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의 산정호수. 사방으로 높은 산들에 둘러 쌓여 있어 마치 요새같은 느낌이 드는 곳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이 찾지만, 한때는 서울에서 가까워서 데이트 코스로 인기가 많았던 곳이었죠. 깊은 산 속에 숨어 있어 그런지 이곳은 겨울이면 호수 전체가 꽁꽁 얼어 붙는데요. 얼마나 두껍게 얼음이 어는지 호수 위로 사람은 물론 트랙터도 다니고 그럽니다. 호수 위에서 얼음 놀이도 할 수 있고 재미난 곳이더라고요. 꽁꽁 얼어붙은 호수 위를 한번 걸어 볼까요~
대체 얼음이 얼마나 두껍게 얼었길레, 물 위로 트랙터가 그것도 오리를 10마리나 끌고 다닐까요! 겨울 산정호수는 썰매축제란 걸 하는데, 눈 위에서 놀 수 있는 게 많이 있더라고요.
원심력 때문에 오리들이 이리저리 날아 다니던데, 이거 정말 재미나겠네요 ㅎㅎㅎㅎ
호수 바로 옆엔 겨울이라 썰렁하지만 산정랜드란 곳도 있어 놀이 시설도 조금 있어요. 인천 월미도 같은 느낌입니다.
저기 멀리 보이는 산이 명성산인데, 큼직한 바위 모양으로 굉장히 멋진 풍경입니다. 산정호수 둘레길은 호수 옆으로 바짝 붙어 걷는 길인데요. 4km 정도로 그리 길지 않고 완만하기 때문에 한바퀴 돌아 원점으로 오는데 대략 1시간 정도 소요되는 쉬운 코스입니다. 자, 출발~
온통 눈밭이라 어디가 땅인지 모르겠죠? 지금부터 보실 모든 하얀색 바닥은 전부 얼어붙은 호수랍니다. 산정호수 아랫쪽엔 조각공원이 작게 있는데, 그 중 가장 인상깊은 작품입니다. 깊은 호수에서 사람이 올라오는 듯한 이 조형물은 최평곤 작가의 '무제'란 작품입니다. 할 말이 많았을 것 같은데 왜 '제목 없음'을 제목으로 정했을까요?
여긴 둘레길을 조금 걸어 호수의 가장 남쪽 풍경입니다. 저 멀리 해발 920미터가 넘는 명성산이 보이네요. 아까 처음에 봤던 뒤에 오리 10마리 매달고 있던 트랙터가 여기까지 와서 아낙네들의 비명소리를 한바탕 내뿜고 지나갑니다. 얼음이 차가 지날 수 있을 정도로 꽁꽁 얼긴 했나 봐요. 사람도 많이 걸어 다니더라고요.
호수 남쪽 폭포 주변에는 해외 리조트 조식당 처럼 생긴 큰 정자가 하나 있어요. 여길 '김일성 별장터'이라 부르던데, 한국전쟁 때 여기서 김일성이 건물을 짓고 묵었던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이 위치는 38선보다 북쪽에 있는데 한때는 북한의 소유지였다고 합니다.
김일성 별장터 바로 옆은 호수의 물이 빠져나가는 곳 '낙천지 폭포' 입니다. 폭포 위에 있으니 그 모습을 볼 수 없어 안타깝네요. 저기 멀리 보이는 건물이 아마 한화리조트 일거에요.
이제 호수 위로 걸어가는 코스입니다. 원래는 이 데크길이 물위에 동동 떠 있어서 무서우면서도 재미난 곳인데, 지금은 꽁꽁 얼어붙어 움직이질 않네요.
겨울에는 둘레길을 버리고 호수 위로 걷는 사람도 정말 많습니다. 발자국 보세요. 트랙터가 다녀도 안깨지는데 사람이 걸어간들 깨질 리가 있겠습니까. 그나저나 풍경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산정(山井)은 산 속의 우물이란 뜻인데, 산정호수는 한국관광 100선에도 들어 있는 곳입니다.
애초에 호수가 아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걸어 다닙니다. 완전히 얼어버린 이렇게 큰 얼음덩이를 어디서 또 볼 수 있을까요? 일생에 몇 번 오지 않을 색다른 경험입니다.
이제 절반 쯤 걸었나요. 호수 가장 북쪽에는 약간의 상점과 허브식물원, 그리고 팬션들이 몰려 있습니다. 길이 얼어 있으니 조심하세요~!
음... 이 드라마 보신 분이 계시려나... 호숫가 옆에 엿장수가 있던데, 엿장수 옆 돌계단을 올라오니 돌담병원이 있네요. 정산 카지노 근처에 있는 게 아니고 포천에 있었군요! 여기는 한석규가 나왔던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의 주배경이었던 병원입니다. 원래는 호텔이었는데 문을 닫았다고 하네요. 드라마를 재미나게 봐서 그런지 돌담병원이 정말 반갑습니다.
한쪽 물가에선 스케이트, 썰매, 자전거 등 대여도 해주더라고요. 지금 산정호수 썰매축제 기간이라 그런가 봅니다. 서울경기 수도권에서 가까워서 하루 산책하며 놀고 오기 참 좋은 곳이네요. 이제 곧 얼음이 녹으면 재미났던 겨울이 끝나는 건가요. 아쉽게도 끝나가는 아까운 겨울, 끝나기 전에 재미나게 즐겨 보세요~ ^^*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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