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호텔에서 주는 식빵과 에그스크램블만 먹고 오전을 버티고, 점심은 깟바(Cat Ba) 섬에서 맛있는 식당을 찾아 다닙니다. 깟바 섬은 한국인이 자유여행으로 많이 찾지 않는 곳이라 식당 정보가 인터넷에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를 찾아보니 프엉프엉(Phuong Phoung)이란 곳이 나옵니다. 찾아가 보니 호텔 입구에 붙어 있는 식당이던데, '풀문파티'로 상호가 변경되었고, 서양인들이 맥주 마시는 Bar 같은 곳으로 바뀌었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발로 뛰어 찾기로 결정하고, 한 시간 가량을 오토바이 타고 분위기, 손님이 몇이나 있는지 등을 파악하며 맛있는 식당을 찾아 다녔습니다. 그래서 발견한 곳이 '야미(Yummy)'란 허름한 해변 식당입니다. 참고로 야미 레스토랑(Yummy Restaurant)란 전혀 다른 곳도 있으니 혼돈하면 안됩니다. 그냥 'Yummy' 입니다.
복잡한 섬이 아니다 보니 식당엔 손님이 많지 않아 선택하기가 좀 힘들더라고요.
운 좋게 인적이 없는 작은 골목에서 사람들로 북적대는 허름한 식당 발견~ Yummy는 가족들이 운영하는 허름하지만 깨끗한 식당이었어요. 메뉴도 서양식, 태국식, 베트남식으로 제법 다양하고, 특히 베트남 음식은 북부, 중부, 남부의 대표 메뉴를 골고루 구성해놓고 있습니다.
식당의 정확한 위치는 구글맵에서 확인하세요.
걸어 다니는 사람 하나 없는 뒷 골목에 오토바이도 여러 대 서있고, 손님도 제법 북적이는 식당입니다. 할머니부터 손자까지 함께 일하는 식당이던데, 웃는 얼굴이 손님 마음도 즐겁게 해주는 곳입니다.
메뉴판을 볼까요. 먼저 3만동(1,500원)짜리 망고 밀크쉐이크로 시원~하게 한잔 주문하고~
서양, 베트남, 태국 등 음식이 있지만, 베트남에 왔으니 넴(스프링롤)과 짜까라봉(Grilled Fish) 하나씩 주문했습니다. 짜까라봉은 하노이의 대표적인 보양음식 중에 하나인데, 가격이 8만동(4천원)으로 저렴합니다. 하노이에선 보통 17만동 이상으로 조금 비싼 음식에 속하거든요. 아마 하노이는 내륙이고 여긴 바닷가라 생선 가격이 저렴해서 그럴 겁니다.
팟타이도 먹어 보곤 싶지만, 넌 조만간 그 나라로 가서 먹어 주겠어.
먼저 나온 망고 밀크쉐이크. 생망고에 우유넣고 갈았는데 부드럽고 진짜 맛있네요. 양도 많고 망고 맛도 아주 진하게 납니다. 주스로도 주문할 수 있습니다.
이게 그릴드 피쉬(짜까라봉)이에요. 한국사람들 하노이 여행 가면 꼭 사 먹는다는 음식입니다. 가물치를 고소하고 담백하게 튀긴 후, 채소랑 볶은 음식인데요. 가물치 살과 야채를 쌀국수랑 섞어 소스에 비벼 먹는 음식이에요.
약간 달콤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입니다. 이번 베트남 여행에서 먹은 음식 중에 베스트3에 뽑을 수 있는 그런 음식이었어요.
가물치는 뼈는 바르고 살만 튀겨 나와서 양이 작아 보여도 작지 않아요. 하노이에서 17만동 정도에 많이 팔던데, 여긴 80,000동이라 더 만족스럽네요.
소스는 칠리, 라임, 피쉬소스를 섞어 새콤달콤하고 피쉬소스 때문에 거부감없이 감칠맛이 촤르르 돕니다. 아주아주 맛있는 소스였어요.
이렇게 약간의 쌀국수에 가물치 살을 올리고, 소스를 뿌려서 먹으면 됩니다.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겁니다. 하노이 보다 여기가 더 맛있는 것 같습니다. 굿~~!!!!!
그리고 이건 프레쉬 스프링롤(넴)입니다. 'Fresh'라고 붙은 스프링롤은 보통 라이스페이퍼를 튀기지 않고 데쳐서 각종 재료를 넣고 말아 나옵니다.
속에는 신선한 채소, 파인애플, 달걀, 얇은 쌀국수가 들어 있고, 새콤 달콤한 소스(짜까라봉과 같은 소스)에 찍어먹습니다.
개인적으론 고기나 새우 같은 게 들어 있는 스프링롤이 좋지만, 야채와 계란, 그리고 쌀국수가 들어 있는 것도 에피타이저로 굉장히 맛있고 좋네요. 단독으로 먹기 보다는 다른 음식에 사이드 메뉴처럼 주문해서 먹으면 구색이 맞춰지는 그런 음식입니다.
제 블로그 글을 조금 보신 분은 제가 어지간해서 다 먹은 접시를 안 찍는다는 걸 아실 겁니다. Yummy 영어 단어처럼 정말 맛있는 식당이었어요. 주인장 음식 솜씨가 아주 좋습니다. 주방에서 할머니가 음식을 조리하시던데, 진짜 손맛이 굿이네요.
한국인은 내가 처음인가 싶었건만, 광수란 분이 먼저 다녀갔네요. 그 양반도 '지상 최고의 맛'이라고 평가를... 캬~
식당 앞은 길거리 이발소가 있어요. 베트남은 보통 이발소가 길거리에 많더라고요. 한번 깍아보고 싶네요.
그렇게 바쁘게 오토바이 투어를 끝내고 다시 섬을 빠져 나갑니다. 오토바이 싣고 깟바 섬 들어오는 방법은 지난 글을 참고하시면 되고요. 다음 시간엔 해지기 전에 기막힌 풍경의 어촌마을인 홍가이 어촌마을을 구경가 보도록 할게요.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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