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18세기 이끼정원 '요시키엔 정원'-일본 나라 여행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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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에는 숨은 정원이 몇 곳 있습니다. 작은 개천인 요시키가와(吉城川, 길성천) 물줄기를 따라 지하수가 풍부해서 이끼가 많은 정원이 조성되어 있는데, 그중 요시키엔(吉城園, 길성원) 정원은 18세기에 만들어진 굉장히 아름다운 정원이에요. 요금은 250엔으로 책정되어 있지만 기특하게도 '외국인에겐 무료'로 개방하고 있습니다. 나라여행 중에 몹시 인상적인 곳을 많이 만났는데, 요시키엔 정원 또한 적극 추천해주고 싶은 아름다운 곳입니다.


일부러 알고 찾아가지 않으면 잘 알 수 없는 골목 끝에 작은 입구가 있습니다. 일본은 길이 참 깨끗해서 좋아요. 담배꽁초 한번 본 적이 없다는... 간혹 오사카 같은 번잡한 곳에선 꽁초를 종종 보게 되는데, 틱틱 던져 버리는 사람은 대부분 중국인이라는... ㅡㅡ;;






요시키엔 정원의 정확한 위치는 구글지도에서 확인하세요. 나라 국립박물관과 고후쿠지와 가깝습니다. 코스를 고후쿠지 들렀다 나라현청 옥상 전망대에서 구경하고 정원 그늘에서 쉬었다 가는 게 좋겠네요.






지나다 보면 한자만 봐서는 뭔가 정원이 있는 유명 요리집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그런데 엄연히 250엔 입장료가 있는 유료 관광지라는 것! 개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인데, 마지막 입장은 4시 30분까지만 할 수 있어요. 외국인에겐 무료로 개방하고 있으니 외국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여권은 꼭 가져 가셔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에만 있는 줄 알았던 자국민에겐 돈 받고 외국인에게는 후한 대접을 하는 문화는 아마도 일본에서 건너 온 것 같네요. 아니면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갔던가... 당장 입장료가 공짜라 마음은 홀가분한데, 뭔가 씁쓸한 생각이 드네요.






'정원'이래서 집 마당의 작은 공간 정도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네요. 구릉지에 집을 몇 채 지어놓고 주변으로 온통 조경과 연못을 꾸며놨어요.






본체로 보이는 큼직한 집 유리는 손으로 만든 전통 유리가 아직 보존되어 있어요. 1907년의 유리 그대로라고 하던데, 표면이 평탄하지 않고 약간 굴곡이 있는 게 더 멋지게 보입니다. 한국에도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전통 기와집에 종종 유리창이 끼워져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과 비슷합니다. 예를 들어 충남 아산에 있는 윤보선 대통령 생가의 사랑채를 보면 모양은 다르지만 품격있는 유리창이 끼워져 있어요.






요시키엔 정원엔 석등이 여러 개 있습니다. 원래 석등은 왕궁이나 신사같은 곳에 설치했었는데, 일제강점기 즈음엔 민간의 정원에 설치하는 게 유행이었어요. 특히, 조선의 석등이 품격 있는 걸로 유명해서 많이들 가져(?) 갔습니다. 요시키엔 정원에는 이곳 주인장이 광장히 아끼는 조선에서 가져온 석등이 하나 있는데, 어떤 것인지 표시를 해두지 않아 정확히 알 도리가 없네요. 이건가?






캬~ 얕은 구릉에 조경을 예쁘게도 꾸며놨네요. 날은 더운데 그늘은 굉장히 시원한 바람이 불어 옵니다. 연못 가운데 저게 조선 석등인가?






아님, 이 석탑인가?






숲이 우거져서 향기도 좋고, 바람도 선선해서 참 좋네요.

주변으로 개천이 흐르고 지하수가 풍부해서 바닥에 이끼가 많아 열기가 많이 느껴지지 않아요.





언덕을 조금 올라오면 1919년에 지어진 차 마시는 휴게소 같은 공간이 나옵니다. 초가지붕 위에는 전복 껍데기를 올려놔서 햇빛에 반짝거리는데, 그 모습이 매의 눈 같다고 '타카노메'라 불러요. 아마도 까마귀를 쫓아내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네요.






요시키엔의 굉장히 넓은 정원 바닥은 길을 빼곤 전부 이끼로 가득 덮혀 있어서 이끼정원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일본의 사찰이나 개인 정원엔 이끼가 많아서 참 마음에 들어요. 왠진 모르겠지만 그냥 좋네요. ㅎㅎㅎ






가까이서 보면 강아지 털같이 보슬보슬한 이끼가 한가득입니다.






작은 요시키가와의 지류가 흐르고 지하수가 풍부해서 이끼가 자연적으로 잘 자랍니다.






아니, 물이 졸졸 흐르는 저기도 석등이 하나 있네요.. 저건가?






아님 저거? ㅎㅎㅎ






일본에 석등이 유행하긴 했나봐요.






난 보송보송한 이끼가 더 좋고만...






잔디처럼 웃자라지도 않아 깎아 줄 필요도 없고, 스스로 잘 자라니 얼마나 기특합니까.






외국인에게 무료로 개방한 이유가 마치 "정원 무지렁이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예쁘긴 진짜 예쁘네요.






정원 한쪽 끝으로 요시키가와(吉城川, 길성천)이 흐릅니다. 개천을 경계로 반대편에도 요시키엔과 유사한 이스이엔(依水園, 의수원) 정원이 있어요. 그런데 이스이엔은 입장료가 900엔에다 외국인 무료가 없어 조금 부담이 되는 가격이에요. 개인적으론 요시키엔이 더 아름다웠습니다.






언제까지 외국인에게 무료로 개방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나라 여행에서 꼭 짬 내서 한번 걸어보시라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로 작정하고 찾아간 절간이나 유물 보다, 예기치 않게 찾아간 이런 곳이 더 기쁘기만 합니다. 한 바퀴 돌아보는데 대략 30분 정도밖에 안 걸리니, 꼭, 반드시, 기필코 구경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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