹을 수 있을 거에요.
윤기가 정말 좔좔 흐릅니다. 여긴 무슨 기름을 쓰는지 첫 맛이 아주 고소해요. 제 생각으로는 돼지기름을 쓰시는 것 같은데, 윤기 좔좔 몇 번 안씹어도 목구먹으로 그냥 소로록 넘어가 버립니다.
독특한 건 철판이라 아래에 불을 켜 두고 데우면서 계속 먹을 수 있어요. 불을 아주 작게 켜 놔서 타지 않고 끝까지 따뜻하게 먹을 수 있어 참 좋더라고요. 양이 많아 조금 먹다 보면 나중엔 식을텐데, 이거 아이디어 괜찮네요. 다 먹을 때까지 퍼지지도 않고 따끈따끈하니 좋~습니다.
이날, 차가 막힐 시간이라 미리 밥을 먹고 가려고 인제로 들어왔는데, 먹성으로 치면 우주 1,2등을 다투는 우리 부부가 철판짜장 소짜를 하나 다 못 먹었습니다. 물론 요 앞에서 호떡을 하나씩 먹고 오긴 했지만... ㅎㅎㅎ
짜장면을 고소한 기름에 볶아 향도 맛도 참 좋은 중국집이었어요. 면발도 적당히 쫀득하고 다 먹을 때까지 따끈따끈해서 더 좋습니다. 주인장이 언제나 배고픈 군인들을 위해 양도 많이 주시고, 노인들을 위해 무료 짜장면 급식도 하신다니 맘씨도 참 고운 식당입니다. 인제여행 가시거나, 속초 등지로 여행가신다면 이 근처를 지나게 될 거에요. 한번 들러보세요. 군인들이 왜 격하게 충성하는지 알거에요. ^^*
<찾아가는길>
✔ 댓글이 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