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커피는 대부분 시고 쓴 맛이 강합니다. 간혹 깜짝 놀랄 정도로 신맛이 강해 당황스러울 때도 종종 있는데요. 카페 자르(JAR)의 커피는 신맛이 강하지 않고 향긋하고 묵직한 느낌이 참 좋습니다. 키엘 벽화와 오랑우탄 하우스에서 그림 감상 좀 하다가, 오전인데도 벌써 더위가 시작되어 카페에서 잠시 쉬었다 갑니다. 출근할 필요도 없고, 좋은 음악과 맛있는 커피가 나오면 여기가 바로 오늘의 천국입니다.
그냥 무심코 지나칠 뻔 했던 The Coffee JAR. 100년도 넘은 건물 1층에 카페라니... 들어 오라고 문도 반쯤 열려 있네요.
위치는 위 지도에서 확인하세요. 미술관 오랑우탄 하우스에서 가깝습니다.
입구에서 말레이시아 커피 나무를 키우고 있네요. 언제 커서 커피 체리가 열리려나... 더운 나라다 보니 금새 자라겠죠?
카페는 젊은 부부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2층엔 살림집이고 1층에서 카페를 하고 있어요. 특별히 꾸미진 않았는데 옛 건물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참 좋네요.
작지만 알차게 있을 건 다 있습니다. 작은 로스팅 기계를 두고 직접 원두를 볶아 냅니다. 대단하네요. 커피 볶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거든요.
주문과 동시에 부인은 커피를 뽑고 남자는 우유 스팀을 돌립니다.
가게 구석엔 원두 창고가 있는데 구경하려면 신발 벗고 보라네요 ㅎㅎㅎ
우리는 아메리카노와 카푸치노 하나씩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각 10링깃(2,700원)과 12링깃(3,200원)입니다.
가게엔 여러 언어로 된 책과 오래된 테잎 음반이 있어요. 근데 한국어로 된 건 없네요! 췌...
우린 카푸치노를 주문했는데, 거품은 어디 가고 라떼처럼 생긴 게 나왔네요. 아이스 카푸치노는 우유를 따로 스팀 해서 거품만 올려야 하는데, 귀찮아서 빼먹은 건지, 라떼로 착각한 건지.. 암튼 라떼 맛은 좋네요 ^^*
이건 아메리카노. 말레이에서 시큼한 커피만 마시다 구수한 커피를 만나니 이것도 반갑네요. 특별히 맛있다기 보다는 늘 먹던 커피를 마시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땀 줄줄 더운 나라에서 무려 에어컨이 나오는 시원한 카페에서 커피 한잔. 요고요고 행복합니다. ^^*
오디오는 손님들 알아서 선곡하라고 테이블 근처에 있어요. 먼저 케니 로저스 아저씨의 <Lady>를 켭니다. "Lady, I'm your knight in shining armor and I love you~"
와~ 한때 푹~ 빠졌던 잭슨 아저씨의 댄저러스(Dangerous) 테잎도 있네요. 제가 태어나서 처음 가졌던 정품(?) 테잎은 마이클 잭슨이었어요. 한국에는 발라드와 트로트 밖에 없던 시절, 공연 영상을 녹화한 비디오 테잎을 봤던 기억이 있는데, 멋진 춤과 쿵쿵대는 음악이 당시로선 정말 문화적 충격이었죠.
쿵쿵탁~ 쿵쿵탁~ 하는 잭슨 아저씨 특유의 리듬을 따라 시원하게 쉬다 갑니다. 키엘 벽화 골목과 갤러리 오랑우탄 하우스 가까이에 있으니 더우면 커피 한잔 하며 쉬었다 가세요. 주변에 유명한 식당도 많은데, 편안하게 듣고 싶은 음악 맘껏 들으며 쉬기엔 자르 카페도 좋~습니다. ^^*
✔ 댓글이 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