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모두 돌아 보고서(報告書)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유네스코 세계유산에는 문화유산, 자연유산, 그리고 복합유산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총 14곳이 등재되어 있어요. 문화유산으로는 석굴암과 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창덕궁, 수원 화성, 경주역사유적지구,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조선왕릉, 하회와 양동마을, 남한산성, 백제역사유적지구,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 한국의 서원 이렇게 13개가 있고요. 자연유산으로는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1개가 있습니다.


여행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이 모든 곳을 다 가봐야겠다고 다짐했는데 고인돌 유적지를 마지막으로 이제야 미션이 끝났습니다. 개수로는 14곳이지만 여러 도시가 한번에 묶인 것도 있어서 대략 20~30개가 넘는 도시를 돌아본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의 어느 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는지 내려가 볼까요~



1. 석굴암과 불국사 (경상북도 경주시 소재)



석굴암은 신라시대 때 완성된 석불사였습니다. 인공으로 석굴을 파고 그 내부에 본존불을 축조했는데, 세계에 유래가 없는 매우 독창적인 건축기법입니다. 신라시대 전체를 두고서도 가장 걸작이로 부릅니다. 내부 사진 촬영을 할 수 없어 바깥 사진으로 대체 할게요.





불국사도 마찬가지로 신라시대의 사찰입니다. 토함산 서쪽 중턱의 경사진 곳에 자리했는데, 신라인이 바라던 불교 국가의 이상을 지상에서 실현했다고 할까요. 이 또한 불교가 번성했던 아시아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건축미를 자랑합니다.





2. 해인사 장경판전 (경상남도 합천군 소재)



해인사 팔만대장경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데, 사실 대장경판을 보관하는 건축물인 '장경판전' 또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어요. 불전 뒤 언덕 위에 양지바른 곳에 지어진 15세기 건축물인데요. 창건 당시의 모습을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위대한 팔만대장경이 지금 우리에게 내려오는 이유는 바로 나무가 썩지 않도록 자연환경을 과학적으로 활용해 지은 장경판전 건축물 때문입니다.




3. 종묘 (서울시 소재)



종묘는 조선왕조 역대 왕과 왕비 및 추존된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신 유교 사당입니다. 유교국가를 지향했던 조선을 건국할 때, 이성계가  가장 먼저 지은 건물이 바로 종묘였습니다.





종묘는 16세기 이래로 원형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데요. 세계적으로 독특한 건축양식을 지닌 제사공간입니다. 매년 의례와 음악과 무용이 조화된 전통의식과 행사가 이어지고 있어요.





4. 창덕궁 (서울시 소재)



창덕궁은 태종 때 건립된 조선왕조의 왕궁입니다. 역대 왕들이 가장 좋아하셨는데, 무려 13분의 임금께서 정무를 보셨고, 임진왜란으로 불타고 다시 재건하면서 마지막 임금인 순종까지 이곳에서 업무를 보셨습니다.





창덕궁의 문화유산적 가치는 동아시아 궁전 건축사에 있어서 비정형적인 조형미를 가진 대표적인 궁궐이라서 그렇습니다. 인위적인 구조를 따르지 않고 주변 지형과 조화를 이루면서 자연스럽게 건축된 가장 한국적인 궁궐이라고 할까요.





5. 수원 화성 (경기도 수원시 소재)



조선 후기 정조 대왕 때 만들어진 둘레 6km의 수원 화성은 동양의 웅장함과 서양의 화려함, 실용성을 모두 갖춘, 동양의 성곽 중에서도 수작입니다. 정조대왕의 아버지에 대한 효심과 백성을 위한 애민정신이 고루 녹아 있어요.





축성 후 「화성성역의궤」를 발간해 축성 계획, 제도, 법식 뿐만 아니라 동원된 인력, 임금, 물자의 가격, 재료의 출처 등도 상세히 기록되어 있어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습니다.





6. 경주역사유적지구 (경상북도 경주시 소재)



경주시는 도시 전체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신라 천년의 수도로서 불교유적, 왕경유적 등이 지금도 잘 보존되어 있는데, 이미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일본의 교토나 나라와 비교해도 유적의 밀집도, 다양성은 훨신 더 뛰어납니다. 사진은 동궁과 월지 야경입니다.





도시 어디를 둘러봐도 온통 신라 천년의 유적지가 넘쳐나는데, 총 52개의 지정문화재가 세계유산 지역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7. 고창·화순·강화 고인돌유적 (전라북도 고창, 전라남도 화순, 경기도 인천시 강화군 소재)



우리나라는 실로 고인돌 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고인돌이 많습니다. 전세계의 40% 정도가 우리나라와 북한에 산재되어 있어요. 고창에는 447기, 화순에는 596기, 강화에는 160여기가 분포되어 있습니다.





2,000년~3,000년 청동기시대의 빈약한 도구로 거대한 돌을 올려 만든 고인돌은 누군가의 무덤인데, 선사시대의 문화가 집약되어 있다고 할까요. 당시의 기술과 사회현상을 생생하게 증명하고 있습니다.





8.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선 최초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등재된 곳은 한라산, 성산일출봉, 거문오름, 여러 용암동굴 등이 있는데요. 제주도 전체 면적의 10% 정도가 등재되어 있어요. 사진은 만장굴.





제주도는 수많은 오름과 세계적인 규모의 용암동굴, 다양한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어요. 지구의 화산 생성과정 연구와 생태계 연구의 학술적 가치는 전세계에서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사진은 지미봉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





9. 조선왕릉 (서울에서 40km 이내에 산재)



조선은 역시 유교국가였습니다. 조상을 모시는데 최선을 다하죠. 조선 총 27대 왕과 왕비 및 추존된 왕과 왕비의 무덤은 지금까지 잘 보존되고 있습니다. 전체 42기 가운데 북한에 있는 2기를 제외하고 남한의 40기가 모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습니다. 사진은 세종과 비 소헌왕후가 합장되어 있는 영릉.






우리나라의 왕릉은 다른 유교 문화권의 왕릉보다 자연친화적인 독특한 장묘 문화를 보여줍니다. 하나의 왕조로 무려 500년이나 이어져 온 조선의 시상, 예술 등이 압축적으로 표현되어 있고, 건축물, 능 주변의 석물 등이 가지는 예술적 가치 또한 몹시 뛰어납니다.





10. 한국의 역사마을 : 하회와 양동 (하회는 경상북도 안동시, 양동은 경상북도 경주시)



안동 하회마을은 마을을 구성하는 주택, 서원, 정자 등 전통 건축물이 조화롭게 한자리에 모여 있습니다. 마을 공간의 배치가 당시 유교 양반문화를 잘 보여주고 있어요.





경주 양동마을은 한국의 대표적인 씨족마을이면서 양반마을입니다. 철저하게 배산임수의 형태를 띄고, 높은 곳엔 양반집, 그리고 양반집을 둘러싼 초가집의 구성 또한 당시 양반문화를 대표합니다.





11. 남한산성 (경기도 광주시 소재)



남한산성은 서울에서 대략 24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경기도 광주시, 성남시, 하남시에 걸쳐 있어요. 삼국시대 때부터 삼국의 패권을 결정짓는 중요한 거점이었습니다. 조선시대에도 외침 방어의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인조가 청나라에 항복하기 전까지 결사항전을 벌이기도 했었죠.





지형을 적극 활용한 축성술과 성 내부에 계곡이 있는 산성입니다. 보통 계곡을 포함했다고 '포곡식(包谷式) 산성'이라 부릅니다. 계곡과 주변의 산세와 지형을 활용해 성벽을 둘렀기 때문에 성 내부에 수자원이 풍부하고 공간이 넓어 오랜 전쟁에도 버틸 수가 있습니다.





12. 백제역사유적지구 (충청남도 공주시ㆍ부여군, 전라북도 익산시 소재)



백제역사유적지구는 우리나라 중서부의 산지에 위치한 공주시, 부여군, 익산시, 이렇게 세 곳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기원전 18년에 건국되어 660년에 멸망하기까지 700년의 고대 백제 후기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도시입니다. 사진은 공주 공산성.





특히 부여에는 백제의 역사를 한눈에 알아보는 백제역사문화관, 궁궐인 사비성, 사찰 능사, 백제의 가옥을 재현한 생화문화마을, 첫 도읍 위례성, 능산리고분군을 표현한 고분공원 등 국내 백제 전문 테마파크도 있습니다. 사진은 부여 사비성 오층목탑.





13. 산사, 한국의 산지 승원 (경남 양산시 통도사, 경북 영주시 부석사, 경북 안동시 봉정사, 충북 보은군 법주사, 충남 공주시 마곡사, 전남 순천시 선암사, 전남 해남군 대흥사)



전국의 사찰 7곳 또한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통도사, 부석사, 봉정사, 법주사, 마곡사, 선암사, 대흥사. 저는 10년이 넘는 기간에 걸쳐 모두 가봤는데요. 우리나라는 7세기부터 9세기까지 중국 대승불교의 다양한 종파를 받아들임으로써 전국에 수많은 사찰이 생겼습니다. (사진은 보은군 법주사 팔상전)






그러나 14세기 이후 조선왕조에 들어서면서 불교 억압 정책으로 인해 도시에 있는 사찰은 대부분 철거되었고,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7곳을 포함한 사찰들은 산속에서 지금까지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공주 마곡사.





14. 한국의 서원 9곳(소수서원, 도산서원, 병산서원, 옥산서원, 도동서원, 남계서원, 무성서원, 필암서원, 돈암서원)


사진 왼쪽은 남계서원, 오른쪽은 소수서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서원은 모두 9곳입니다. 영주 소수서원,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경주 옥산서원, 대구 도동서원, 함양 남계서원, 정읍 무성서원, 장성 필암서원, 논산 돈암서원입니다. 모두 다 돌아봤지만 여행 사진을 찍지 않을 때 다녀온 곳이 몇 개 되어 사진은 네 곳 밖에 없네요.





사진 왼쪽은 도산서원, 오른쪽은 옥산서원


서원은 16, 17세기 지방의 사립학교로 조선 시대 핵심 이념인 성리학을 교육하는 학교였어요. 세계유산 위원회는 한국에서의 성리학은 역사 변화 과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인정된다고 봤습니다.




세계유산에 등재되려면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있어야 하고, 유산의 진정성, 그리고 정부의 보호 및 관리체계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훌륭한 세계유산이 14곳이나 있으니, 여행의 목표를 한국의 세계유산 돌아보기, 또는 한국의 조선 왕릉 모두 돌아보기 등으로 세워보는 건 어떨까요?


※ 글 최종수정 : 2019년 7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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