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1호로 지정해도 손색없는 '용두사지 철당간' | 청주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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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의 도심 가운데 뜬금없이 우뚝 솟은 고려시대 용두사지 철당간(龍頭寺址 鐵幢竿)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보 제41호로 지정되어 있어요. 최근 <2018 청주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 행사에서 도올 김용옥 선생은 '도올, 직지를 말하다'라는 강의를 한 적이 있습니다. 강의 중에 도올 선생이 용두사지 철당간을 언급했었는데, 우리나라 국보 1호로 지정해도 손색 없다는 말과 함께 가치를 재조명해야 한다는 말에 궁금해서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좀 놀랐어요. 대한민국 국보가 그것도 절간 앞에 놓아두던 철당간이 완전한 도심 번화가 한가운데 있다는 게...




✔ 철당간(鐵幢竿)은 뭘까?


말 그대로 철로 만든 당간입니다. 당(幢)은 깃발을 말하고 간(竿)은 긴 막대기를 뜻하니, '철로 만든 길다란 깃대' 정도의 뜻입니다. 옛날에는 절간 앞에 부처님의 위신과 공덕을 기리는 뜻으로 부처님이 그려진 깃발을 걸어두었어요. 용두사지 철당간은 현재 지름 46~39cm, 높이 65cm 정도의 철통 20개를 쌓아 13.1미터의 높이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올라 갈 수록 좁아지는 형태라 높지만 안정감이 있습니다.





용두사지 철단간현재 우리나라에는 철당간이 청주 용두사지, 공주 갑사, 안성 칠장사 정도만 남아 있고 모두 유실되었어요. 아마 전쟁으로 파괴되었거나 무기 생산하느라 모두 녹였을 겁니다. 용두사지 철당간은 원래 원통 30칸을 쌓았지만 현재 20칸만 남아있습니다. 정확히 문헌으로 내려오진 않았지만,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중건할 때 10개를 헐어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용두사지 철당간그리고 원래는 철당간 속은 비어 있는데요. 용두사지의 것은 속에 콘크리트가 들어 있습니다. 일제가 우리나라를 강점하던 시절 제대로 보수하지 않고 그냥 편리하게 콘크리트를 부었답니다. 미적 감각 하고는...



철당간 화강암 지주철당간은 널찍한 기단 위 화강암 지주 사이에 단단히 고정되어 세워져 있습니다.








용두사지 철당간화강암 지주 옆 모습



용두사지 철당간당시 쇠로 20m 가까이 되는 60척의 높이를 빈틈없이 세울 만큼 주물 기술과 건축기술이 상당했음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그만큼 고려의 문명 수준이 높았다는 반증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도올 선생도 국보 1호로 지정돼도 손색없다고 말씀하셨을 겁니다.




용두사지 철당간과거 우리나라 왕조는 기록에 굉장히 공들였습니다. 오히려 기술이 발달한 지금의 대한민국 보다 더 많은 기록을 남겼으니까요. 당간기에도 세울 당시 관여했던 사람의 직책과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한림학생, 학원경, 학원랑중 등의 직책으로 보아 청주가 예로부터 교육의 도시였다는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용두사지 철당간아래에서 3번째 철통 둘레에는 이 당간의 건립연대와 내력을 알려주는 393 글자가 해서로 양각돼 있습니다 내용은 청주의 김예종이라는 자가 전염병에 걸리자 철당을 부처님께 바칠 것을 맹세하고 사촌형인 희일과 함께 철통 30단을 주조해 높이 60척의 철당을 세우게 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건립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있다는 것도 독특합니다.

사진을 조금 확대해 보면...






준풍삼년(峻豊三年)이라고 적혀 있죠. 고려 광종은 960년에 중국과 대등하다는 의미로 스스로를 황제라 칭하고 독자적인 연호 준풍(峻豊)을 사용했습니다. 즉, 준풍 3년이란 말은 철당간 건립 시기가 962년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 높은 철통에 뭔가 글자가 있더라고요.

눈으로는 보이지 않아 사진을 찍어 확대해 보니...






제십(第十)이라 적혀 있네요. 저게 열번째 철통이란 뜻인가 봅니다. 14번째에도 '십사(第十四)'라고 적혀 있습니다.


용두사지 절간은 온데간데 없고 철당간만 덩그러니 있는 모습이 조금은 짠합니다. 주변은 완전한 번화가에다 철당간 바로 옆은 상가 흡연구역으로 이용되고 있더라고요. 주변을 정리하고 공원화가 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며가며 꼭 한번 보고 가세요. 아는 만큼 보입니다!!!



✔ 찾아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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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이 8개 있습니다.

      • 국보번호는 편의상 순번이지 유물의 귀중 여부는 상관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그냥 국보면 국보지 굳이 번호 순번을 따진 다는게...

      • 더 귀중하니까 1호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도가 아닙니다.
        매우 희귀한 국보를 다시 재조명하고 관심을 기울어여 한다는 의미의 '1호'입니다.

      • 어렸을때 중앙극장 앞에 있던 걸로 기억됨
        시커먼 쇠기둥 정도로만 여겼으나
        국민학교 선생님이 청주가 배처럼 생긴 분지라서
        그게 청주의 중심축같은 돛대로서의 의미라는 설명을 해주심

      • 캬... 그 선생님 문학적이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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