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할 땐, 넓은 곳에서 걸어 봅시다. 파주 임진각은 1972년 남북 공동성명 후, 고향을 그리워하는 실향민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입니다. 지금은 민족 대립의 아픔을 실감할 수 있는 전쟁유물이 전시되어 있고, 6.25 한국전쟁 때 공격받아 탈선된 증기기관차, 1953년 전쟁이 끝나고 포로 교환을 위해 가설한 자유의 다리, 전쟁 때 실제 사용했던 지하벙커 BEAT 131 등이 있습니다. 그 옆으로는 넓은 잔디밭 평화누리공원에서는 가족들과 한가로운 소풍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요즘 안팍으로 늘 어수선한데, 걸으면서 기분전환도 되고 좋습니다.
잔디가 이제 새싹이 살살 돋아 날려고 그럽니다. 몇 일만 있으면 여긴 초록색으로 바뀔 거에요. 날이 따뜻해서 폭신한 잔디밭 걷는 재미가 있습니다.
공원에는 종종 예쁜 작품들이 설치되어 있는데, 구경하는 재미도 있네요. 만져도 보고 들어가 보기도 하고...
어디서 본 작품 같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탈북하신 분들이 나와 북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프로그램인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서 기증한 작품인가 봅니다.
아무런 장애물이 없으니 연날리기도 좋~아 보입니다.
평화누리공원 바람개비 언덕에는 '통일부르기'란 조각작품이 유명하죠. 땅 속에서 서서히 올라와 북녘 땅으로 걸어가는 형상입니다.
여길 바람개비 언덕이라 부릅니다. 북으로 향하는 바람 가운데 놓인 수많은 바람개비들. 속에 들어가 사진 찍으면 예쁘게 나온다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이네요. 바람개비는 무슨 의미일까요?
큰 기대 안하고 왔는데,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은 생각보다 예쁘고 평화롭고 따뜻하고 좋네요.
광활한 잔디밭이 바람개비 덕분에 산뜻한 분위기로 바뀌네요. 바람 불면 저절로 돌아가니, 언젠간 자연스레 북으로 여행 가는 날이 오길...
공원이 약간 분지 지형이라 바람도 많이 불지 않고 따스한 온기가 참 좋습니다.
임진각에는 DMZ안보관광과 허준선생묘를 지나 해마루촌으로 가는 유료 관광코스가 두 가지 있어요. 버스비와 입장료 포함 1만원 내외의 요금이 있는데, 3-4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군사지역으로 들어가는 거라 굉장히 궁금하긴 한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패스~
이 구조물을 임진각이라 부릅니다. 뒤편으론 상가들이 이어져 있고, 올라가면 전망대가 있습니다.
경의선 철교가 상하행 양쪽으로 하나씩인데, 오른쪽은 폭격으로 파괴되었네요. 왼쪽도 전쟁 때 파괴됐는데, 전쟁포로 송환 때문에 복구했다고 합니다. 이 길을 따라 시베리아도 가고 유럽도 가고.... 그런 날이 오긴 할까요?
여기선 서울 보다 개성이 더 가깝습니다. 22km면 차 타고 30분도 채 안걸리는 거린데, 개성만두 한 접시 먹고 평양까지 가도 2시간이면 충분하겠네요.
아... 누구의 간절한 소망일까요. 마음이 좀 아픕니다. 고향이 북이거나 이산가족에겐 인도적으로 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해주면 참 고맙겠는데...핵개발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원...
이 기차는 아까 오른쪽 파괴된 경의선 철교를 달리던 증기기관차입니다. 한국전쟁 중 공격받고 탈선되어 비무장지대에 버려져 있던 걸 가져왔습니다. 당시 이 열차를 운행했던 할아버지(한준기. 1927)의 증언으로는 군수물자를 운반하러 개성에서 평양으로 가다 중공군의 공격을 받았는데, 후진으로 장단역(지금의 도라산역)까지 도망치다 파괴되었다고 하네요. 몸체의 1,020개 총탄 자국과 휘어진 바퀴가 당시의 참담함을 말해줍니다. 할아버지 연세로 봐선 당시 20대 초반이셨을텐데 얼마나 무서웠을까...
'자유의 다리'라 이름붙은 나무다리. 포로 송환을 위해 경의선 철교 하나를 복구하고 놓았던 길이 83미터의 임시다리입니다. 임시로 놓은 다리라 예술적 가치는 없으나 '자유의 나라로 귀한'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한국전쟁의 마지막을 상징하는 유산입니다.
다리 끝에는 통일에 대한 소망이 많이도 매달려 있네요. 부디 가까운 세월에 평양으로 백두산으로 내차 타고 여행 가는 날이 올 수 있길, 간절히 바라게 되는 날입니다. 파주여행에서 임진각 안가실 분은 없겠지만 그래도 파주 가 볼만한 곳으로 강력 추천합니다.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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