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불상과 천 개의 탑이 있는 '천불천탑 운주사' | 화순 가볼만한 곳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 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상으로 나를 떠미는 것

전라남도 화순군에는 운주사란 아주 독특한 사찰이 하나 있어요. 일주문을 제외하곤 천왕문도 없고 사천왕상도 없고, 울타리도 문도 없는, 일반적인 절집의 형식 같은 건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오직 경내에는 수 많은 탑과 돌부처로 가득 채웠어요. 한때는 천개의 불상과 탑이 있다고 해서 '천불천탑'이라고 부르기도 했었는데, 16세기 『동국여지승람』에서는 불상과 탑이 각각 1천 개가 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현재는 석탑 21기, 석불 93여구만 남아 있어요.

오랜 세월 많은 전쟁과 난리통에 관리가 소홀한 틈을 타고 불상과 탑을 헐어다가 묘지 상석으로, 집 주춧돌로, 또는 축대를  쌓거나 통째로 옮겨 다른 곳에 두기도 했었다고 해요.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내려가 볼까요~



일주문은 운주사의 유일한 문입니다. 이 마저도 최근에 '여기 절이 있다'는 의미로 만들었을 겁니다.






경내로 조금 들어가 볼까요.






가는 길에 만난 새끼 새. 아직 날지 못하고 꼬물거리던데 집에서 떨어졌나 봐요. 얘 어떡해....






암튼, 경내로 가는 길 가에도 많은 불상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최근에 만든 것도 고려시대 때 만든 것도 섞여 있습니다.





제일 먼저 만나는 큰 탑은 구층석탑(보물 제796호). 보통의 탑은 기울어지지 않도록 기초공사인 '기단'을 놓고 그 위로 탑을 쌓는데, 이 동네는 바닥이 온통 돌산이라 기단을 만들지 않고 바로 탑을 쌓아 올렸네요. 이 중앙 길을 중심으로 좌우 산 아래와 산 위, 골짜기 등지에 불탑과 돌부처가 산개해 있어요.






구층석탑을 바라보며 기도를 올리는 것같은 돌부처 가족들.






다음 탑은 칠층석탑. 여기는 상자 모양으로 기단을 만들고 그 위로 올렸네요. 고려시대 탑입니다.





이 칠층석탑도 굉장히 독특해요. 기단 위에 좌대를 만들고 그 위에 탑신을 올렸는데, X자 모양과 마름모꼴 형태로 장식을 했어요. 국내에 있는 석탑 중에서는 유래가 없는 굉장히 독특한 양식입니다. 마찬가지로 고려시대 작품.






운주사에는 불상에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굉장히 신선한 작품들이 많습니다. 제일 왼쪽에 있는 돌부처는 등 뒤로 사다리꼴 모양의 광배가 있어요.






이분들도 탑을 보고 기도를 하고 있어요. 이런 모습이 너무 많아 다 보여드릴 수가 없네요. 나머지는 직접 가서 보세요 ^^*






탑들이 아주 줄을 섰어요. 이 칠층석탑은 방형 지대석으로 기단을 대신한 게 독특하네요.






칠층 석탑 뒤편에 있는 건물처럼 보이는 곳에는 두 불상이 등을 맞대고 양쪽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뒤편에도 똑같은 모양으로 불상이 한 구가 들어앉아 있습니다. 이름은 석불감쌍배불좌상(보물 제797호). 돌집 안에 석불 두 기가 들어 있다니... 신선하네요.





이 원형다층석탑(보물 제798호)은 난생 처음 보는 동그란 옥개석을 올렸어요. 도넛탑, 호떡탑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어요.






대웅전 앞에도 탑이 하나 있고...






대웅전 뒤편으로도 매우 독특한 모양을 한 탑이 있어요. 발형다층석탑. 마치 주판알처럼 생긴 돌을 올렸는데, 우리나라에선 유래가 없는 독특한 석탑입니다.





대웅전 뒤편의 바위 산은 일명 '공사바위'라 부르는 너른 곳이 나옵니다. 말 그대로 그 옛날 천불천탑 공사할 때 총 감독이 앉아 내려다보며 지휘하던 곳이라고 이름 붙었어요. 바위 아래로 부부 불상도 있고, 그 앞에는 다섯 개의 구멍이 뚫린 불두가 덩그러니 놓여 있네요.






공사바위 아래 암벽에는 자세히 보면 마애불이 하나 양각 되어 있어요. 운주사 마애여래좌상. 운주사에는 천개의 불상이 있다고 하지만, 바위에 새긴 마애불은 유일합니다. 아마 천불천탑 공사가 잘 되길 바라는 염원을 담지 않았을까...






탑과 불상은 몹시 화려하지만 정작 경내는 소박합니다.






하지만 제가 찾고 있는 오늘의 주인공은 보이지 않아서 절집 입구에 있는 계단으로 올라가 봅니다.





등에 땀이 조금 나올 정도로 걸어 오르니, 그 꼭대기에 오층석탑과 칠층석탑이 하나씩 서있네요. 관세음보살~






너른 바위라 기단없이 과감하게 바로 탑신을 쌓아 올렸어요. 무늬가 참 독특하네요.






가는 길 구석구석 돌부처들이 기도하고 있어요. 운주사의 돌부처는 하나하나의 예술적 가치가 높다기 보다는 많은 불상들이 동일한 패턴으로 곳곳에 놓여 있는 역동적인 리듬감 같은 게 있습니다.






언덕 꼭대기에는 제가 찾던 거대한 와불 2구가 누워있습니다. 길이가 자그마치 12.7미터.






여기엔 전설이 하나 있어요. 도선국사가 처음 운주사를 지을 때, 와불을 일으켜 세우려고 했지만 새벽 닭이 울어 작업을 그만둬서 지금까지 누워있답니다. 훗날, 누군가가 이 와불을 일으켜 세우는 순간 세상이 바뀐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이마에 땀이 삐질 등에도 땀이 쪼금 흐르지만, 운주사는 경내 말고 주변 언덕을 한바퀴 돌아보세요. 죽을 때까지 많은 사찰을 다니더라도 여기서 본 불상과 탑의 수보다 적을 겁니다. 정말 독특하고 아름답고 경이로와요. 화순 여행 가셨다면 운주사 기필코 돌아보세요.



✔ 찾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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