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갑사(甲寺)에도 봄이 오나 봄 | 공주 가볼만한 곳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 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상으로 나를 떠미는 것

언제 추웠냐는 듯 날이 많이 따뜻해졌습니다. 이제 곧 짜증스러운 모기가 들끓고 마당에는 귀찮은 잡초가 무성히 자랄 걸 생각하니 한편으론 조금 무섭네요. 봄날을 맞이하야 충청남도 공주에 있는 갑사를 찾았습니다. 제가 철당간에 홀딱 빠져 국내 3개 남아 있는 것 중, 하나가 공주 갑사에 있거든요.


갑사는 신라 의상대사가 일으킨 화엄종의 10대 대찰 중 하나였어요. 분명한 것은 무령왕 3년(503)에 불전을 중창했다는 기록이 있으니, 어쨌거나 백제 웅진 시대부터 중요한 사찰이었음은 분명합니다. 애석하게도 1,600년이 넘는 내력을 지켜 오다가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모두 불탔고, 지금의 모습은 조선시대에 중건한 것들입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일주문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장터가 열려 있어요. 도시에선 보기 힘든 산나물과 열매 가루들을 많이 파네요. 식당도 있는데 수줍게 호객행위하시는 모습이 우리 어머니인 듯 반갑네요.






계룡산갑사라 적힌 현판이 걸린 일주문. 계룡 갑사, 갑사, 갑사사 등의 이름으로 불립니다.






일주문을 지나 사천왕문까지 일자로 뻗은 길엔 한아름의 늙은 갈참나무가 줄지어 장관입니다. 5월에 꽃도 만개한다는...






어른 서너명은 모여야 한아름 안아볼 수 있으려나.






늙은 갈참나무 옆구리에 내리쬔 햇볕에서도 봄이 느껴져요.






사천왕문. 보통 절로 들어가는 세 개의 문 중에 일주문 다음에 위치한 대문(大門)입니다. 줄여서 천왕문이라고도 부릅니다. 안에는 좌우로 두 개씩 네 개의 조각상이 있는데,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들입니다.





복수초사천왕문을 들어서니 바로 옆 들에서 노란 복수초가 올라오고 있어요. 더워서 잠바를 벗어 허리춤에 매는데 복수초가 찡긋 웃어주는 느낌이네요.






갓 핀 복수초에 득달같이 달려온 꿀벌도 한놈 윙윙 거리고 있어요. 갑사에도 봄이 오나 봄~






범종루 앞 강당 주변으로 둘러친 돌담에서 햇살이 느껴지시나요? 한낮은 이제 제법 따끈~합니다.






많은 사찰을 다녔지만 이런 가람구조는 처음 봅니다. 중심 경내로 들어가는 출입구가 마치 성벽의 암문처럼 좁은 돌문에 돌계단을 놓아 재미나게 만들어 놨어요. 굳이 걸어 올라가보고 싶은 문입니다.





강당 오른쪽에는 작은 범종각이 하나 있느데, 그 속에는 보물 제478호로 지정된 갑사 동종이 있어요. 1583년 선조때 여진족 침입 시 종을 녹여 무기를 만들었다가, 이듬해 1584년대 다시 만들어 걸어 둔 겁니다.






사찰 공양 때 시래기 국이 자주 나오죠.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야 많이 걸어놓고 말리고 있네요.






조선 후기에 지어진 대웅전은 아직 깨끗한 새것 같네요. 계룡산 자락과 품새가 잘 어울리네요.





스님들이 머무는 요사채가 이름 난 정자 보다 더 아름답네요. 얼음도 녹아 졸졸 흐르는 개울이 예쁩니다.





요사채 앞 배롱나무 뒤로 멋진 팔각탑이 하나 있어요. 보물 제257호로 지정된 갑사승탑입니다.






승탑이란 승려들의 유골을 안장한 묘탑인데, 이건 고려시대 초기에 만들어진 겁니다. 하단은 연꽃을 달리는 사자를 놓고, 중앙은 용과 피어오르는 구름을 새겨 마치 탑이 구름 속을 떠다니는 것 같네요.





내려 올 땐, 사천왕문 쪽 말고 사찰 옆에 숨겨 놓은 것같은 철당간 쪽으로 갑니다. 이정표나 안내판이 없어 여기에 그것이 있다는 걸 모르면 찾아갈 수 없어요.






우리나라에는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철당간은 딱 3개가 남아 있는데, 청주 용두사, 안성 칠장사, 그리고 공주 갑사에 하나 있습니다. 갑사 철당간은 통일신라 시대에 만들어졌습니다.






지름 50cm의 철통 24개를 세로로 곧게 이은 당간의 높이는 15미터에 이릅니다. 3미터 높이의 지주는 보통 하부를 두껍게 상부를 얇게 만드는데, 사각형으로 상하부 큰 차이가 없어 둔중해 보이네요.






세 곳 중 다른 두 사찰과는 다르게 철당간의 두께가 두꺼워 둔탁하지만 웅장해 보입니다. 높이 오른 철통은 원래 28개였지만 1893년(고종 30) 7월에 벼락을 맞아 네 개가 소실되고 현재 24개만 남아있어요. 한간에는 일제강점기에 무기 만드려고 징발되었다 일본의 패망으로 다시 돌아왔다는 설도 있습니다.






일주문으로 들어오면 갑사로 올라가는 길이 있고, 숲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오는데 '철탑상회'란 이정표를 보고 들어가야 철당간을 만날 수 있어요. 사찰 어디를 봐도 저기에 철당간이 있다는 표지판이 없습니다.






졸졸 흐르는 개울을 지나...






물 냄새에서도 봄이 오나 봄~






민가가 몇 채 있는 철탑상회 앞 언덕에 보면 철당간이 보여요. 어느 게 철당간이게??? ㅎㅎㅎ






그리고 곧 다가오는 4월에는 갑사 황매화 축제도 있습니다. 일주문을 지나 갑사로 올라가는 길에 지금은 잡초처럼 보이는 얇은 나뭇가지들이 보이는데 전부 황매화가 노~랗게 핀답니다.



✔ 찾아가는 길


이미지 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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