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 한마디 없는 주인공 윤계상의 연기는 볼만했다. 영화 '풍산개'

여행, 익숙함과 편리함을 버리고 짊어질 수 있을만큼만 소유하고 미지의 세계로 나를 떠미는 것.

오늘 이야기 할 영화는 한국영화 '풍산개'입니다. 최근 영화리뷰가 조금 밀려있는 관계로 조금 빈번하게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영화 <풍산개>는 김기덕 감독이 당시 3년의 공백을 깨고 직접 각본을 집필해서 영화계에서 이슈가 되었던 작품인데요, 영화 <아름답다>의 감독을 맡으셨던 '전재홍'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어떤 영화인지 파헤쳐 봅시다.

 

 

 

 

 

예고편

 

 

 

 

 

 

▒  초간단 줄거리

 

경비병의 눈을 피해 요리조리 피하며 휴전선을 3시간만에 서울에서 평양까지 또는 그 반대로도 배달해 내는 정체불명의 사나이 윤계상이 있습니다. 이렇게 남과 북을 넘나들며 택배(?)질을 하던 사내는 남한의 국가정보원에 들통 나고 할 수 없이 국정원의 어려운 부탁을 들어줘야만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다름 아닌 탈북하여 한국에 거주하는 북한 고위간부의 애인 인옥(김규리)를 평양에서 서울로 데려 오는 것. 그렇게 인옥과 사내는 목숨을 걸고 휴전선을 넘게 되는데, 이 둘은 휴전선을 넘으며 사랑의 감정이 싹틉니다. 영화에서 사랑은 언제나 약점으로 작용하는 법이죠! 사내는 이들의 사랑을 눈치챈 남한의 국가정보원과 망명한 북한 고위간부를 처단하기 위해 남파된 간첩단에게 사랑을 볼모로 양쪽으로 이용을 당하게 됩니다. 이들의 사랑은 이루어 질수 있을까요?

 

 

 

 

 

 

 

▒  대사 한마디 없는 주인공 '배달부' 윤계상

 

이 영화는 개봉 초기에 주인공의 대사가 한마디도 없이 표정 연기만으로 영화를 이끌어가서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그는 철거촌의 외딴 곳에서 몰래 숨어살면서 임진각의 고향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소망쪽지를 유심히 살펴 보고 북에 두고온 가족을 그리워하며 안부만이라도 알고 싶고 또 전하고 싶은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소망을 이뤄 주기 위해서 배달부는 말 없이 평양으로 서울로 향합니다. 돌부처 같이 무뚝뚝한 배달부도 그가 사랑한 인옥의 위험에는 마치 짐승과도 같은 절규를 부르짓는데요, 그 상황에서도 그는 말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윤계상은 표정과 눈빛 만으로도 관객들에게 충분히 납득을 시키는 좋은 연기를 보여 주었습니다.

 

 

 

 

 

 

▒  아리송한 영화

 

이 영화는 참 아리송한 영화였어요. 초반에는 휴먼드라마 같기도 하다가 중간 액션물을 넘나들다가 결국은 멜로드라마로 전환해버렸습니다. '분단'이란 독특한 소재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곳은 전세계에서 우리나라 밖에 없죠. 가슴 아픈 역사지만 영화의 소재로 활용되기엔 이 보다 더 좋은 소재가 어딨을까 싶은데요, 그런데 김기덕 감독은 시나리오를 짜면서 어디에 촛점을 마췄는지 참 아리송했습니다. 분단된 이 나라의 아픔을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인지, 역경을 딛고 사랑을 쟁취하려는 배달부와 인옥의 절절한 사랑을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인지, 남과 북 우리 모두를 이 꼬락서니로 만들어 놓으신 북한 정권과 꼴통들이 득실거리는 이 나라 대한민국을 비난하고 싶은 것인지, 이런 각각 꼴통들의 나라에서 교육받고 세뇌되어 비겁하고 겁많은 국민들을 나무라고 싶은 것인지 저는 잘 모르겠네요.ㅡ,.ㅡ

 

 

 

 

 

 

▒  호흡과 강약의 배분이 아쉽다.

 

저예산 영화의 한계일까요? 아이디어가 정말 없는 걸까요? 영화는 초반부터 힘을 주기 시작하더니만 중반 이후 부터는 힘이 빠져버렸습니다. 국정원 직원들은 탈북 여성접대부와 술을 마시고 남파 간첩단은 한국 여성들과 술을 마시지는 것을 필두로 해서 마지막 좁은 공간에 국정원 직원과 남파 공작원을 몰아 넣고 벌이는 웃지 못할 대치 상황들은 너무 적나라하고 직설적으로 표현한 것은 아닌지 헛 웃음이 나옵니다. 이런 작위적인 방법 말고 좀 더 밀도 있고 치밀하게 다른 방법으로 작금의 국가적인 사태를 표현하지 못했나 정말 아쉬운 부분입니다. 영화 속에서 강약의 조절없이 지치고 뒤죽박죽된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보는 나도 지칩니다. 처음 시작된 아이디어로만 끝까지 밀어부치기엔 역부족이였을까요? 여기까지가 저예산 영화의 한계일까요?

 

120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액션, 멜로, 스릴러, 코미디 등의 장르를 빼곡하게 채워넣음으로써 엔터테인먼트로서의 본분을 다하고자 노력은 하였지만 하나의 강력한 설정에서 파생되는 변주들이 지나치게 오래 반복되는 탓에 그만큼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지 못했습니다. 호흡의 강약 배분과 아이디어가 조금은 아쉬운 영화였습니다.

 


풍산개 (2011)

Poongsan 
7.7
감독
전재홍
출연
윤계상, 김규리, 김종수, 한기중, 최무성
정보
드라마 | 한국 | 121 분 | 2011-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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