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잔 밑에 이연복이 있었다. 수제자의 집 '브로한(BroHan)' | 오산맛집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등잔 밑이 어둡습니다. 아니, 연남동은 멀어 가볼 엄두가 안 났건만 이연복의 그림자가 경기도 오산에도 있어요. 얼마 전까지 이 동네 아파트에서 살았고 지금도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데, 우리 동네에 이연복의 수제자가 운영하는 중식당 브로한(BroHan)이 있다는 걸 지금에야 알았습니다. 멀디 먼 강원도, 경상도, 심지어 제주도까지 먹기 위해 찾아가는 마당에, 정작 동네 정보가 이렇게 허접해서야 으짜쓰까...


브로한 바로 옆은 일본 가정식 음식을 파는 곳이고 또 조금 아래엔 피자 맛있는 데가 있어 종종 찾던 곳인데... 왜 나만 여기를 몰랐을까....






영업시간은 매일 11:30 - 21:00까지지만, 이날은 재료 준비중이라면서 잠시 문을 닫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문 열자마자 입장 했더니만 손님이 우리밖에 없어요.






이연복 쉐프는 50년 가까운 요리사 생활에서 자신이 쓰던 칼을 하사한 제자가 딱 두명이 있는데, 브로한은 그중에 한 분이 운영하는 식당입니다. 사진을 보니 예전에 중식요리사들이 요리 대결을 펼치던 <강호대결 중화대반점>이란 프로그램에도 함께 출연했었나 보네요.





메뉴판에서 이연복 쉐프가 방송에서 보여주던 것들이 종종 보이네요. 멘보샤도 보이고, 크림새우도 보이고... 이럴 땐 일행이 좀 많은 게 좋은데, 딸랑 둘이다 보니 두 개 밖에 못 먹는데... 뭘 시킬까. 저는 탄탄면과 마파두부덮밥을 하나씩 주문했어요. 가격은 각 8천원.






저분이 연복 쉐프의 수제자 두 명 중 한분입니다. 인물이 디게 잘 생겼어요. ㅎㅎㅎ






시큼한 단무지가 음식 빨리 나오라고 재촉합니다.






먼저 나온 건 마파두부덮밥.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살짝 매콤한 향기가 나는게 집나간 입맛이 훅~ 돌아옵니다.





중국에서 마파두부밥을 먹어 보면 한국과 조금 다르게 매콤하지만 전체적인 맛이 약간 슴슴한 게 있어요. 브로한도 딱 그렇습니다. 생각보다는 살짝 맵고 부드러운 소스와 두부 사이에서 돼지고기가 쫄깃하게 씹히는데 진짜 맛있어요.






마파두부 치고는 약간 덜 매운 맛이긴 한데, 아이들이 먹기엔 조금 매울 거예요. 어지간한 사람들에겐 모두 다 맛있을 메뉴입니다. 추천!






이건 마파두부덮밥에 딸려 나온 짬뽕 국물. 이 국물 맛으로 미루어보아 여기 짬뽕도 아마 맛있을 거예요. 조개와 미더덕 같은 해산물에서 진하게 우린 국물에 게짬뽕 같은 달큼 시원한 맛도 나더라고요. 역시 식당은 3명 이상이 가서 여러 개를 맛봐야 해요!






이건 탄탄면. 오래 전에 홍콩에서 탄탄면을 처음 먹었었는데, 그때의 놀라운 맛을 잊을 수가 없어요. 주황색 국물에서 뭔가 특별한 맛이 날 거 같은 느낌 팍팍~






브로한의 탄탄면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췄어요. 돼지뼈나 닭뼈 같은 걸 우려낸 진득한 국물에 땅콩을 넣은 굉장히 고소하면서 살짝 매콤한 면요리예요. 첫 맛에 고소한 땅콩 맛이 훅~ 올라옵니다. 굿~






일반 짬뽕 면보다는 굵고 우동면 보다는 얇은, 젓가락질이 용이한 두께가 딱 좋네요.






탄탄면은 원래 사천요리라 고추기름의 매콤한 맛이 많이 나는데, 이곳은 고추기름 대신 청양고추를 이용해서 매콤한 맛을 냈어요. 그래서 뭐랄까 강렬히 맵거나 얼얼하지 않고, 계속 땡기는 시원한 매운맛이랄까요? 탄탄면은 한국인에겐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음식인데, 브로한은 한국인에겐 이게 딱 맞춘 음식입니다. 아삭아삭한 식감과 짭쪼름한 맛을 위해 자차이(짜사이)를 고명으로 올린 것도 훌륭합니다.


이연복 쉐프 만나러 연남동 못간다면 오산 세교에 있는 브로한으로 가보세요. 맛이 괜츈합니다. ^^* (내 돈 내고 사먹었어요.)



✔ 찾아가는 길



이미지 맵

언젠간날고말거야

언젠간날고말거야™의 여행블로그. 국내여행기, 해외여행기, 영화리뷰 등을 다룹니다.

    ✔ '국내여행/수도권' 카테고리의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