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와 더불어 진주에도 지역 이름을 딴 '진주비빔밥'으로 육회비빔밥이 유명합니다. 비빔밥이라는 것이 딱히 정통이나 전통을 따지기 힘든 음식인 데다 그 원형 또한 찾기 힘듭니다. 그릇에 어떤 음식이든 넣고 쓱쓱 비비면 비빔밥이 되니까요. 옛말에 북에는 평양, 남에는 진주라는 말이 있었는데, 진주는 절도사가 무시로 드나들던 남쪽에선 가장 큰 도시였어요. 덕분에 시장도 활발하고 고기 유통도 원활해서 육회비빔밥이 유명하지 않았나 싶네요. 어떤 곳인지 내려가 볼까요~
식당 위치는 진주중앙시장 안에 있습니다. 진주 일대에 친척들이 제법 살고 있고, 거의 40년 정도 진주를 다니면서 가끔 생각나면 오는 곳입니다. 사천, 삼천포랑 가까워서 가오리가 진짜 맛났던 기억도 있네요. ^^*
오랜만에 왔는데 영업시간이랑 휴일이 바뀌었나 봅니다. 잘 확인하시고요.
가게는 정말 쪼그맣습니다. 1층에 테이블 4개 있고, 2층에도 몇 개 있는 게 다예요.
메뉴판은 해장국, 국밥, 가오리, 육회비빔밥, 육회 이렇게 있어요. 그런데...
시간에 따라 안 되는 음식이 있으니 주의하세요. 오전에는 해장국, 가오리, 육회만 되고, 11시 30분쯤 점심시간이 돼서야 육회비빔밥과 소고기 국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
아무튼, 우리는 국밥과 육회비빔밥을 주문합니다. 가격은 각 6천원과 8천원. 참고로 육회비빔밥은 남자가 먹기엔 양이 좀 적을 수도 있으니 곱빼기로 주문하는 것도 좋습니다. 곱빼기 가격은 1만원.
간단한 밑반찬이 깔리고...
강렬한 색깔의 육회비빔밥이 나왔습니다. 국물은 소고기 국밥 국물을 그대로 주네요.
사골국물에 지은 밥에 숙주나물, 시래기, 그리고 고소한 양념을 한 육회가 적당히 올라갔네요. 가격도 저렴하지만 양도 덩달아 적으니 곱빼기 추천!
젓가락으로 쓱쓱 비비면...
맛있는 육회비빔밥 완성! 여기엔 강렬한 양념장도 없고 뭔가 한방을 느낄 수 있는 화려함도 없습니다.
슴슴한 소고기 국을 곁들인 비빔밥은 강렬하진 않아도 뭉근하게 맛있습니다. 4인 테이블을 두 자리씩 나누어 썼던 노부부가 언제나 같은 맛이라고 그러시네요.
이건 국밥.
소고기국밥이라고 해야할지, 선지국밥이라고 해야할지 아무튼 그냥 국밥입니다.
이것 또한 화려하거나 잔기술이 없어요. 명절날 엄마가 끓였던 소고기 국 같은 느낌이랄까요? 밤새 끓여낸 사골 육수에 소고기, 선지, 시래기, 콩나물, 파 등을 넣었는데, 심심하면서도 시원합니다. 이거 한 그릇이면 전날 숙취 같은 게 남아있을 리 없어요.
노포(老鋪) 제일식당은 3대째 쌓인 내공으로 맛을 뽐내기보다는, 소박해도 한결같은 음식을 내놓습니다. 유명세와 어울리지 않게 시장통에 테이블 몇 개밖에 없는 작은 식당이지만, 경상도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친절한 주인장과 저렴한 가격도 기분이 좋네요.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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