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나라, 오사카 등이 있는 간사이 지방은 닭육수 라멘이 많습니다. 이번 간사이 여행에서 닭육수 라멘은 많이 먹었으니, 오늘은 돼지뼈 국물 라멘을 먹어 볼까요. 한국의 라멘 식당에서도 대부분 돼지뼈 우려낸 국물을 쓰기 때문에 한국인의 입맛에 익숙할 겁니다. 오늘 가는 '라멘 센노카제(らーめん 千の風)'는 양도 제법 많아 남자들도 면 추가 안하고 배불게 먹을 수 있어요. 그리고 가장 좋은 점은 보통의 다른 일본 음식점에 비해 짜지 않다는 것!
건물 구조가 몹시 독특하네요. 옆 건물 모양에 딱 맞는 상자를 끼워 넣은 것같은 느낌?
정확한 위치는 구글지도에서 확인하세요.
가와라마치 역에서 가깝습니다.
늦게 먹는 점심은 기다리지 않아서 좋습니다. 여기도 점심시간이나 저녁시간에 오면 늘 밖에서 대기해야 한다는...
뭘 먹을까... 오사카나 교토 같은 경우는 한국인 여행자가 많아 한글 패치 된 메뉴판이 있어 좋네요. 먼저 센노카제의 대표 메뉴인 시오라멘 라이스 세트를 하나 주문하고요. 가격은 920엔.
전 조금 매운 걸 먹고싶어 살짝 매운 미소라멘을 주문했어요. 가격은 930엔.
그리고 삶을 달걀도 하나 추가합니다. 소이 소스에 익힌 타마고 가격은 130엔.
그런데 메뉴판에 세트 메뉴가 있어요. 미소라멘에 계란 추가하면 1천엔! 세트는 밥, 교자, 계란 등등 여러 개가 있습니다. 전 따로 주문했지만 주인장이 계산할 때는 세트 가격으로 받더라고요. 착하기도 하여라.
✔ 덜 짜고 덜 매워 좋은 '라멘 센노카제'
이건 대표 메뉴인 시오라멘 라이스 세트. 공기밥은 뭐 안 보셔도 되겠죠? 이게 국물이 남으면 그냥 마시기엔 버겁고 밥을 말면 딱 좋아요. 돼지뼈 육수에 소금(시오)으로 간하고 가쓰오부시 감칠맛을 추가한 국물 맛입니다. 엄지척!
국물 첫 맛은 묵직하고 고소한 고깃국인데 뒷맛은 개운한 가쓰오부시 맛이 올라옵니다. 경상도에서 소고깃국 만들때 멸치육수에 소고기를 넣고 끓이는 것과 비슷하다 보면 되겠네요. 깊고 좀 더 다양한 맛이나서 좋습니다.
고기 육수의 살짝 느끼함을 잡아줄 숙주가 아삭학 시원한 맛을 내고, 특히 차슈가 상당히 맛있어요. 푹 익어 부드러운 돼지고기 수육은 내놓기 직전에 겉면을 살짝 바삭하게 구워 따뜻하고 맛있네요.
면발은 생면으로 쫄깃한 식감입니다. 이번 간사이 여행 중에 라멘을 세 번 먹었는데, 대체적으로 면이 꼬들꼬들해서 천천히 먹어도 면이 퍼지지 않네요. 개인적으로 남자인 저는 이게 더 맛있었고요.
와이프는 두 번째 매운 미소라멘이 더 맛있다고 하네요. 미소라멘은 메뉴판에는 아찔하게 맵다고 했지만 한국의 매운 라면 보다 덜 맵습니다. 일본에 매운 음식이 잘 없는데 가끔 생각날때 딱입니다.
시오라멘과 달리 가쓰오부시 맛은 없고, 돼지육수에 된장(미소)으로 간하고 고추기름으로 매운 맛을 냈습니다.
챠슈는 언제나 맛있고 푸짐하게 들어간 숙주는 개운하고, 대파는 고깃국이랑 잘 어울립니다.
국물은 돼지 잡내가 전혀 없고 기름지지만 느끼하지 않고 깔끔하고 고소해요. 미소라멘은 차슈 외에 다진 고기도 들어있어 고기의 고소함이 더욱 진합니다.
개인적으로 세월이 흐르면서 강렬한 맛 좋아하던 시절은 지나가고 이젠 조금 덜 짜고 매운 게 좋습니다. 일본이란 나라를 오랜 세월 오갔지만 점점 라멘들이 짜진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내 입맛이 변한 건지, 가게들이 더 자극적인 양념으로 음식을 만드는 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라멘 센노카제는 그나마 조금 덜 짜고 덜 매워서 좋았답니다.
✔ 영업시간 : 12시~2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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