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양반들은 어떤 집에서 살았을까? 소수서원 '선비촌' | 영주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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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초로 임금이 편액을 손수 적어 하사한 '소수서원'. 왕에게 편액(額)을 하사(賜) 받았다고 해서 보통 '사액(賜額)' 서원이라고 하죠. 즉, 소수서원은 조선 최초로 국가가 지원하고 공인한 사립대학교라 할 수 있습니다. 서원을 위해 힘쓴 이들의 면면 또한 화려합니다. 풍기군수인 주세붕 선생이 만들었고, 퇴계 이황이 명종에게 건의하여 사액서원이 되었고, 이곳에서 받들고 모시는 학자와 정신은 조선에 주자학을 처음 도입했던 회헌 안향 선생입니다.

소수서원에서 죽계천 너머 건너편엔 신비촌이 대규모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원래부터 선비들이 살던 마을인 지는 알 수 없으나, 조선 최고의 사립교육기관이었던 서원 근처에는 당연히 양반들이 모여 살던 마을이 있었을 겁니다.



선비촌 또한 입장료가 있는데, 소수서원 입장료 한번으로 둘 다 구경할 수 있어요. 소수박물관까지~ 죽계교를 건너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여느 양반마을에서나 똑같이 큰길 가는 저잣거리가 조성되어 있네요. 저잣거리에는 식당도 있고 고택숙박, 떡메치기, 전통혼례, 천연염색, 칠보공예, 다도체험 등 체험거리도 많이 있습니다.






뭔가가 끙끙 대길래 가봤더니 당나귀가 묶여 있어요. 에고... 손님을 기다리나 본데 아저씬 걸어 다닐 건데 불쌍해서 어쩌누...





굉장히 단장이 잘 되어 있고, 기와집들도 깨끗해서 생긴 지 얼마 안 된 줄 알았더니만, 오래된 영화나 드라마도 여기서 제법 촬영했나 봐요.






개인적으로 굉장히 관심이 많은 옛날 집들도 많이 재현해 놨어요. 여긴 고종 때 의금부도사를 지낸 해우당 선생의 고택입니다.






양반이 살던 집은 보통 바깥 대문과 안대문이 따로 있어요. 첫 대문을 들어서면 가축과 노비들이 살던 문간채가 있습니다.






내부에 ㅁ자 모양으로 안채와 사랑채가 붙어 있네요. 구들을 한껏 올려 지체 높음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안채로 들어가 볼까요.






안채는 ㅁ자형으로 된 기와집인데, 대문을 들어서면 좌우로 큰 사랑과 아랫 사랑이 있네요. 구석구석 공간활용한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돈 많은 양반의 집엔 늘 물 위에 띄운 것같은 정자도 있었죠. 조선에서 대궐 밖에선 가장 큰 집이라는 선교장이란 곳이 강릉에 있는데, 거기 연못 위에 활래정(活來亭)이란 정자가 있어요. 연못과 규모면에선 조금 작지만 느낌은 제대로 살아 있네요.






선비촌이지만 누구는 초가집 살고, 또 혹자는 기와집 살고 그랬나 봅니다.






솟을 대문이 높은 저 집도 지체 높은 양반이 살았나 보네요.






우금촌 두암고택. 영원군수, 해미현감 등을 역임한 두암 김우익 선생이 선조 23년(1590년)에 지은 집입니다. 인동장씨 고택과 함께 선비촌에서 가장 규모가 큽니다.






집 바닥을 정말 한껏 치켜 올렸네요. 이건 자신의 지위를 말하기도 하지만, 입신양명을 바라는 마음과도 관련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두암고택도 사랑채와 창고 사이로 난 문을 들어가면 ㅁ자 형태로 폐쇄적인 공간으로 되어 있습니다.






여긴 16세기 중엽에 지어진 인동장씨 고택.






이곳 또한 ㅁ자 형태의 기와집인데, 외견상으로는 안채와 사랑채가 마주보고 ㅁ자를 이루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구조적으로는 독립되어 있고, 뒤편 언덕배기에 사당을 두고 있는 구조입니다.






사랑채에 화계정사(花溪精舍)라는 편액이 하나 걸려있는데, 재미있는 건 현판 옆에 '병진납월 구세서(丙辰臘月 九歲書)'라는 서명이 붙어 있어요. 병진년 섣달(12월), 9살 짜리가 썼다는 뜻인데 믿기지 않는 명필이네요.






여긴 일명 '까치구멍집'이라 부르는 김뢰진 가옥입니다. 까치구멍집은 강원도와 경상북도가 맞닿은 지역에서 분포하는 초가집인데, 지붕 아래 벽면에 까치구멍 같은 검은 구멍이 있어 그렇게 부릅니다.






가난한 선비는 농사 지으며 초가집에 살았는데, 양민이나 거의 같은 생활을 했다죠. 이 시대에 태어난 어머니들은 몹시 고단한 인생이셨을 겁니다. 내부엔 김매기, 거름주기 등의 용도로 쓰는 농기구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영주 여행에서 혹시 소수서원을 가셨다면, 서원 밖 죽계천 너머 신비촌도 꼭 구경 해보세요.




✔ 찾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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