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 낭비를 추구하는 일본 나라 1박 2일 여행코스

일본 간사이 지방의 나라(奈良) 또한 일본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난 곳입니다. 나라는 간사이 지방 나라현에 속해있고, 교토, 미에, 오사카, 와카야마 등에 쌓인 내륙지방입니다. 마치 한국의 대구처럼 사방이 산으로 둘러 쌓였고, 가운데 부분이 평평한 분지형태인데, 자연적인 성벽 때문에 적을 방어하기 쉬운 지역이라 6세기에는 잠시 일본의 수도이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교토와 더불어 일본의 불교문화가 잘 발달한 곳이고, 고구려, 백제, 신라의 영향을 받은 사찰도 많습니다.

나라 여행은 크게 세 지역으로 나눌 수 있어요. 호류지, 니시노쿄, 나라공원, 보통은 이렇게 많이 가는데요. 오사카에서 당일 투어로 왔다면 아마 나라공원 쪽만 보고 돌아가게 될 겁니다. 혹여 나라에서 1박 2일을 머무를 계획이라면 입장료가 있는 곳은 딱 한 곳만 넣고, 나머지는 모두 무료 입장 가능한 곳으로만 추천해드릴게요. 우리는 효율적인 낭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잖아요? 저는 나라에 3일을 머물렀는데요. 전체 일정이 궁금하시면 글 맨아래에 링크를 걸어 두었으니 참고하세요. 자, 나라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나라공원 사슴센베이 달라고 살인미소 뿅뿅 날리며 다가오는 사슴




1. 사슴 반 사람 반, 사슴과 한가롭게 노니는 '나라공원'



사슴공원이라고 알려진 나라공원은 세로 2km 가로 4km의 몹시 큰 생태공원입니다. 1880년에 조성되었습니다. 오사카에서 당일투어 오는 사람들은 간혹 나라국립박물관 앞이 사슴공원인 줄 알고 거기서 센베이 나눠주고 가는 사람도 있던데, 나라공원은 거기서 200미터 정도 동쪽으로 더 가야 있습니다. 넓은 잔디밭 공원에 사슴을 방목하고 있는데, 150엔 짜리 센베이 하나 사들고 먹이주는 재미가 아주 즐거워요. 주말이면 일본 현지인 관광객도 많이 몰리고, 사람, 사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어우러진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2. 세계 최고 권위 제빵대회 우승자의 집 '가토 드 부아(Gateau des Bois)'



작디작은 도시의 그것도 절간 앞에 뜬금없는 프랑스 제과점이 하나 있습니다. 가토 드 부아. 제과 제빵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 'La Coupe Du Monde De la Patisserie(라 쿠프 뒤 몽드 라 빠띠스리)'에서 영예의 그랑프리를 차지한 마사히코 하야시의 빵집입니다. 대회에서 우승했던 '앙브로와지(Ambroise, 사진 상단 우측)'라는 케익과 독일의 '미터 드 파티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1위를 수상한 '라 갤럭시(La Galaxie, 사진 하단 좌측)'라는 빵 또한 꼭 먹어보고 오세요. 전 세계 파티쉐들이 극찬을 했던 빵들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부드럽고 달콤한 초콜릿과 부드러운 무스가 사뭇 감동적입니다. 사슴공원과 이곳,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전 여길 택하겠습니다.



3. 세상에서 제일 큰 목조 건물이 있는 '도다이지(東大寺)'



누가 일본 건축물을 아기자기 작다 말했나요. 일본 사찰 건축물은 규모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나라공원 옆에 붙어 있는 도다이지에는 정문인 높이 25.46미터의 난다이몬(南大門)이 있고, 높이 46,8미터, 가로 57미터에 이르는 세상에서 가장 큰 목조건물 '다이부츠덴(大佛殿)'도 있습니다. 경복궁 근정전이 높이 34미터에 가로 30미터이니 크기가 대충 짐작이 갈 겁니다. 일본에서도 유래가 없는 거대한 사찰이에요. 대불전 속에는 높이 15미터에 이르는 청동 대불이 있는데, 이 모든 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과 일본 국보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소개한 곳 중에서 유일하게 입장료가 있는데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




4. 가는 길 아름다워 알려주기 싫은 '니가츠도, 산가츠도'



도다이지(東大寺) 동문을 나오면 붉은 도리이(鳥居)가 보이고 언덕을 오르는 예쁜 길이 하나 나옵니다. 여길 오르면 도다이지의 전신인 산가츠도(三月堂, 삼월당)와 니가츠도(二月堂, 이월당) 암자가 나오고, 그 옆으로 도다이지의 안전한 조성을 위한 수호신으로 지은 다무케야마 하치만구(手向山八幡宮, 수향산 팔번궁) 신사도 하나 있습니다. 이곳 또한 일본의 국보로 역사적 의미는 깊지만 그것보다 가는 길이 아름다워 추천합니다. 특히, 니가츠도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정말 아름답답니다.




5. 인생 우동을 찾아서 '카마이키 우동(釜粋 うどん)'



나라의 시장 골목에서 제 인생우동을 만났습니다. 카마이키 우동은 킨테스 나라역 앞 히가시무키 상점가에 있는 작은 우동집인데요. 일본에서 열리는 우동 대회에서 2등을 차지한 곳입니다. 2등이라 좋다는 건 아니고, 이곳의 붓가케 우동은 눈이 똥그래질 정도로 맛있었어요. 자작한 육수에 면발을 적셔먹는 우동인데, 몹시 좋은 재료로 만든 가쓰오부시 감칠맛과 뒤로 은은하게 풍기는 생강 맛, 적당히 탱글한 면발은 개인적으로 최고라 생각해요. 그리고 초딩 입맛이라면 닭튀김과 어묵튀김을 올려주는 튀김카레우동도 추천합니다. 카레에서 버터향이 조금 올라오는 게 초딩입맛러들을 제대로 취향저격할 겁니다.



6. 국보만 12점, 진정한 나라의 보물창고 '고후쿠지(興福寺)'



고후쿠지(興福寺, 흥복사)는 사찰 경내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고, 일본의 국보로 지정된 문화재가 12점이나 있는 보물창고입니다. 동금당(東金堂), 오층탑(五重塔), 삼층탑(三重塔), 중금당(中金堂), 북원당(北円堂), 남원당(南円堂) 등등 건축물과 그 안에 있는 아수라 불상 등 12개가 일본 국보입니다. 그중 눈여겨볼 만한 건 목탑 2종 세트. 다섯 번이나 화재로 불탔지만 600년 전 복원하고 아직까지 무사한 목탑의 자태가 몹시 고와요. 우리도 너희들의 침략만 없었다면 고운 탑들이 전국에 있을 터인데, 아쉬움과 질투와 부러움이 스멀스멀 나는 곳입니다.




7. 나라에선 6층도 전망대 '나라현청'



나라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고후쿠지의 5층 목탑입니다. 덕분에 6층 밖에 안되는 나라현청 옥상은 전망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요. 관공서다 보니 입장료도 없습니다. 옥상 정원에 오르면 사방 360도로 나라 시내가 한눈에 촤르르~ 들어옵니다. 어느 구석에도 여기에 전망대가 있다고 알려주지 않아 아는 사람만 아는 곳인데, 평일 점심시간에 간다면 6층 구내식당에서 일본 공무원들과 함께 저렴하고 맛있는 점심식사도 먹을 수 있다는!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합니다.




8. 아름다운 18세기 이끼정원, 공짜라 더 좋은 '요시키엔 정원(吉城園)'



나라에는 예쁜 정원이 몇 곳 있습니다. 대부분 제법 비싼 입장료를 받는데, 외국인에게만 특히 무료로 개방하는 요시키엔 정원이 있습니다.(일본인에겐 유료) 요시키가와(吉城川, 길성천) 물줄기를 따라 습한 지형에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정원이 언덕을 따라 올라가며 꾸며져 있어요. 이끼가 많아 이끼정원이라고도 부르는데, 가는 걸음걸음 아름다운 탄성이 나올 겁니다. 그리고 정원 곳곳에는 여섯 개 정도의 석등이 있는데, 조선에서 가져왔다며 자랑스레 놓아 둔 곳도 있습니다. 잘 찾아보세요! 개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9. 200년 전 모습을 간직한 옛골목 '나라마치(奈良町)'



나라 여행자가 나라마치 거리를 보통 거닐진 않습니다. 오사카에서 대부분 당일치기로 바쁘게 나라공원 사슴만 보고 가거든요. 만약 1박 이상 머문다면 200년 전 나라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나라마치 거리도 걸어보세요. 749년에 만들어진 인공연못이자 나라8경에 속해있는 사루사와 연못에서 시작해서 골목골목 깨알같이 100년도 넘게 대를 이어 내려오는 나막신 공방, 떡 가게, 목공예, 카페, 식당 등이 있어요. 마치 일본 사극 드라마세트장에 온 느낌이 납니다.




10. 세상 맛있는 오므라이스 '유키테(유키정,雪亭)'



유키테는 나라마치 골목에 있는 아주 작은 식당입니다. 여기는 오므라이스라고 부르는 오믈렛과 함박스테이크를 맛있게 하는 집이에요. 칼로 오믈렛 배를 가르면 부드러운 달걀이 옆으로 샤르르 돌아 눕는데, 버터와 달걀 고소함의 궁극을 맛보게 됩니다. 살짝 덜익힌 달걀인데도 비리거나 냄새나지 않고, 새콤달콤 소스에 볶은 고슬고슬 볶은 밥에 과일향 솔솔 올라오는 수제 케첩소스는 전에 먹어 본 적 없는 맛입니다. 데미그라스 소스를 올린 앙증맞은 함박스테이크는 부드러우면서도 신선한 고기를 사용해서 육즙이 살아 있어요. 함께 나오는 진한 타르타르 소스 올린 새우튀김도 어지간한 튀김집 보다 맛있습니다.


나라를 이틀 이상 머무는 건 효율적 낭비를 지향하는 여행에는 안 맞습니다. 1박 2일 정도가 딱 적당하다 생각하는데요. 입장료는 도다이지에서 딱 한번만 내고 나머진 무료로 갈 수 있는 곳만 추천했습니다. 맛있는 밥 먹고 사슴에게도 밥 주고, 즐거운 여행이 되리라 믿어요~


저는 나라에 2박 3일 머물렀는데요. 혹시 더 많은 여행지나 식당, 호텔 등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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