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와 보물 가득한 조선 최초의 사립대학 '소수서원' | 영주 가볼만한 곳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 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상으로 나를 떠미는 것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대학은 경북 영주의 소수서원입니다. 조선의 왕이 편액을 내린 처음 사례이기도 합니다. 조선 중종(1542년) 풍기군수였던 주세붕 선생은 고려 말 우리나라에 최초로 성리학을 가져온 안향(安珦) 선생의 연고지에 위패를 봉안하고 학교를 세워 백운동서원(白雲洞書院)이라 이름 붙입니다. 몇 년 후, 퇴계 이황 선생이 풍기군수로 재임하면서 명종에게 건의하여 '소수서원(紹修書院)'이란 사액(賜額)을 받게 되어 조선 최초의 사액서원이자 국가가 인정한 사립대학교가 됩니다. '사액(賜額)'이란 편액(扁額)을 임금에게 하사받았다는 뜻입니다.


매표소를 들어서니 수 백 그루의 소나무 군락이 나옵니다.






이 소나무들은 겉과 속이 붉다하여 적송(赤松)이라 부르는데, 3백 년에서 천년 가까이 산 소나무가 수백 그루가 있습니다.





소수서원 적송소수서원 적송(赤松)




당간지주영주 숙수사지 당간지주(보물 제59호, 통일신라)


당간은 사라지고 지주만 덩그러니 남았네요. 이 구조물은 '당'이라고 하는 불화를 그린 깃발을 걸던 당간을 양쪽에서 지탱해주는 기둥입니다. 보통 절의 입구에 세워놓는데 옛날에는 이곳이 숙수사지(宿水寺址)란 절간이었나 봅니다. 유교의 성지인 소수서원 앞마당에 불교유적이 있는 게 이채롭네요.




은행나무소수서원 입구를 지키는 500년 묵은 은행나무




경렴정


서원 담 밖에 있는 경렴정. 북송의 철학자 염계 주돈이를 추모하는 뜻에서 '경렴'이란 이름을 붙였습니다.






경렴정에서 개울을 바라보면 큼직한 바위에 '백운동 경(敬)'이라고 적혀있어요. 백운동서원을 세운 주세붕이 직접 세긴 글자인데, 경(敬)은 주자학(성리학)의 기본 이념인데 삼가하고 조심한다는 뜻입니다. "서원은 비록 오래 보존되지 못하더라도, 천년 후에도 글자가 그대로 있으면 이 돌을 '경석(敬石)'이라고 부를 것인데 그것으로 되었다."라고 했다죠.






서원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입구 왼쪽에 있는 둔덕은 무덤이 아니고 성생단이란 건데, 제사 지낼 때 사용할 살아있는 재물을 검사하던 곳입니다.





강학당소수서원 강학당(講學堂, 보물 제1403호)


강학당은 유생들이 모여 강의를 듣던 곳입니다. 그런데 뭔가 좀 어색하지 않나요? 보통 한옥의 경우는 긴 쪽에 출입구를 내고 현판을 거는데, 강학당은 팔작지붕 옆구리 면에 현판을 걸고 정문을 삼았어요. 이런 구조는 보통 성당 건물에서나 볼 수 있는데 굉장히 독특하네요. 사방으로 모두 툇마루를 낸 것도 신선합니다.





백운동소수서원의 첫 이름 백운동




강학당 내부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소수서원 편액명종이 하사한 소수서원 편액, 명종이 직접 쓴 어필입니다. (도 유형문화재 제330호)


명종은 '이미 무너진 유학을 다시 이어 닦게 했다(旣廢之學 之)'는 뜻을 함축한 '소수'로 결정하고 1550년 2월에 '소수서원(紹修書院)'이라 쓴 편액을 하사합니다.





학구재와 지락재학구재(왼쪽)와 지락재(오른쪽)


옛날 서원은 멀리서 온 유생들이 등하교가 아니라 유숙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이런 작은 건물들은 모두 학생들이 기거하던 곳이었는데, 건물 구조가 올망졸망 귀엽네요.






직방재와 일신재 또한 유생들이 머무는 방입니다. 여긴 단이 좀 높은 걸로 봐서는 고참들이 살았나 보네요. ㅎㅎㅎ






여기는 영정각. 이름 그대로 영정을 모시는 건물인데요. 마당에 놓인 돌덩이는 해시계인 일영대(日影臺)입니다. 윗 돌이 아랫돌에 비치는 그림자로 시간을 알았습니다. 영정각 내부에는...






주자학(성리학)의 시초인 '주자'와 조선에 주자학을 가져온 안향 선생의 초상화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교편을 잡았던 선생들의 초상화가 걸려 있습니다.









안향의 초상화이분이 고려 후기의 문신 회헌 안향 선생입니다. 원나라에서 주자학을 처음으로 조선에 가져온 인물인데, 훗날 조선의 건국이념이 되었죠. 선생의 초상화는 우리나라에 전해지는 초상화 가운데 가장 오래된 초상화로 현재 국보 제111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주세붕 초상이분이 백운동서원을 세운 주세붕의 초상입니다. 조선 중기의 학자인데, 우리나라 최초의 사립대학의 창시자라 할까요? 이 초상화도 현재 보물 제717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서원 구조가 참 알차게 구성되어 있네요. 영정각 뒤로 사료관도 있어요. 여기엔 관람객들의 서원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관련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는데, 더 자세한 건 서원 한쪽에 있는 소수박물관을 가보는 게 더 좋습니다. 한번의 입장료로 모두 관람할 수 있어요.






조선 성리학 발달의 기초를 만든 퇴계 이황 선생의 문집입니다. 그가 없었다면 소수서원도 존재하지 않았고, 이곳에서 공부한 4천여 명의 유능한 유생도 없었을 겁니다.






뒷마당으로 나가니 탁청지란 제법 큰 연못도 있네요. 이건 서원에서 판 건 아니고요. 입구에 있던 당간지주의 주인인 숙수사 절간이 있을 때부터 있었던 겁니다.






아름다운 적송 군락지를 지나 개울을 가로지르는 나무 다리를 건너면 소수박물관이 나옵니다. 성리학을 주제로 선비문화를 재미나게 조명하고 있는데, 궁금하시면 꼭 들어가 보세요. 서원 입장료에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충북 단양을 지나 조금 더 가면 경북 영주의 소수서원, 조금만 더 들어가면 부석사, 이렇게 조금조금 하다 부산까지 가겠어요. ㅎㅎㅎ



✔ 찾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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